•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신간 소개] 『한 걸음 뒤의 세상』 외
        2024년 04월 22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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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걸음 뒤의 세상> –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우치다 타츠루,홋타 신고로,사이토 고헤이 외(지은이),박우현 (옮긴이) / 이숲

    일본 사회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철학·사상가 우치다 타츠루가 다시 한번 파문을 일으켰다. 이 책은 우치다 타츠루를 비롯해 일본 사회의 지성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며 함께 쓴 앤솔러지 기획으로 완성됐다. 『한 걸음 뒤의 세상』은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후퇴론’ 또는 ‘후퇴학’을 다룬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 책에서 국력이 쇠퇴하고 보유한 국민자원이 감소하는 지금이야말로 ‘후퇴’는 긴급한 의제라고 소리 높인다. 하지만 후퇴라고 해서 철수나 도망을 말하는 건 아니다. 우치다가 말하는 후퇴는, 국력이 쇠퇴하는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해 연착륙하자는 의미로 위기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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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센트 %> – 통계로 읽는 한국 사회, 숫자가 담지 못하는 삶

    안지현 (지은이) / 이데아

    한국 사회에서 통계를 마주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OECD 평균 몇 %”, “통계청 발표 몇 %”, “OO정당 지지율 몇 %” 등 통계, 즉 ‘퍼센트’가 끊임없이 발표되고 있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퍼센트는 현실을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하지만, 한편으로 금방 휘발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차고 넘치는 퍼센트 중 책은 40개의 주제를 선별하고, 그 통계를 기록했다. 어떤 것은 묵직하고 거시적인 주제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미시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각각의 퍼센트 수치는 시간이 흐르면 바뀌어있을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 안지현은 “책이 담고 있는 40개의 주제와 통계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기를, 그리고 퍼센트와 숫자가 채 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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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보 선생님, 고려시대는 살 만했습니까>

    강민경 (지은이) / 푸른역사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을까?’ 옛날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 역사 삼매경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음직한 의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 콘텐츠, 예컨대 사극이나 역사서, 박물관의 전시에서 당대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생각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널리 알려진 인물이나 굵직굵직한 사건이나 휘황찬란한 문화유산 위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다. 800여 년 전 고려라는 왕조를 살면서 자신의 진솔한 심정을 담은 방대한 기록,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남겨서다. 《동국이상국집》에는 권력자의 뜻이나 특정 필요에 따라 지은 글도 있지만, 이규보가 살면서 붓 가는 대로 자신의 처지와 생각을 풀어 놓은 시와 글이 더 많다. 찬찬히 읽어보면 무신정변 후 무인들이 정권을 잡고 호가호위하던 고려의 혼란을 온몸으로 겪어낸 지식인의 모습이 생생하다. 누구에게는 아부꾼으로, 누구에게는 대문호로 평가받는 이규보가 그리는 고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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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은이),이나경 (옮긴이) / 하빌리스

    전 세계 38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500만 부 이상 팔린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미번역 작품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이 드디어 출간된다. ‘공룡’이라는 말이 생겨나기 무려 30년도 더 전에 최초의 어룡 화석을 발견하고,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화석 수집가이자 고생물학자인 메리 애닝의 삶을 찬란하게 재조명한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에는 원서에 없는 네 점의 화석 삽화가 실려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와 저작권사의 허가를 받아 한국어판에 특별히 수록한 것으로, 작품 안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화석들을 클래식한 펜화 스타일로 작업해 그려 넣었다.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종의 진화라는 개념이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 시대에, 이 아이디어들이 아직 제대로 형태를 갖추기 전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 낼뿐만 아니라 그 시도가 얼마나 도전적이었는지를 보여 준다.

    케이트 윈즐릿, 시어셔 로넌의 열연으로 호평받은 영화 <암모나이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공식 초청작인 뮤지컬 <메리 애닝>의 뒤를 이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에 의해 탄생한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위대한 삶과 그 가슴 벅찬 이야기를 지금 바로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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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명청시대 과거 제도와 능력주의 사회>

    벤저민 엘먼 (지은이),김효민 (옮긴이) / 소명출판

    저자 벤저민 엘먼은 중국 전통시기, 특히 명청시대 중국의 사상사 및 문화사, 교육사, 과학사 전문가로, 수많은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룬 서구의 대표적인 중국 역사학자로 손꼽힌다. 특히 과거 제도에 있어서는 당대 서구 최고의 석학이다.

    이치사다의 저작이 과거 제도, 특히 청대의 제도사적 측면에 초점을 둔 것이고 허빙디와 장중리의 저작이 사회사적 접근이었다면, 신문화사적 경향의 엘먼의 저작은 과거 제도를 그것을 둘러싼 제반 측면을 아우르는 하나의 장이자 명청시대 문화의 중추적 구조물로 규명하는 문화사로서 차별성을 지닌다.

    다학제적인 폭넓은 통찰을 녹여낸 그의 저작은 1천 종 이상의 광범위한 1차자료에 대한 면밀한 연구의 산물로, 중국학자들조차 놀라워할 만큼 학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방대한 전문학술서인 저자의 『명청시대 과거문화사』를 축약, 개정한 학술적 성격의 전문교양서이다. 또 그 내용상 과거 제도라는 프리즘을 통해 재구성한 ‘명청시대 사회문화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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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와 동아시아 인식> – 일본 식민지 시기 만주문학

    이해영,류샤오리,이복실 (지은이) / 소명출판

    일본 식민지 시기 ‘만주국’의 각 민족 간의 상호 관계와 인식을 ‘타자’의 관점에서 조명하며, ‘만주국’의 건국 이념인 ‘민족협화’의 실상과 동아시아에 대한 각 민족의 인식을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의 타자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피식민 민족들 간의 위계질서와 서로를 타자로 바라보는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만주국’ 각 민족 작가들의 문학 활동과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동아시아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식민 문화 권력에 대한 다양한 대응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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