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위엄, <경향신문>마저 비판 칼럼 거부

* 이 글은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경향신문>에 기명으로 쓰는 정기 칼럼의 내용이다. <경향신문>은 김 교수의 글에서 '거대 광고주'인 삼성을 강하게 비판한 사실이 부담된다면서 이를 게재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자신의 칼럼을 <레디앙>에 보내오면서, 칼럼이 게재되지 못한 사태에 대한 자신의 소회도 함께 밝혀왔다. <편집자 주>

 편집자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대 철학과에 재직하고 있는 김상봉입니다. 저는 지난해 말부터 <경향신문>에 3주에 한 번씩 수요일마다 기명칼럼을 써왔습니다. 오늘 제 글이 실릴 차례인데 불행하게도 글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에서는 제가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소개하면서 삼성 및 이건희 전 회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신문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면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는 물론 거절했으나, 신문사는 끝내 저의 칼럼 지면을 다른 분의 글로 채웠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해 <경향신문>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재 이 땅의 진보언론들이 처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 신문사 내부의 잘못이 아니라 언론 소비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에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 비난 말고 더 열심히 도와줘야

그러므로 이번 일을 두고 <경향신문>을 비난하기보다는 도리어 진정한 독립언론의 길을 걷도록 더 열심히 돕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서 결코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독재정부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해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한 주체는 국가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결실로 국가권력에 대한 시민적 권리는 큰 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재권력이 물러간 자리를 지금은 자본권력이 대신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시민적 자유와 주체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일간지에 광고할 수 있는 지면을 얻지 못하고, 외부칼럼으로 기고한 저의 원고가 신문사 자체 검열에서 끝내 게재를 거부당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권력이 되었다는 것을 웅변해줍니다.

70년대 유신헌법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개정이나 폐지를 청원하는 것도, 더 나아가 그런 움직임을 보도하는 것조차 금지했던 긴급조치 9호 시절처럼,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신문에서조차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본이라는 새로운 독재자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의 정의로운 기초를 뒤흔드는 시대에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애써 역사의 종을 울려야 할 것입니다. 종이신문에서 실리지 못한 저의 글을 혹시 실어주실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쭈면서 이번 일이 이 땅에서 삼성의 독재를 끝내는 대장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래는 '거부된 칼럼'의 전문입니다)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새 책 『삼성을 생각한다』 를 읽고 나면 우리는 삼성이란 재벌이 어느덧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 암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삼성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코미디의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들도 꽤 많다.

김상봉 전남대 교수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은 일단 회의가 시작되면 아무리 길어져도 화장실을 가는 법이 없다 한다. 놀랍다면 놀라운 일인데 끔찍한 일은 따로 있다. 주인이 화장실을 가지 않으니 회의에 참석한 머슴들도 화장실을 못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녁에 회의가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물 비슷하게 생긴 것은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 한다.

이 책에 엽기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건희는 유명 예술인들을 집에 불러 연주를 청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가 부르면 대중가수든 고전음악을 하는 사람이든 달려오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한다.

엽기와 코미디

그런데 유독 나훈아씨만은 그렇게 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는 대중가수이니 오직 대중들 앞에서만 노래한다는 것이 이 존경스런 가수의 신념이라 한다.

이 재미있는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비하면 대다수 언론의 침묵은 기이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출판사에서는 몇몇 신문에 광고를 내려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돈 주고 광고 내겠다는데도 선뜻 받아주는 신문사가 없어 지금까지 이 책은 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일종의 금지도서 아닌 금지도서가 된 셈이다.

70~80년대에는 금지도서가 많았다. 체제에 비판적인 책들은 어지간하면 금서로 분류되어 책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렇게 밟고 눌러도 땅거죽을 뚫고 솟아 오르는 겨울 보리싹처럼 많은 금서들이 수십만권씩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차이 또한 분명하다. 그 시절에는 국가가 비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금서 같은 것을 지정하는 억압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삼성이 우리의 입과 귀를 막는 그런 권력이 된 것이다.

그렇게 말과 생각을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의 말기적 징후이다. 삼성이 한국 최고의 경제 권력으로 군림하면서 뇌물로 국가기구를 매수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광고로 언론을 길들이고 나면, 이제 그 절대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내부로는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을 막고 외부로는 삼성을 비판하는 개인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일만 남는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증언하듯이 삼성은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에 국가기구와 주요 언론을 장악하는 과제를 완료했다. 삼성의 남은 과제는 김용철씨처럼 어디서 출현할지 알 수 없는 비판자들이 나타나지 않게 막는 것이다.

짝퉁 루이 16세의 교시 "국민이 정직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도 삼성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유신독재 시절처럼 모든 개개인의 말과 생각을 전면적으로 검열하고 통제해야 한다. 마치 미국에서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것이 금기시되듯, 한국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이 대중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도록 만드는 것이야 말로 삼성이 이건희의 왕국에서 그 아들 이재용의 왕국으로 순조롭게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포석인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금서 아닌 금서가 된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알고 보면 삼성그룹 전체에서 이건희가 소유한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는데, 그는 자기 머슴들의 배설을 억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 모두의 입과 귀를 가리려 한다. 그러면서 이 짝퉁 루이16세 폐하께서는 황송하옵게도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한다’는 교시까지 내리셨다 한다.

선거날이 가까워올수록 사람들은 이명박 심판에 열을 올리겠지만, 그 일은 박근혜 전대표가 누구보다 차분히 잘 해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눈앞의 허상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자본에 매수되지 않는 진보정당을 키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을 해체하고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한국식 자본주의를 타파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삼성제품 불매는 당연한 일이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기를 권한다. 



TAG 경향신문, 김상봉, 레디앙, 삼성을 말하다



유시민은 이명박이다


“파병은 이미 지나간 것이고, 한미FTA도 비준만 남은 상태다. 지나간 것을 지나치게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개인 생각이다.” - 하승창 ‘희망과 대안’ 상임운영위원, 2009. 10. 22

“한미FTA, 해외파병, 비정규직법 등 각 정파 사이에 갈등을 초래하는 이슈는 못 본 척 하고 놔두자. 지방자치 선거이니 만큼 교육, 복지 정책 중심으로 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주권당원, 2010. 1. 18.

“한미FTA, 노동유연성 문제가 합의되지 않는다고 선거연합의 틀을 깨서는 안 된다” -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2010. 1. 20

연합을 하려면 서로 간에 양보도 해야 할 것이고, 지방선거이다 보니 큰 정책을 다루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개혁 성향의 시민단체들과 야당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경제정책, 노동정책, 대외정책 등을 선거연합의 조건에서 빼자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한미FTA와 비정규 정책, 지방자치에 직접 영향

먼저, 지방자치는 국가 정책과 무관할까? 한미FTA가 발효되면, 현재 각급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친환경급식 조례, 향토 상품 우대 조례, 중소기업 및 재래시장 지원 조례, 농수산물 수급 안정화 조례 등은 모두 폐기된다.

그리고,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공공고용에 대한 의존율이 높아지는데, 이들의 근로조건은 민간고용시장보다는 비정규직 정책 등 국가가 정한 법제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 결국, 국가 정책은 논외로 하자는 주장은 아이들에게 싸구려 미국 쇠고기 먹이고, 지역경제는 고사시키고, 지방 실업자를 더 늘리자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유시민씨는 이것저것 다 빼고 교육과 복지만 다루자고 하는데, 교육은 교육자치 사항이고 복지는 주로 국세와 사회보험에 의해 운영되니, 역시 현행 지방자치의 주무가 아니긴 매한가지다. 이것저것 다 빼려면 지방자치법 조항으로 잘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를 시장으로 앉히거나, 노회찬이나 유시민보다는 훨씬 잘 생긴 오세훈에게 종신 시장을 맡기는 게 낫다.

지방의회나 단체장이 국가 정책을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어떤 지방자치도 그 고유영역이라는 틀에 갇히지는 않는다. 1995년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업무인 ‘행정 개혁’과 국회 권한인 ‘지방세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미FTA와 비정규직법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와 무관하게 지방자치를 잘 하려면 대한민국에서 독립하는 도리밖에 없다.

전과를 묻지 말자는 계산

그렇다면 왜 시민단체들과 야당들은 국가 정책을 제외시키자고 주장할까? 평소 지방자치 권능을 확대하자던 개혁단체들이나 노무현의 유지(遺志)를 떠받든다는 야당들이 위와 같은 사실을 몰라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편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들이 그토록 꺼리는 한미FTA, 비정규직법, 파병과 다뤄도 좋다고 윤허한 교육, 복지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간단하다. 한미FTA, 비정규직법, 파병에 대한 반대운동은 민중단체들이 중심을 이루어 격렬히 치렀고, 노무현 정부의 복지와 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은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비교적 온건하게 진행됐었다. 민중단체들에게는 여전히 격한 감정이 남아 있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노무현과 그 계승자들을 눈감아 주기 위해 교육과 복지에 대한 소신을 묻어두고 싶은 것이다.

한미FTA 등을 빼자는 것은 ‘다시 민주당’이라는 정답에 맞추어 던지는 시험문제다. 여우와 학 앞에 내놓는 스프 접시다. 이것은 집행유예 기간 중의 사면복권이고, 주범의 거짓 뉘우침과 종범의 청원에 의한 전과기록 말소다.

“잘 살아보세” 이래 한국 보수정치는 언제나 그럴싸한 목표를 내걸고, 그에 도구가 되는 정치만이 올바르고 다른 정치는 장애물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퍼뜨려 왔다. 오늘날 이명박은 그것을 ‘민생’과 ‘중도실용’이라 부르고, 유시민은 그것을 ‘민주’와 ‘선거연합’이라 말한다.

‘민생 실용’이든 ‘민주 연합’이든 그 본질은, 정치하지 말자고 남들 정치 막으면서 자기만 정치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치가 아니라, 민생과 민주가 천부적 정치독점권의 도구가 된다. 유시민은 이명박이다.

레디앙 / 이재영 기획위원


TAG 노동유연성, 레디앙, 비정규직 문제, 유시민, 이명박, 이재영 기획위원, 한미FTA, 해외파병



아바타의 세계에도 '급'이 있다

당신은 누구신지? 국가기록전산망에 기록된 13자리짜리 주민등록번호, 본관이 어느 지방인 성씨에 아무개라는 이름, 키 얼마에 몸무게는 또 얼마 등등 그 분류며 기호, 표식들은 당신을 제대로 설명하는지?

판타지, 아바타 월드!

해년마다 더해가는 나이 때문에 실제보다 자꾸만 더 어려보이는 신분증에 붙어 있는 사진과 날마다 거울에 비추어보는 모습 사이에 벌어져가는 차이만큼이나 현실 속에서의 자기 존재와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자신 사이에는 자꾸 틈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지?

이런 존재와 이상 사이의 거리를 고민하고 좁히기 위해 인간은 종교, 철학, 예술, 그리고 과학을 발전시켜 왔다. 과학의 한쪽 극단에서는 유전자를 이리저리 바꾸어 맞춤형 인간으로 그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생명공학이 최첨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명을 조작하는 것은 여러 모로 위험도 하고, 기존의 생명윤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제대로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한참 걸릴 듯하다.

그러나 이제 많은 사람들은 외부에서 부여되고, 호명되고, 규정되어 있는 실제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직접 그려내고, 이름 짓고, 시시때때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자신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우리에게는 이미 테크놀로지의 천국, 온라인의 바다, 충만한 가상이 빈약한 실제를 뒤덮는 버추얼 리얼리티의 세계가 있으니까.

삼순이라는 이름이 서럽다고 번거롭게 개명신청할 필요 없이 마음에 드는 ID와 닉네임으로 새 세상에 회원가입하고, 비싼 돈 들여 성형할 필요 없이 신체는 부위별로 조립한 다음, 주린 배를 부여잡고 다이어트며 운동으로 살 뺄 필요 없이 몸매며 자세 선택해서 아바타를 만들면 끝. 끈덕지게 ‘인증’ 요구하는 사이트에는 ‘뽀샵’ 적당히 한 사진 올려주면 되고, 오프 모임 좋아하는 카페는 끊어버리면 그만.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이 정도 아바타로 충분히 즐거웠던 사람들에게 영화 <아바타>는 앞으로 ‘아바타’의 세계에도 급이 있고, 빈부격차가 있으며, 그 안에서 존재와 이상의 거리를 또 다시 겪게 되리라고 예고한다. 가상현실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는 아바타라니!

영화관의 빈부격차

그런 아바타를 구경하는 데서부터 급이 나뉜다. 그 격차는 우선 영화관람료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바타>를 보았다고 다 같은 <아바타>를 본 것이 아니다. 상영방식만도 기존 영화와 같은 2D가 먼저 일반과 디지털로 나뉘고,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입체로 볼 수 있는 3D마저도 일반과 아이맥스로 나뉜다.

물론 이런 상영방식에 따라 요금도 7천원에서 무려 1만6천원까지 층이 지게 된다. 대도시에나 몇 개 들어서 있는 아이맥스 상영관은커녕 디지털 상영관도 드문 지방에 사는 사람도 서럽고, 최고 시설 갖춘 상영관에 가서 누릴 구경값에 영화 두 편보다 비싼 돈을 내기에는 지갑이 얇은 사람도 서러운 일이다. 그래도 인터넷 예매가 가능한 앞으로의 두 주까지도 제일 비싼 3D 상영관은 이미 거의 매진이다.

그런 격차는 영화 <아바타> 안에서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된다. 먼 우주까지 날아가 자원을 얻을 만큼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전쟁에 나가 다리를 못쓰게 된 상이군인이 제대로 걸을 수 있도록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상이군인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가 어쩌다 운 좋게 아바타를 얻어 새롭게 땅을 딛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자본이 받쳐주는 실험에 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본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제이크는 나비족의 아바타가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인 채로 새 다리를 얻을 수도 있단다.

그런데 제이크가 겪어보니 실제 인간 세계에서 새 다리를 얻게 되어 봤자 자기 존재가 겨우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그런데 나비족의 아바타로 온전히 실체를 바꾸게 되면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몸은 죽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로 완전히 탈바꿈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제이크는 예전 세상으로 돌아가는 대신, 새 세상에서 살기로 마음먹는다.

그러자니 자신을 보낸 세상과 맞서 싸워야한다. 제이크에게 아바타를 제공해준 자본의 입장에서는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다. 그래서 양쪽이 치열하게 싸우고, 환영을 통해 입체로 구현된 그 싸움을 관객은 구경한다. 구경 중에 최고라는 불구경, 싸움구경을 ‘활동사진’이 아니라 ‘입체적 영상’을 통해 체험하듯 보게 되는 것이다.

<아바타> 1편 = <전우치> 60편

그저 배우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감정까지 잡아내겠다는 신기술은, 모션 캡처가 아니라 무려 ‘이모우션 캡처’라는 정교한 장비를 통해, 촬영을 마친 다음 후반 작업에서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배우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지운다.

수많은 스탭을 이끌고 배경에 걸맞을 만한 지역으로 로케이션을 가거나 공들여 야외세트를 지을 필요도 없이 배우들은 미리 약속된 동선에 맞춰 카메라와 첨단 장비로 둘러싸인 실내 세트 안에서 연기를 펼치기만 하면 나머지는 테크놀로지가 알아서 다 만들어 내준다.

그러자니 <아바타>에 들어간 제작비가 대략 5억달러, 어림잡아 1백억원짜리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 <전우치> 60 편을 만들 수 있는 액수다. 한국 시장만 놓고 보자면 <전우치>도 <아바타> 절반 정도의 관객을 불러들였으니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꽤 쏠쏠한 장사인 것 같다.

그러나 <아바타>, 제임스 카메론, 헐리우드의 시장은 세계다. 거기다 이미 후속편을 예고하고 있으며, 영화 서사나 그래픽의 성격은 딱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 맞춤이다. 영화 끝나고 나면 디즈니 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지브리 박물관 못지않은 테마파크로 주구장창 떼돈을 벌 만한 그야말로 ‘원소스 멀티유즈’ 아이템이다. 돈 놓고 돈 먹기랄까.

입체가 아니라 4D라는 게 <아바타>와 다르긴 하지만 마침 <전우치>도 특별한 방식으로 일반 영화보다 비싸게 상영되고 있다. 영화 장면에 따라 때때로 관객의 의자가 흔들린다거나, 앞뒤로 바람이 분다거나, 물도 튄다거나 하는 게 4D 방식이다. 이렇게 보는 것도 무려 1만4천원이나 든다.

영화 제작기술 발전의 귀결

이런 식으로 영화는 새로운 장치로 탈바꿈하면서 점점 비싼 오락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감동보다는 재미를, 사유보다는 체험을 앞세운 영화가 대세가 되어갈 것이다. 가뜩이나 다른 대중매체에 비해 비용이며 장비, 시간,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는 이미 산업논리에 크게 휘둘려왔다.

당장 올해 제작을 준비하는 여러 영화들이 부분적으로 3D나 4D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한정된 자본은 몇 편의 대작 위주로 몰릴 것이고, 지금보다 더많은 상영관이 특별상영 시설로 바뀔 것이고, 거기에 들어간 본전을 뽑기 위해 작은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스크린은 더욱더 줄어들 것이다.

<아바타>를 따라잡으려고 새로 장비 사들이고, 시설 갖추고, 극장 짓는 동안 세계를 주름잡는 영화산업은 그 장치며 기술에 로열티를 붙여 장사에 나설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내용이 아니라 ‘기술과 장치’에 승부를 걸고 나서는 영화들은 <전우치>에서 전우치(강동원)가 분신술로 만들어낸 아바타들이 요괴와 맞서 싸우다 힘이 부치면 픽픽 쓰러져 도로 싸리 빗자루로 되돌아가듯이 맥없이 무너질 것이다.

이렇게 다른 영화들이 <아바타>의 아바타가 되고자 기를 쓰는 동안 원조 <아바타>는 영화장치의 기준을 또다시 바꾸어 버리려 할 것이다. 아바타라는 말이 원래의 종교적 의미보다 사이버 테크놀로지의 용어로 더 많이 쓰이고 있듯이.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들은 아바타를 멋지게 꾸미는데 몇 번의 클릭 말고도 너무 많은 사이버 머니를 요구하는 인터넷 사이트보다는 무료 제공 아이템으로도 버틸 수 있는 사이트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심지어 아바타 관리 자체가 싫증나고 귀찮아서 내던져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앞으로도 영화가 이런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기를. 책 한 권 값보다 영화관람료가 턱없이 비싼 세상이 너무 빨리 일반화되지 않기를.



TAG 레디앙, 아바타, 아바타 3d, 전우치



개그맨 노정렬 "김제동 사태, 정말 코미디같다"

김제동 '사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말을 극도로 아꼈다. 그 말 잘하는 사람들이 아예 말문을 닫았다. 전두환 닮았다고 TV 출연을 못하게 된 어느 슬픈 연기자처럼, 마치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할 말이 많을 것이 분명함에도 그들은 침묵했다. 권력의 '위협효과'가 먹힌 것이다.

이런 '엄혹한' 시절에 개그맨 노정렬씨는 흔쾌하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뉴스야 놀자'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KBS 스타 골든벨’을 진행하던 김제동씨의 하차 소식에 “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서 사회를 보고, 올해 5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김제동씨 사태’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은 듯했다.

'시사개그 13년차' 개그맨의 생각

그는 “외압이 실제로 있었던지 없었던지, 그림 자체가 비판적 방송인들을 일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방송인 길들이기, 줄 세우기, 계파 나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예인들의 사회문제 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지금이 중세시대나 일제시대도 아닌데, 연예인들이 단지 튀어 보려고 혹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사회적 발언을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청와대 앞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개그맨 노정렬씨의 모습 (사진=프레시안 허환주 기자 제공)

그는 “많은 연예인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지도 몰라서 말을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간 큰 사람이 아니면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100명 중 99명이 말을 못해도, 용기 있는 1명의 목소리가 소중할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들이 소신 있게 발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정렬씨와의 인터뷰는 13일 저녁 <레디앙>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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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

- 김제동씨와 손석희씨 등 대중적 신망이 높은 방송인들이 '퇴출'되고 있다. 이른바 '외압'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정말 코미디 같은 상황이다. ‘외압 때문’이라는 심증이 들지만, 물증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방송사나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입으로 시인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 않는가. 판단은 국민들의 몫인 것 같다.

외압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림 자체가 비판적 혹은 중립적인 방송인들이 일하기 힘들게 만들려는 것 같다. 이미 정부에서 자신들의 눈으로 볼 때 ‘위험한’ 방송인들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손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태는 방송인 길들이기, 줄 세우기, 계파 나누기라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중동을 키워주는 것처럼, 미운 이들은 손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들은 키워주려는 것 같다.

- “오래 돼서”, “출연료가 많아서” 등의 방송사 측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방송인으로서 이런 해명을 어떻게 평가하나. 

= 김제동씨는 ‘스타 골든벨’의 출연료로 500~600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샐러리맨들을 자극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일반 서민들과 연예인들의 수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고 비겁한 짓이다. 자본주의라면 ‘파이’에 기여한 만큼 배분을 받아야하지 않는가.

송해, 허참씨도 장기간 진행

그리고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씨나 ‘가족오락관’의 허참씨는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았나. 이 문제는 더 긴 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주간 프로그램은 보통 몇 달 전에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한 ‘언질’이 있다. 그래서 이번 교체 방침에 의문이 드는 것이다.

위협 효과 지대할 것

- 이들의 하차는 당사자뿐 아니라, 방송인들, 대중연예인들 전체에 대한 '위협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창의력, 비판정신 등도 죽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방송인으로서 어떻게 전망하나. 

= 큰 정도가 아니라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문성근씨, 권해효씨 등은 이미 찍힌 것 같다.(웃음) 아무래도 이번 사태로 인해, 연예인들 스스로 사회적 발언을 자제하거나 중간에 소속사가 나서 이를 막을 것 같다.

봉건시대나 일제시대라면 몰라도, 솔직히 지금 연예인들이 사회적 발언을 하는 이유가 단지 튀어 보려고, 정치인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비판했고 그 이유로 수입업자에게 소송을 당한 김민선씨의 경우, ‘투사’ 이상도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까지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연예인, 방송인들에게 영원히 재갈을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김제동, 손석희 씨의 하차를 막지 못하는 동료 연예인 혹은 방송사 구성원,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보면 좀 답답한 생각도 든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 이번 사태에 대해 연예인노조 차원에서 성명을 낼 수도 있지만, 쉬운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연예인노조 회원 중 90% 정도가 한달에 100~3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반면 김제동씨는 많은 액수의 재산을 가진 연예인이다. 아무래도 계층적, 정서적 '이질감'이 있을 것 같다.

또 많은 연예인들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지 몰라 말하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 계약서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계약 위반’이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간 큰 사람이 아니면 나서기 어렵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의 목소리 나와야

하지만 100명 중 99명이 말을 못해도, 용기 있는 1명의 목소리가 소중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들이 소신 있게 발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 노정렬 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의 사회, 청와대 앞 1위 시위도 참여하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연예인으로 알고 있다. 만약 김제동씨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면?

= 제 스타일이 있고, 개그를 시작한 이후 13년째 ‘시사개그’만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이로 인한 불편은 감수하면서 살아왔다.

유명 연예인들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지만, 굶어 죽을까봐 시사개그를 못한 적은 없다.(웃음). 앞으로도 사적인 이익이나 기득권의 편에 나설 생각은 없다.”

- 이명박 정부 들어서 특히 언론과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이는 언론장악 의도, 전교조 와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 어떤 정권이든지 가장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게 언론정책이다. 또 (이명박 정권은) 향후 선거를 위해서,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들에게 경쟁만능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제가 정권을 잡더라도 언론과 교육은 탐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바른 말을 못하게 전교조 선생님들과 언론노동자의 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요즘 근황은?

= 이번주 금요일(16일) ‘시민주권모임’ 행사에서 사회를 볼 예정이다. 제도권과 ‘재야’를 넘나들면서 살고 있다. (웃음) 저 역시 공중파에 출연하고, 유재석 강호동씨처럼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실존적인 개인’으로 인정받고 싶다. ‘행동하는 개그맨’으로 열심히 살고 싶다.



TAG 김제동, 노정렬, 레디앙, 손석희, 스타골든벨
  1. 역사진실 2009/10/14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은 꼭 알아야 하기에 실례하니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국사,

    가짜라는 사실 아십니까,
    일제조선총독부가 만들것을

    해방후 친일파 사학자들이 이어받은것,

    위 제필명을 누르십시오.

    이제 그 진실을 아셔야 합니다.

    노통을 죽인것도 결국 친일파입니다.

    이 명박의 친일 뉴라이트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

    일제시대는 한국근대화의 원천이라고 찬양합니다.



    그렇기에 중국서안에 대규모 고구려태왕릉/ 단군릉을
    놔두고도 국사책에는 없는거지요.(위 까페)

    그리고 아직도 거/북/선 실제모습 못 보신분 계십니까,
    역사사진방에 있어요.

    조선말기에 선교사가 전라도지방에서
    우연히 찍은 유일한 실제사진입니다.

  2. 킵킵 2009/10/15 0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저동은 졸라 재미없어 짤린거란다 시대가 언젠데 재미없음 짤릴만한거지 이러쿵저러쿵 정치배경 쇼를한다 재미없어 짤린거란다 노정렬은 또 몬 듣보잡 개그맨이야

    • 얘야, 학교가야지 2009/10/15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으휴.....

    • 쓰뤡 2009/10/15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서 뭐하니? 돈받을려고 그러냐? 걍 찌그러져 있지 그래? 왜 기어나와서 말도 안되는 소릴 쥐쌕처럼 찍찍거리나...

    • 이러니 나라발전이 없지 2009/10/15 2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정렬을 모르나..
      절라 어린 넘이 깝치긴..

  3. 오로라 2009/10/15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정렬을 모르는 너는 뭐가 그리 잘났냐?
    너처럼 나이어린 애가 이렇게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하니
    한숨이 절로 난다.
    너나 사회공부 더 하고와라

  4. 대한민국은 코메디판 2009/10/15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이라는 전과14범이 대통령하는 현실이 코메디 그 자체 아닌가?

  5. 지나가다가 2009/10/15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들 많네..막말들 맙시다..뭐..틀린말도 아니구만

  6. 하늘소 2009/10/17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년 전으로 가는 중

  7. 자유자강민주 2009/10/17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순수한 눈을 가진 어린것들에게..정치계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무시무시한것보다도 상상을 초월할거다..당신들이 생각못할 일들이 정치계에서는 은밀하고 복잡하게 벌어지고 있다는걸..감히 당신들은 범접하지 못할 만큼..당신들의 이념을 조종할 수 있다는걸 ...절대 당신들은 믿지 못할 것이다..절대로..정치와 상관없다는 자들아..언젠가 깨닫길 바란다..당신인생에 정치와 관련없는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것을...너무 늦어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까지 잃기 전에 말이다.

  8. personal injury 2010/08/17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쁜 문서 ^_^



우석훈, 88만원 세대 선동 "혁명을 상상하자"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연세대 문화인류학 강사)가 그 후속편인『혁명은 이렇게 조용히-88만원 세대 새판짜기』를 가지고, 다시 20대들 앞에 나섰다. 그와 독자들 간의 만남은 30일 저녁 성균관대 경영관 원형극장에서 열린 출간기념 강연회에서 이뤄졌다.

이날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우 박사의 모습은 그 자신이 마치 20대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88만원 세대』가 나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동안 정말 20대들을 많이 만났다”며 “저는 한국에서 20대를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인 것 같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청바지 입은 박사, 20대와 만나다

강연회를 찾은 이들은 대부분 20대 대학생들이었지만, 자신을 ‘고졸 비정규직 출신’이라고 소개한 20대 남성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88만원 세대’의 문제가 학교를 다니는 젊은이들에게는 걱정거리로, 사회초년병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는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 100여석 규모의 원형극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우 박사 특유의 소탈하고 재치있는 화법은 간간히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우 박사가 이날 강연에서 꺼내든 화두는 ‘혁명’이었다. 그가 불쑥 물었다. “혁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봐요." 몇몇이 손을 들었지만, 주변을 돌아본 뒤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손을 내렸다. 혁명은 아직 20대들에게 생소하고 부담스러운 단어였다.

아직은 낯설고 부담스런 혁명

“요즘 (한국의) 20대들에게 혁명이라는 단어가 잊혀진 것 같다. 그래서 이 단어를 다시 살리고 싶었다. 변화에 대한 에너지가 가장 강한 게 혁명이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변화가 왔고, 자민당 집권체제를 바꿔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일본의 20~30대들이 만든 성과이다.”

우 박사는 20~30대의 성과라는 대목에 대해 학생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것처럼 보이자 △극우성향의 밴드 활동을 하던 중 좌파 영화감독과 영화를 찍으면서, 빈곤 운동의 선두주자가 된 여성 보칼리스트 아마미야 카린 △도쿄대 법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지만 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반빈곤네트워크' 결성을 주도했던 유아사 마코토 등 일본의 대표적인 20~30대 당사자 운동가의 활동과 성과를 사례로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한국의 20대 개개인들에게 ‘사는 게 힘드나’고 질문을 하면, 일본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국은 ‘좋은 학교에 다니고 집안에 돈도 많고 토플점수도 높다’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고 지적했다.

우 박사는 혁명보다 경쟁에 익숙해져있고, 노동자가 되기에 앞서 CEO를 선망하고 있는 요즘 20대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당사자 운동’을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 리더와 ‘진(陣) 짜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리더와 ‘진 짜기’의 중요성

“지금 대학등록금이 천만 원이 된 것은, 자기문제를 스스로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학생운동은 ‘대리 운동’이었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언급하면, ‘치사하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노동자 농민만 이야기했다. 결국 ‘당사자 운동’으로 바뀌지 못했고, 20대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나 함께 할 조직이 없었다.

쫄지 않으려면 '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 운동과 유니온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20대들은 리더와 ‘진’도 없이 포위된 상황이다. 강의석 씨는 영웅은 맞는데, 20대들이 너무 싫어한다. 리더는 일도 잘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야 한다. 또 10만 명의 20대들이 단체를 만들어, 한 달의 1만원씩 내면 어떨까.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큰 운동단체가 될 것이다.”

우 박사는 이 밖에도 지역적인 ‘진 짜기’의 방법으로 편의점․주유소 알바노조 등을 제안했다. "샤넬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샤넬을 만드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어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독자들은 학문적인 궁금증부터 개인적인 근황까지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다. 한편, 이날 강연회는 저녁 7시 30분부터 약 2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우 박사의 이번 강연은 신간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88만원 세대 새판짜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이 책에는 20대 권리선언 제안문과 20대의 기초의원 진출에서 알바노조 건설에 이르기까지 '당사자 운동'의 다양한 사례들이 제안되고 있다.

참석자1 =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널을 뛰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이유는?

우석훈 = “미학적인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웃음) 한국 사람들은 ‘미감(美感)’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마디로 아무리 잘해도 못 생기면 싫다는 이야기다.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전략은 TV토론회에 나가지 않은 것이었다. 경제를 살린다고 하지만, 하는 걸 보면 ‘이건’ 아닌 것 같다.” 

참석자2 = 요즘 20대들은 자기만 잘난 줄 안다. 친구들에게 집회에 같이 가자면 ‘과제를 해야 한다’, ‘학점을 잘 따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거절한다. 이명박 정부에 맞서 연대를 해야 한다. 그냥 조용히만 있으면 혁명이 안 될 같은데?

우석훈 = “아직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에 20대들이 참기 어려운 순간이 올 것이다. 혁명을 상상할 때 움직일 수 있다. 아직 에너지가 충만하지 않을 것이다.”

참석자3 = 현재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하이에크의 경제이론이 무너지고 있는데, 다시 ‘케인스주의’로 갈 건지 아니면 다른 경제이론이 주도할지 궁금하다.

우석훈 = “자본주의가 생각보다 오래 갈 것 같지만, 저는 칼 폴라니의 생각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시 ‘케인스주의’로 가기는 어렵다. 당시에는 원유 등 자원사용의 제약 같은 게 없었다. 하지만 21세기는 희소성의 시대다.”

참석자4 = 우석훈 박사께서 곧 시골에 내려가서, 우리 밀을 기르고 술을 내리면서 살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우석훈 = “낙향은 내년 3월 정도에 생각하고 있다.(웃음)”

참석자5 = 오늘 강연에서 20대들의 ‘당사자 운동’을 제안했는데, 나중에 30~40대가 되면 어떻게 운동을 해야 되나?

우석훈 = “20대에 ‘당사자 운동’을 했던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던 사람들은 나중에라도 여러 문제점들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석자6 =
20대들이 집회에 참여할 때 ‘간지 나는’ 각오로 나서지만, 전경들이 진압에 들어오는 등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것이 무너지는 것 같은데, 대책은?

우석훈 =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학생들의 집회시위 방식이 80년대에 썼던 것 그대로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바뀌었다. 스크럼을 짜는 등 간지가 나는 방법도 좋지만, 다른 방식을 고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참석자7 = “우리나라에서 20대 ‘당사자 운동’의 리더가 나올 가능성은 있는가?

우석훈 = “당연히 리더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한국도 거리에서 ‘영웅’을 많이 만드는 사회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누가 리더로 적합할지는 잘 모르겠다.”



TAG 88만원 세대, 레디앙,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가난하면 신종플루 백신 못 맞는다

최근 신종플루 관련 운동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진보신당 건강위원회의 김종명 위원장은 “부자들만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맞고 가난한 사람들은 백신을 못 맞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336만 명분의 백신만을 공급할 예정이고, 그 외에는 시장에 맡길 계획이기 때문”이다.

김종명 위원장은 “우리 나라 국민의 80%가 예방백신을 맞고 싶어 한다”며, “필요한 물량 전체를 무상공급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김 위원장은 “지금은 젊은층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환자발생이 더 늘어날 경우 환자가 고위험군으로 옮아가면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경제력에 따른 치료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치료비 전액을 정부가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 일종의 예비비 제도인 ‘국민재난구호기금’의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레디앙>은 지난 23일 저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실에서 김종명 위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 * *

- 신종종플루의 전염성이나 치사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언론 보도처럼 진짜 위험한 건가?

치사율 0.1% 미만, 스페인독감은 1~5%

= 발생 초기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신종플루의 치사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918년 스페인독감의 사망률은 1~5%로 전세계적으로 4000만 명이 죽었고, 우리 나라에서도 국민 40%가 감염돼 15만 명이 죽었다.

그 후에도 독감이 몇 차례 대유행했고, 조류독감의 치사율은 60%에 이르렀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이 조류독감에 대비하고 있던 것인데, 신종플루가 나타났다.

금년 봄 멕시코에서의 치사율은 초기에 1~7% 가량으로 추산되어 전세계가 긴장하였는데, 나중에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치사율이 0.1%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계절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신종 전염병이라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계절독감은 백신이 있어서 접종하면 예방되지만, 신종플루는 아직 검증된 예방백신이 없다. 그리고 신종플루는 전염력도 강하다. 그래서 전세계적인 대량 발생 가능성이 높다.

- 신종이라고 하지만 계절독감도 매해 변이하지 않는가? 그런 변이가 나타나면 면역력 없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 계절독감과 신종플루는 유전자형이 전혀 다르다. 아직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돼지독감, 조류독감, 사람독감이 합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 다른 생물종의 질병이 인간에게 왔다는 점은 에이즈와 비슷한 것 같다.

= 숙주가 바뀌게 되면 바이러스가 빠르게 바뀌게 된다. 아직까지 신종플루 변이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타미플루에 내성 있는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발견됐다. 지금으로서는, 앞으로 어떻게 변이될지 예측키 어렵다.

- WHO나 각국 정부, 언론이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 기구들의 대응을 과장된 것이라 볼 수 있을까?

= 지나친 과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충분한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 호주 등은 자국민의 20~50% 감염을 가정하고 대응하고 있다.

- 인류 사회의 질병은 언제나 사회적 역사적 특수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신종플루의 발생과 유행이 특정한 사회 유형이나 사회 시스템과 관련 있는가?

다국적기업의 식량 대량생산 시스템과 관련 있어

= 직접 관계 있다. 전세계적인 식량 대량생산 시스템과 관계 있다. 식량산업에 다국적기업들이 진출하면서 닭, 돼지, 소 등을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항생제를 쓰면서 키우는데, 그렇게 자란 가축들은 면역력이 취약해진다. 그래서 조류독감에 집단폐사하고, 광우병이나 이번 독감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독감은 멕시코와 캘리포니아의 ‘돼지공장’에서 발생했다.

- 가축들이 생산성 높은 단일 종자, 똑같은 유전형질로 획일화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는 전염이 잘 된다. 세계화도 신종 전염병이 급속하고 손쉽게 전파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지금 신종플루의 전염이 어느 단계라 할 수 있나? 우리 정부의 대응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가?

= 국내에서도 지역사회로 유행이 전파된 상황이다. WHO에서 규정하는 유행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 있다. 이런 단계에서는 감염의 확산을 최소화하고 고위험 중증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환자를 단순히 격리하는 것으로 전파를 막기는 어렵다. 환자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정부가 460여 개의 거점병원을 지정했지만, 이 거점병원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병원 숫자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지정만 했을 뿐이지 환자를 수용할 준비가 안돼 있다.

- 거점병원에 검사시설이나, 치료인력, 약재가 부족하다는 말인가?

거점병원에 전염 막을 격리 시설 없다

= 약은 어느 정도 있다. 문제는 거점병원들이 환자를 받을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점이다. 거점병원 안에서의 전파를 막으려면 격리된 외래 진료실을 갖춰야 한다. 또 다른 질환으로 입원 치료중인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격리병동이나 병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정병원이 별로 없다.

정부는 거점병원 중 75%가 격리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진보신당 부산시당이 치료거점병원의 실태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격리외래 진료실을 갖춘 곳은 34.6%, 격리병실을 갖춘 병원은 15.4%에 불과하였다. 부산이 대도시라 병원 인프라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수준이라면 전국적으로는 훨씬 심각할 것이다.

- 공기 전염을 막으려면 기압을 조정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할 텐데, 그런 시설을 금방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병원에서 환자의 비말(飛沫)을 통한 전파를 막으려면 음압환기시설이 필요하다.

이런 시설을 당장 만들 수 없는 건 맞지만, 신종플루 말고도 수많은 호흡기전염성 질환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원은 다섯 곳인데, 모두가 공공병원이다. 격리시설을 갖추는 데 돈이 많이 들고 수익이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민간병원들은 투자를 안 하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국내에 유입된 초기에 의심환자들을 다섯 곳의 격리병원에 입원시켰는데, 그 다섯 곳 모두가 인천 서울 호남 등 서부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부권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수도권이나 호남으로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서 환자를 옮겨야 한다. 그 와중에 전염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다.

정부가 거점병원을 강제 지정하니, 병원장들이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불평을 토로했다고 한다. 병원 이미지가 나빠지고, 기존 환자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서울대병원은 한때 지정을 거부하기도 했고, 부산보훈병원은 지정을 반납했다.

- 능력이 되는데도 지정되지 않았다든지, 거점병원 지정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나?

거점병원을 단계화해야

= 큰 병원, 주요 지역의 대표적인 병원은 대부분 거점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문제는 신종플루를 치료할 수 있는 준비와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점이다. 마포구에 유일한 거점병원이 신촌연세병원인데, 그 병원은 종합병원이 아니며, 그것도 미세접합수술 전문병원이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전달체계 문제다. 환자가 대량 발생하게 되면 경증은 외래로, 조금 더 중하면 입원으로, 중환자는 집중치료로 구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구분 없이 한 병원에서 경환자와 중환자를 모두 보는 시스템이다. 이러니 진료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병원 안에서 전염되는 일이 생기고 있다.

경증은 1차의료기관, 입원은 2차병원급, 중환자는 종합병원급 식으로 치료기관을 단계화하여 대응해야 한다.

- 신종플루 예방백신 공급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예방백신은 현재 임상실험 중이다. 정부는 3,000억 원을 써서 내년 2월까지 전국민 27%인 1,336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 외에는 시장에서 유가 구입하라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부자들만 예방백신을 맞고 가난한 사람들은 백신을 못 맞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캐나다와 영국은 전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있고, 우리 나라 국민의 80%가 예방백신을 맞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그렇다면 필요한 물량 전체를 무상공급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신종플루 예방백신은 민간병원이 아니라, 전체 물량을 보건소 거점병원 등 공적 통로를 통해 무상으로 공공 공급해야 한다.

- 정부의 1,300만 명 접종 계획은 세워져 있나? 누구에게 주겠다는 것인가?

예방백신 공공통로로 무상공급해야

= 현재는 대략적인 원칙만 세워져 있다. 의료인, 군인, 학생, 임산부,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것은 예방접종심의위원회에서 10월에 결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예방백신에 면역보강제를 첨가하는 것에 대해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 처음에는 보건소에서 검진을 해주다가 지금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라고 하는데, 결국 국민들에게 검진비 떠넘기기 아닌가?

= 의료기관으로 검진을 떠넘기면서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은 게 문제다. 확진검진비용 12만 원에 진료비, 특진비까지 더하면 외래환자의 자부담 검사비가 12만 원 가량 된다. 입원하면 1인실을 쓰게 돼서, 몇 백만 원이 들 테고.

학교에서는 의심되는 학생들에게 병원에 가서 신종플루가 아니라는 확인서를 떼어 오라고 시킨다. 그러면 학생들이 10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지금은 공공보건기관 보건소가 제 역할을 포기한 상황이다.

- 등교하는 학생들 체온 재는 건 한국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인 것 같다.

교문 발열체크는 위험한 전시행정

= 전세계 어디에서도 그런 발상 못한다. 그런데 이 사업은 질병관리본부가 아니라 교육청 지침에 의한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학교보건체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제도상으로는 보건교사와 학교의사 제도가 있지만, 실제 그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운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교문 발열 체크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비전문가인 교사들이 동원되는 데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체온을 정확하게 재지도 못하고, 발열 이외의 다른 증상들이 무시되기 때문에 진짜 병을 놓치는 위험한 상황이 벌여지고 있다.

교문 발열 체크는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관리대상으로만 취급하는 파쇼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신종플루 걸린 학생을 학교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면 뭐 하나. 학원에 가는데. 실효성이 전혀 없는 전시행정이다. 의심증상 있는 학생 스스로가 보건교사와 학교의사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법대로 하자.

- 진보신당 서울시당과 건강위원회가 신종플루에 관련해 밝힌 바를 보니 강남구가 유독 눈에 띄던데?

‘국민재난구호기금’ 등 검토해야

= 신종플루 확진환자 수가 강남권에서 유독 많다. 타미플루 처방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많고. 강남권에 환자발생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고, 타미플루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고위험군이 더 많이 살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결국 돈 문제로 보인다.

- 건강에 관심 많고 돈 여유 있는 사람들이 검사에 적극적이어서 확진환자가 많을 수는 있겠지만, 타미플루 처방은 의사가 규정대로 내려야 하는 것인데 자의적인 다른 기준으로 처방을 내고 있다는 말인가?

= 신종플루 환자가 아닌데도, 사전에 처방하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강남구 보건소장이 타미플루를 선물용으로 준 사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예방과 검진, 치료에서의 계급성은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다. 신종플루의 발생 전염 등에서도 계급성이나 계층성을 발견할 수 있는가?

= 학생들에게서 많이 발병하고 있다. 그 외의 조사는 아직 없다. 발병은 젊은층에서 많고, 사망자는 60~70대 만성질환 고위험군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은 젊은층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환자발생이 더 늘어날 경우 환자가 고위험군으로 옮아가면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력에 따른 치료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 신종플루에 관련한 진보신당과 건강위원회의 계획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 치료거점병원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개선을 추진하고 있고, 치료비와 백신 공급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치료비 전액을 정부가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 일종의 예비비 제도인 ‘국민재난구호기금’의 신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재영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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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심한 세끼네 2009/10/05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가삼간이 타 더라도 빈대는 잡아야 한다....이거하고 뭐가 다르냐?

  2. 2009/10/05 15: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은 가난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백신 접종 해준다던데.. 며칠전 뉴스 보다보니 전국민이 맞고도 남는다고 하던데..진짜 이명박정부..서민을 위한 대책은어디에도 없네..씁슬합니다..쩝..



재범사태 배후엔 '실시간 검색어'가 있었다

지난 7월24일. 서울 상암 구장.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킨 이탈리아 국적의 18살 먹은 공격수는 활짝 웃으며 양손을 귀에 가져다 댔다. 관중들의 더 큰 환호를 유도하는 포즈였다. 벌써 네 골이나 먹었건만 홈팬인 서울 관중은 속도 좋게 환호로 답하고 있었다.

배알도 없는 놈들. 집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나는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축구는 전쟁 아니던가? FC바르셀로나에서 '독재자 프랑코의 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배신자 피구를 응징하기 위해, 경기장에 난입해서 피구 얼굴에 FC바르셀로나 수건을 던지는 축구팬이 있는 판에 - 홈팀을 박살내고 있는 상대팀 스트라이커에게 찬사를 보내다니.

상대팀 스트라이커에 찬사를?

이해할만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홈팀인 서울 FC. 사실 말이 좋아 홈팀이지 시민들에겐 생소한 팀 아니던가? 현재 이 팀이 K리그에서 몇 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서울시민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2009년 9월 17일 현재 1위다).

차라리 이 날 경기장을 가득채운 관중들에겐 원정팀이자, 박지성의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더 친숙한 팀이었다. TV에선 모든 경기를 생중계해주고, 스포츠 뉴스에선 이 팀의 동향을 밤낮으로 알려주는 판국 아니던가?

지구화시대, 매스미디어 시대에 너무 국적을 따지는 일은 촌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낯선 지역연고 팀보다, TV로 매일 만나는 지구 반대편 팀에 더 큰 친숙함을 느껴 원정팀을 응원한 상암의 팬들이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반응을 한 걸 수도 있다.

'동양인 비하 의혹'. 이튿날 스포츠 신문들은 전날 네 번째 골을 넣은 맨유의 스트라이커 마케다에 대한 의혹을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 속의 마케다는 손을 귀 뒤에 대고 있는 대신 양 손으로 귀를 당기고 혀를 길게 내밀고 있었다. 사진 밑에는 원숭이 흉내를 내서 동양인들을 원숭이로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세레모니라는 설명이 붙어있었고, 댓글엔 마케다를 비난하는 사람들과 ‘뭔가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마케다를 두둔하는 맨유 팬들 사이에 일대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케다, 인종 비하 의혹

귀를 잡아 당기고, 혀를 길게 내밀고 - 이게 진짜 동양인을 비하한건지? 단순한 장난인지? 마케다의 마음 속에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이를 정확히 알 도리는 없다. 마케다로선 억울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마케다의 팀동료인 긱스가 달려와 심각한 표정으로 마케다의 손을 귀에서 떼놓는 사진까지 있는 상황에서, 인종비하 의혹을 전적으로 부정하긴 쉬운 노릇이 아니다.

게다가 말이지. 이 녀석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부와 명예를 얻게 된 게 과연 누구 덕택이던가? 맨체스터가 속해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작년에 거둔 매출 2조원. 여기에는 10억 인구의 아시아시장이 기여한 바가 상당하잖는가? 수백억대의 연봉을 자랑하는 프리미어 축구팀들이 앞 다투어 지구 반대편 아시아에서 시범경기를 갖는 이유도 다 아시아 시장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준 거 없이 인종차별을 당해도 역겨울 판에, 축구가 없었다면, 그리고 축구를 스포츠가 아닌 산업으로 만들어 준 팬들이 없었다면, 단순히 덩치 큰 무식쟁이(무식하지 않고서야 인종주의자가 될 수 없는 법)에 불과했을 놈의 지갑을 살찌워주는 게 누군데, 어디라고 감히 모욕질인가. 마케다에 대해 충분히 분노할만하지 않은가?

덩치 큰 무식쟁이 지갑, 누가 살찌워주는가

뜬금없이 마케다 얘길 꺼낸 이유는 그룹 2PM의 재범사태 때문이다. 출발은 매우 간단했지만 이후 정신없는 후폭풍이 불고 있는 재범사태, 정리하자면 대충 이렇다.

1) 데뷔 전의 재범이 개인블로그에 ‘한국이 싫다’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관계가 보도되고
2) 팬들이 분노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더니, 그리고 재범의 그룹 ‘자진 탈퇴’라는 결과 발생
3) 이에 따르는, 애국주의 광풍이 애매한 청년을 하나 때려잡았다는 이런저런 언론 보도들.

이를 정석대로 되짚어 보려면, 사실관계인 1)부터 차근차근 밟아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사태에 대한 해석전쟁(?)이 상당히 재밌는지라 3)부터 언급해 보겠다.

나는 각종 언론들이 왜 이 사태를 한국의 국수주의가 애매한 청년을 잡았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 아무리 봐도, 사람들의 분노 포인트는 ‘국가에 대한 불충’에 놓여있는 게 아니라 마케다 케이스의 분노지점 비슷한 곳에 놓여있다.

재범사태, 마케다와 비슷한 분노

각종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판을 읽어봐도, 재범의 불충을 꾸짖는 글은 한 개도 없었다. ‘얼굴은 황인이지만, 정신세계는 백인인 철없는 젊은이가 백인들이 가질 법한 편견을 여과없이 배설했다’ 충분히 가질만한 불만 아닌가?

게다가, 한국의 팬들이 아니었다면 백인들에게 2류시민 취급 받으면서 (본인 스스로 인정하듯) 힘들게 살았을 재범이, 본인의 부와 명예의 원천인 한국인들을 무시했다는 소문이 도는데 속 좋게 넘어가는 게 더 이상한 일일 거다.

언론이 잘못 들이댄 ‘애국주의’란 프레임이 그대로 통용되고 있는 상황 - 재범사태를 설명하는 본질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이 본질은 (글 마지막에 언급할) 마케다의 인종차별 세레모니의 향후 처리과정에도 이어져 있다. 단언컨대, 이번 사태의 알파와 오메가는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이다.

사태의 본질은 '실시간 검색어'

다시, 사태의 발단이 된 사실관계를 짚어보자. ‘애국주의’란 프레임이 등장한 후 재범을 동정하는 언론에서 여러 차례 보도됐듯, 재범의 한국폄하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짧은 필자의 영어실력으로 봐도, 한국에서 힘든 연습생 과정을 견디고 있는 어린 소년의 외로운 불평으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

설사, 그 글이 진정 한국폄하 글이라 해도, 데뷔전 4년 전 쓴 글을 가지고 문제를 삼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실관계를 갖고 ‘재범 한국비하 의혹’이라 불을 지피기 시작한 건 바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언론들이었다.

언론에서 이번 사태에서 재범이 뭔가 큰일을 당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 역시 전혀 이해가 안된다. 과거의 유승준 사태와는 달리, 이번에 재범이 입은 피해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와 자주 비교되는 유승준 사태 -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결과 군대에 가지 않게 된 유승준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자. 병무청, 법무부가 나서 제대로 된 법적근거도 없이 다시는 한국땅을 밟지 못하게 한 사태다. ‘신성한’ 병역의무를 면탈해서 ‘국가의 안녕을 저해한’ 유승준의 기본권을 박탈한 이 사태는 충분히 국가주의의 미친 짓이라 부를 만하다. 하지만, 이번 재범 사태는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피해를 입혔단 말인가?

누가 누구에게 피해를 입혔는가

‘재범 한국 비하’라는 기사에 달린 악플들. 단언컨대 유승준 사태에 비해서는 말도 안 되게 적었고, ‘음주운전’ ‘폭행’ 등 각종 스캔들 기사보다 결코 강한 수준이 아니었다. (악플의 천국인 디시뉴스에 올라온 ‘재범 한국 비하’ 최초 보도다. 다른 기사에 비하면 그닥 시끄러운 것도 아니었다)

데뷔전의 힘든 시절, 그것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게다가 그 내용도 한국을 폄하한 것으로 보기가 힘든 사안이라는 걸 상당수 네티즌들이 인식하고 있었고, 심지어는 ‘소속사인 JYP가 노이즈마케팅을 노리고 일부러 흘린거다’ 라는 관측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범은 ‘자진 탈퇴’를 해버렸다.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은 ‘본인은 끝까지 말렸으나,불같은 성격의 재범이 팀을 탈퇴해버렸다’로 요약될 수 있는 해명 글을 올렸다. 이게 사실이라면 가해자는 누구고, 피해자는 누구란 말인가?

악플은 나쁜 거 맞다. 하지만, 연예생활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이 악플인 이상 어느 정도는 참아 넘겨야하지 않겠는가?(심지어는 IQ430인 나의 칼럼에도 악플이 달리는 판이다) ‘성질 더러워’ 못 참고 자기 발로 뛰쳐나간 재범을 ‘잘못된 애국주의’의 피해자라 하는 거는 아무리 봐도 오버다.

'잘못된 애국주의'의 피해자?

개인적으로 재범은 자진 탈퇴한 게 아니라, 소속사인 JYP가 일종의 절단 수술을 한 거라 보고 있다. ‘재범 한국 비하’라는 첫 보도가 나간 후 일련의 반응은, 그 자체로 재범의 가수생활을 끊을 만한 폭발력 있는 사안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성질 더러운’ 재범은 ‘자진’ 사과를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건으로 이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플레이의 달인인 JYP가 선제적으로 대응을 했다고 밖에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래도 사태가 가라앉지 않자 꺼낸 게 재범의 ‘자진 탈퇴 카드’가 아닐까 한다.

손끝에 생긴 가벼운 상처. 가만히 두면 자연 치료될게 뻔하지만, ‘미국에서 2류시민 취급받았을 놈이 한국 와서 백인행세 한다’는 형태로 두고두고 곪아 들어 갈까봐 사과 처치. 오히려 사태가 커지자 더 곪기 전에 절단. 그리고 조용해지면 슬그머니 복귀 - 아무리 봐도 이게 타당한 스토리인 거 같다.

무에서 창조된 거대한 유 -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폄하발언,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이해가 안 되지만 버젓이 통용되는 ‘애국주의’라는 해석. 원인은 하나다. 바로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순위’. 사건이 관심을 만드는 게 아니라 관심이 사건을 만들고 있다.

관심이 사건을 만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2009년 9월 17일 오후 4시 현재)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클릭을 해보니 ‘고양이 성형’이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 고양이를 닮고 싶어서, 얼굴을 고양이처럼 성형수술을 한 여성이 화제가 된 건데, 이 무슨 큰일이라고 30분 만에 각종 언론이 줄줄이 달라 붙었다.

특히, 주목할 만 한 것은 아래 사진 두 번째에 있는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인데, 좀 황당한 실시간 검색어가 떠오를 때면 반드시 1~2위로 검색되는 신문이다. 실시간 검색어로 ‘뛣췗쀌’이 떠오르면, 하다못해 ‘뛣췗쀌, 네티즌들 사이에서 대 화제’라는 형태로라도 기사를 반드시 내고야 만다. 화면에 나온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실시간 검색어인 ‘고양이 성형’을 눈에 잘 띄게끔 제목 제일 앞에 반영했다.

클릭수 = 광고단가로 이어지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 진건데, 이러다 보니 ‘사태 -> 보도 -> 사람들의 관심’ 순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 -> 보도 -> 사태’로 거꾸로 흐르는 경우도 왕왕 벌어지고 있다. 재범사태 역시 이 루틴의 무한반복을 통해 사건이 증폭된 케이스라 하겠다.

앞서 소개한 마케다 케이스의 결말을 소개하며 글을 끝맺겠다. 경기장내에서의 인종차별 -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축구장 안에서 선수가 심판이나 관중을 폭행 한 것 다음으로 강력한 벌칙이 부과되는 것이 인종차별행위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세계 축구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종차별의 배격이다. 오죽하면, 2006년 독일월드컵 공식 슬로건이 SAY NO TO RACISM(인종주의에 대한 거부)였겠나. 선수에게는 장기간의 출장금지 처분, 소속구단에는 엄청난 벌금과 함께 때로는 홈경기 금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종차별이다.

언론의 상업적 선택 '재범'

하지만, 마케다의 ‘원숭이 세레모니’는 맨체스터 구단의 자체조사 결과 ‘오해’로 결론지어졌고, 이틀정도 사납게 떠들어 대던 언론들도 ‘아 그렇군요’ 모드로 곧 잠잠해졌다.

잠깐.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마케다의 소속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사건의 당사자이다. 마케다가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경우 전력의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거액의 벌금을 내야하는 게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사건의 당사자가 별다른 조사도 없이 내린 ‘오해’라는 결론 - 하지만, 여기에 대해 지적한 언론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마케다와 재범의 차이. 클릭 수 장사가 되고 안 되고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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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구하기, 온-오프라인 ‘후끈’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에 대한 임용불가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본격화 되고 있다. 중앙대 학생들은 17일부터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지난 14일 중앙대 독문과 교수들의 성명에 이어 학생들의 규탄 성명도 줄지어 쏟아지고 있다.

교수-재학생-졸업생 연대

또 중앙대 공식커뮤니티 사이트인 ‘중앙人’에는 졸업생들의 ‘릴레이 연서명’이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정치적 판단에 의한 조치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며 기존 방침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어, 이번 사태를 둘러싼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앙대 총학생회, 독문과 학생회 등은 17일 오후 3시 교내에서 진중권 겸임교수의 재임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학교 측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학교 측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학내 천막농성 등 강도 높은 투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미리 배포된 보도 자료를 통해 “대학본부가 학생들의 소중한 수업권을 담보로 벌이고 있는 무책임한 처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번 처사는 양질의 강의를 수강할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한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진중권 교수는『미학 오디세이』를 비롯해 수많은 저서를 낸 미학이론, 매체이론, 문화이론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자 공적인 사회활동으로 존경받는 지식인”이라며 “학생들은 최고의 수업을 듣기 원하며, 이를 위해 해당 분야 최고의 권위자인 진 교수를 재임용해 주기를 대학본부에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학생들, "우린 최고의 수업을 듣기 원한다"

최동민 중앙대 독문과 학생대표는 17일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총학생회 측과 ‘공동행동’에 나설 예정”이라며 “오늘부터 진 교수의 임용불가 철회를 요구하는 학내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학과별, 학내 단체들의 ‘릴레이 규탄 성명’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열 중앙대 총학생회장도 “이번 결정이 단순한 행정적 결정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지금 수업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데, 학교 측에서 다른 의도가 없었다면 진 교수를 초빙교수, 시간강사 등의 방식으로라도 재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대 커뮤니티사이트에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졸업생들의 '연서명'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중앙대 독문과 교수들은 진 교수에 대한 임용불가 방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투쟁의 불씨를 지폈다.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지금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후 대응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모종의 대응 방침이 있음을 시사했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모임'도 지난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진 교수는 정치권력의 그릇된 행태에 촌철살인의 비판을 가한 대표적인 실천적 지식인”이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임용 불가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가 힘들다. 여러 정황에 비추어 정치적 혹은 개인적 보복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진중권 "유치하다, 할 말 없다"

하지만 다른 학과 교수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중앙대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강내희 교수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학교서도 학칙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이고, 지난번과 같은 시국선언은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어 “독어독문학과 교수들은 몰라도 지금 다른 교수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진 교수가 전임교수가 아니라 겸임교수다 보니, 다른 전임 교수들은 한 발짝 물러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교무처 측은 지난 15일 ‘중앙人’에 남긴 글을 통해 “2007년부터 강화된 교육부 교원 임용관리에 의거해 대학은 규정의 원칙 준수에 따라 겸임교원에 대한 임용판정을 엄격하게 내리게 된 것”이라며 “향후에도 정규직원으로서의 현직자가 아닌 분이 겸임교원으로의 임용은 사실상 불가하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달 29일 진중권 겸임교수가 요청한 임용제청에 대해, “겸직기관 없음”, “기타 겸임교수 인정기준 불일치” 등의 이유를 들어 '임용 불가'를 통보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진중권 교수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정말 유치하다”며 “뻔하다. 정치적인 의도로 나온 결정이 아니겠느냐”라며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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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레디앙, 진중권, 진중권 구하기
  1. Silhouette 2009/08/17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중권에게 부여된 권위를 빼앗으려는 전략이겠죠. 어디 나올 때 중앙대 겸임교수라고 나오는 것과 시사평론가라고 나오는 것과 신뢰감이 다르니까요. 그런 상징과 권위를 없애는 작업으로 중앙대, 카이스트, 한예종에서 해임한게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에게 다른 더 좋은 상징을 부여해버렸어요. 정부와 맞서다 해임된 교수. 민주투사 이미지죠.

    역시 이 정부는 2MB 급 밖에 안됩니다.

  2. 등록금 2009/08/17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힘든 수능시험을 거치고,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수업을 듣게해주는게 그렇게 못할짓(?)인가요.

    이래서 우리나라에는 상위대학이 없나봅니다. 교육열은 세계최고인 나라에서 대학수준은 이리도 낮다니....

  3. 곰돌이 2009/08/18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교수께서 그런대학에 있어서는 너무나 아까운분이다. 미안한말이지만 이제까지 중대해댱학과생들은 행운이였고 짜잔한대학으로 주우욱 그대로 있다가 학생줄어서 페교할가능성이 많다고생각함

  4. 린다 2009/08/18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보다 중앙대 학생들에게 더욱 안타까운 일입니다.
    찌질합니다. 정말.



오타쿠 '고군분투 김슷캇'의 진보운동

지난 4월 <위클리경향>에 "세계 최초로 ‘덕후’ 정당위원회 결성됐다"는 기사가 뜨기 전까지 사람들은 '사회당 덕후위원회'라는 것이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농담정도라고 생각했다.

사회당 덕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사회당 10주년 당대회 직후 약식으로 출범해, 2009년 2월 1일 대전 유성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정식 인준된 공식 부문위원회이다. 참고 사이트 

'오타쿠와 정당의 결합'이라는 주제는 블로거들을 뜨겁게 만들었고, 이 재미있는 현상에 대해 몇몇 블로거들 사이에는 심지어 '토론'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사회당 덕후위원회' 명의의 플래카드와 웹자보, 공식논평이 계속 이어져나왔고, 사람들은 차차 '사회당 덕후위원회'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레디앙>은 진보정당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당원들' 코너를 통해 사회당 덕후위원회 김성일 위원장(닉네임 '고군분투 김슷캇')을 인터뷰했다.

사회당 덕후위원회 '고군분투 김슷캇'

인터뷰는 13일 오후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근처에 자리한 사회당 중앙당사에서 이뤄졌으며, 덕후위원장(단어 자체로는 왠지 '덕후대마왕'이 연상되지만)은 오타쿠라기보다는 락커 같은 느낌의 얼굴로 기자를 반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     *     *

사회당 덕후위원회 김성일 위원장 (사진=김경탁 기자)

- 사회당 입당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 입당은 작년 6월쯤이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전부터 당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다가 보니 들어오게 됐는데, 어느날 갑자기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고,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들어왔는데, 당에서는 이상하게 보더라. 왜 이 시기에, 하필 진보신당도 아니고 사회당에 들어왔냐는 것이다.

- 직업은 뭔가

= 출판대행 쪽에서 일하다가 며칠 전에 실직자가 됐다. 경제가 너무 안좋아서 큰 일이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 입당하자마자 당 활동을 활발히 했나.

= 당시는 촛불정국이었으니까, 광장에 나가면 만나는 것이었다. 초기에 사회당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만간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도 광장에 사회당이 깃발을 펴거나 특별한 활동을 하는 시기는 아니었다. 입당한 6월 그 즈음부터 손 피켓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나는 사실 무슨 활동을 특별하게 한 것은 아니고, 따라다니면서 만담이나 하고 그랬다.

- 덕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 사실 그건 입당 전부터 농담 삼아서 했던 말인데, 농담이 진담으로 되어버렸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하기는 좀 헷갈리는 면이 있다. ‘진보 덕후연대’ 같은 이야기를 농담 삼아 여러번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진짜로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를 했을 때는 완전히 농담이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보니 진짜로 만들 수도 있겠다 싶어서 지른 것이고, 지르고 나서 공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나니까 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 현재 회원은 몇 명인가.

= 기명된 회원은 33명이다. 처음 정식위원회 인가 신청할 때는 딱 30명이었다.

논란 혹은 시비들

- 덕후위원회 소식이 언론에 나오고 난 이후에 블로거들 사이에 이게 과연 성립 가능한 개념이냐부터 시작해서 몇 가지 논란이 있었다.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될 수 있으면 진지하게 대처를 해왔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응을 하다보니까, 처음에는 하고 싶으면 해야 된다고 했던 게 너무 쓸데없이 진지해지고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더라.

본질적으로 보면, 성립·불성립에 대해 반대 입장에서 이야기를 꺼내려면 성립의 요건이 아니라 불성립의 이유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성립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덕후위원회에 대해 불편해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니네가 뭔데 오타쿠를 대표하겠다고 나서느냐’는 것인데, 그런 식으로 따지면 사회당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니네가 뭔데 오타쿠를 대표하냐구?

-니들이 뭔데 사회주의자를 대표하냐는...

= 모든 게 안 되는 것이고, 아무도 정치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그런 말이 안 되는 논란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 덕후위원회 명의의 도발적인 플래카드와 유인물도 화제가 됐다.

= 플래카드는 덕후위원회 사업이라기보다 당 기획위원장과 이야기를 하다가 문구가 생각나서 제안을 했더니, 당에서 하기는 좀 그렇다는 입장이어서 덕후위원회 이름으로 하겠다고 해서 돈을 지원받아서 내건 것이다. 유인물은 자비로 만든 것이다. 플래카드를 만들고 나서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돌발적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인터넷 유행어 '닥치고'라는 표현에 통쾌함보다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사진=사회당 덕후위원회 블로그 제공)

- 플래카드 문구에 대해 문제를 삼는 사람도 있더라. ‘닥치고 기본소득’이 불쾌하다는 건데, 사실 ‘닥치고’는 인터넷에 널리 사용되는 유행어이지 않나.

= 거기에 대해 불쾌하다고 시비를 걸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략적인 문제에 대해 훈수 두듯이 말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 전략에 대해 ‘왜 이런 전략을 썼는지 설명하라’고 말하면 설명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왜 전략을 공표하나(웃음)

그런 질문을 받으면 황당하고 대답도 할 수 없고. 그것은 그 카피 자체의 문제를 떠나서 대답하면 망가지는 것이지 않나. 대답하지 말아야할 것에 대해 자꾸 물어보는, 그리고 그것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평소에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사람들이다. 덕후위원회에 대해 불성립의 요건도 없는데 까다롭게 따지는 것도 같은 것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것들과 다르니까 이유를 물어볼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이 경우 이유를 물어보는 것을 떠나서 이유를 미리 짐작하고 그것을 확정시킨 다음에 ‘나는 다 알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라’ 하고 나오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욕할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당을 들먹이는 이야기를 하면 대응을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평생 사회당에는 관심도 없다가, 그리고 앞으로도 관심이 없을 것이면서 왜 그런 것으로 협박을 하고 드는거냐’

'덕후'에 대해

사회당 덕후위원회 깃발

- 덕후위원회 깃발에 사용된 캐릭터는 뭔가.

= 코나타라고 <럭키스타>라는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이다. 전형적인 오타쿠 캐릭터인데, 심하게 오타쿠적으로 묘사되지만 그것이 혐오감을 주지 않는, 말하자면 흔치않게 매력적으로 묘사된 오타쿠 캐릭터이다. 그 깃발을 제안했던 사람은 탈당했지만(웃음), 사실 별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 일본 만화를 보면 오타쿠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촌스런 헤어스타일에 두꺼운 안경을 끼고 한 손에는 미소녀 인형(피규어, 또는 기차)을 잡고 있는 뚱뚱한 남자를 그린다.

= 사실 한국에서도 이미지는 똑같다.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실제 그런 사람도 많이 있기는 한데, 일반화하는 문제도 있고, 사실 그렇게 생겼다고 뭐 나쁜 일인가.

일본 같은 경우, 만화나 캐릭터 상품은 사실 오타쿠들이 미친 듯이 사서 장사가 되는 것인데, 오타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설파하는 것은 그것을 만드는 생산자들이다. 같은 계급 안에서 나는 이들과 다릅니다라는 것을 표출하기 위해서 일부를 학대하는 것이다. 그런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심한 것 같아서, 항상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오타쿠를 까는 것은 오타쿠’라는 말도 있다.

오타쿠를 까는 건 오타쿠

- 스스로 자신은 오타쿠가 아니라고 부정하다가 어느날 스스로를 오타쿠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글을 읽었다. 본인은 어떤 분야에 대한 오타쿠인가.

=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선호하는 작가는 있지만 종류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고 그중에서도 개그물, 특히 부조리 개그쪽을 좋아한다. 그밖에 미국 드라마도 즐겨보는 편이다.

- ‘덕후’의 정의는 어떻게 내리고 있나. 분야가 따로 있는 것인가.

= 오타쿠는 자기 규정이다. 분야에 종속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어차피 자기가 오타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분야에 종속되어있기 때문에 규정을 별다르게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오타쿠의 개념은 일본과 달리 굉장히 광범위하기도 하다.

-오타쿠가 마니아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 결과적으로 자기규정을 빼면 결국 용어의 차이일 뿐인데, 마니아도 대중적인 취미에서 나왔다고 해도, 용어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면 갑자기 분야가 바뀌는 것이고, 결국 대중문화 안에서 학대받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학대받느냐 아니냐의 차이

오타쿠라고 하면 서브컬쳐의 향유자인데, 보통 굉장히 대중적인 문화에 집착하면서도 대중적인 취급을 못 받는, 이상한 그래서 지금 흔히 ‘매니아’로 이야기되는 사람들처럼 지적수준이 있다는 대우도 못 받으면서 쓰레기 혹은 잉여인간으로 규정되는 차이.

이런 것은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락음악의 경우를 예로 들면, 시장문화였지만 시장에서 조금씩 밀려나면서 왠지 모르게 문화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것처럼 바뀌면서 마니아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계속 개념이 바뀌는 것 같다.

- 국민학교 때, 그러니까 20여년전만 해도 뭔가를 수집하는 것은 그냥 일반적인 취미의 하나로 이야기됐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오히려 누가 뭘 수집한다고 하면 굉장히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생겼다.

= 지금은 오히려 돈이 드는 취미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사회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돈을 모아야만 하는 문제들이 있으니까. 그런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돈이 남아돌아서 하건, 돈을 아껴서 혹은 노동을 통해서 하건 똑같이 안 좋은 취급을 받는다.

결국 시기하는 것인데, 누구나 돈 들여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못하니까, 자기가 보기에는 사는 것과 관계없고 쓸데없어 보이는데 돈을 들이는 사람들이 싫은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뭔가 착취당하는 기분도 들고 ‘그럴 돈 있으면 차라리 날 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예전에 015B가 컴퓨터공학과 나와서 갑자기 가수를 하니까 ‘너희 때문에 대학 정원이 줄었다’고 원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과 비슷한 의식인 것 같다.

일본에서 오타쿠가 생긴 것은 사실 버블경제 때문이다. 여윳돈은 생기고, 쓸데없는 생산물들, 80년대 애니메이션 황금기에 쓸데없는 것들이 많이 생기면서 그 중에서 오타쿠가 먹고 살기에 좋은 것들이 생산되면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좀 다른 경우이다. 80년대 일본에서 B급 문화를 들여와서 즐긴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반면에 철저하게 백도어로,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오타쿠가 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사람들도 돈이 생길 때, 그러니까 당장 직업이 있고, 하루 두끼만 먹으면 이 정도는 살 수 있겠다고 형편이 될 때라면 돈을 써서 사는데, 그런 형편이 안 될 때는 별 거리낌 없이 백도어를 쓰는 것이다.

사람들이 덕후위원회에 대해 비판하는 것 중에 가장 그럴싸한 것이 ‘철저하게 자본주의 생산물인 오타쿠가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인데, 오타쿠가 시장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시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오타쿠들은 메인스트림의 상품들에 대해서는 카피라이트를 굉장히 강하게 주장하지만,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문화를 생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동인문화라거나 코스튬플레이카피레프트성이다.

코믹마켓(단행본 만화시장) 등의 하위문화를 보면 굉장히 자치적이고 심지어는 거의 무정부 상태로 돌아가는 좌파적인 문화인데 그에 대해서는 규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밖에서는 카피라이트이고, 자기들끼리는 카피레프트가 되는 것이다.

카피레프트에 대해

- 인터넷 공유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다운받아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이렇게 수고스럽게 자료를 올리고 자막까지 만들어서 배포하는 고마운 분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것인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오타쿠인가?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공유프로그램이나 게시판에 영상을 리핑해서 들여오는 것은 90년대 외국에서 비디오를 사다가 돌려보는 문화에서 발전한 것인데, 자막의 경우는 번역 공부를 하면서 연습 삼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2000년대 초반에 자막을 자주 만들던 사람 중에 히토미라는 사람이 있는데, 본명이 히토미이다. 일본사람인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어서 그게 공부가 되니까 취미와 병행해서 했던 것이다. 카피레프트가 용인되는 상황에서는 돈 안되는 노동을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진다. 니즈(수요)만 있으면 대가가 없어도 그냥 나오는 것이다.

= 사실 그런 것은 진보언론에서 더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민중의소리> 같은 경우 사진에다가 워터마크를 박아버리지 않나, 파이어폭스에서는 이용을 제대로 할 수 없다든가, 그러면서 위에는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이라고 써놓는데, 사실 진보언론처럼 뭔가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곳에서 카피레프트를 주장해야 그게 진보운동에 맞는 카피레프트운동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카피레프트를 엉뚱하게 써먹는 것이, 남의 생산물에다가 카피레프트를 주장하는 것이다. 남의 생산물에 대해 카피레프트를 주장하는 것은 문화적 상품에 대한 시장주의의 책임을 사회가 아니라 생산자에게 덮어씌우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도 또 애매한 것이 불법다운로드를 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 이 사람들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불법다운로드를 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하드웨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CD가 손에 잡혀야 내 것 같고 하는 심리가 있다.

진보정당운동과 오타쿠

- 참고로 <레디앙>은 정보공유 라이센스 2.0을 따르고 있다.(웃음) .집권 가능성을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미래로 인식하는 기성정당 활동에 비해 개인적으로 어떤 이득을 얻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내가 옳다고 믿고 좋아하는 것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진보정당 활동은 오타쿠 또는 동인 활동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 동인활동은 그 자체가 사회 안에 소사회를 만듦으로써 사회에 편입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반면에 진보운동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어차피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희망이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심지어는 남들까지 속이면서(웃음) 하는 것이라는 게 좀 다른 것 같다.

동인문화는 상업주의에 의해 만들어진 소사회인데, 그 소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은 굉장히 자치중심인 면이 있다. 밖에서 욕을 먹기는 하지만 자본주의의 적자가 생산하는 것은 굉장히 반자본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이상한 면이 있다.

- 카피레프트나 서브컬쳐는 진보정당들이 오히려 권장하고 보호해야 하는 영역이다.

사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비판은 대부분 상대방의 증언을 요구하지 않는다. 난 네가 왜 그런지 알고 있으니까 인정하라는 식으로 나온다. 심지어 덕후위원회를 만드는 것에 대해 그 경력을 이용해서 문화예술계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 다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진짜 할 말이 없더라.

쉿! 난 니가 왜 덕후인지 안들어도 안다?

이 사회에서 덕후위원회라는 경력으로 도대체 뭘 할 수 있겠나. 또 덕후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사회의 오타쿠들에게 다 너희 찍으라고 하려는 것 아니냐 다 알고 있다고 욕하고….

- 누군가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와서 약간의 유명세를 얻었을 때 ‘그거 이용해서 국회의원 해먹으려는 것 아니냐’고 순수성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이용해서 국회의원이 되어서 그런 소양을 입법에 반영하면 좋은 일이지 않나.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세비만 받아먹고 튀면 문제가 되겠지만 정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결국에는 뭔가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떻게 정당성을 부여해서 비판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이상한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하루종일 야동 보는 사람들이 하루종일 에로게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럽다고 욕하는 이상한 문화가 있다. 사람들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 문제, 정치적으로 옳지 않은 부분들이 포함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하고 사실상 자아비판을 요구한다. 그런 것을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문화를 좋아하게 된 것은 사회에서 그렇게 길들여진 것이고 문화자체가 그렇게 된 것인데, 그것을 반드시 현실과 비교해서 등치시킨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 전쟁만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마치 그 사람이 군대에 대해 찬성하는 것처럼 똑같이 비판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사회책임을 주장해야할 사람이 사회의 문제를 왜 개인에게 돌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운동을 하기 위해서 오타쿠성을 버렸다는 사람도 있었다.

- 아니 왜?

= 비난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자기 철학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취미생활을 버렸다고 하더라.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

그런 비난도 이상한 것이,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는 지켜줘야 할 표현의 자유인데, 일본만화는 표지에 세일러복을 입은 여고생이 있다는 이유로 자아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것은 굉장히 이상한 것이다. 여기에도 권위주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성적 대상화 문제를 기준으로 따지다보면 대중문화에서 남을 것이 별로 없다. 모든 것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용인해주면서 일본 만화만은 여고생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도 굉장히 비난받는다. 이 문화가 자본주의의 적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에 대해 비판하는 과정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사실 미국의 수정헌법1조를 정착시키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래리 플린트이다. 도색잡지를 만들고, 대중집회에서 포르노를 틀어놓고 전쟁과 섹스 중에 어느 쪽이 죄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했던.

= “살인을 하는 것은 죄이지만 살인하는 장면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죄가 안되고, 섹스를 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 장면을 영화로 만들면 죄가 된다”고….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사실상 성을 다룬, 정확히 말해서 성적 욕망, 본능적 욕망을 다룬 문화 자체를 유익하지 않은 것, 실질적으로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심하게 마초적인 남성상이 그려진 작품을 즐기는 여성들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문제도 걸려있다. 그런 문화를 즐기는 사람을 딱 잘라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만 쏟아져 나온다면 사회적 문제가 되겠지만, 단순히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니까 이야기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

-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해’의 범주에 불쾌감이 포함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불쾌감을 피해로 포함시킬 경우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진다.

= 심지어는 머리스타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욕을 먹고 길거리에서 싸움도 난다. 예전에는 살던 동네가 이상해서 그런지 지나가다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비를 걸기도 했다.

- 길거리에서 담배 피다가 시비를 당했다는 여자 후배들의 봉변담 같은 것을 들어보면 보기에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나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 그렇게 시비를 거는 것으로 사회정의를 실천한다고 믿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기분 나쁘면 당연히 남들도 보기에 기분이 나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예전에 머리를 처음 길렀을 때, 아버지가 ‘남들 보기에 그렇지 않냐’고 자꾸 이야기를 하면 ‘저도 아버지 머리가 기분 나쁩니다’고 말했다가 얻어맞은 적도 있다.(웃음)

저도 아버지 머리가 기분 나쁩니다

중앙위원회에서 정식위원회 인준을 받을 때 ‘오타쿠가 뭔가 해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더라. 하루종일 AV포스터를 붙여놓고 야동을 보면서 자위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더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 때는 인준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봐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올바른 대답은 ‘집에서 하루종일 야동 보고 자위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쁜 것이냐. 그 사람이 누구에게 피해를 줬는가’라고 생각한다.

결국 똑같은 것이다. 그 작품이나 문화를 만드는 과정에 여러 가지 옳지않은 것들이 작용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지 말라는 것은 케냐산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옳지 않은 것을 다 거부하면 죽는 수밖에 없다. 숨을 쉴 수가 없다. 특별히 왜 그런 만화 같은 것에 대해서만 학대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자기들이 보기에는 필요가 없는 것이니까 너희에게도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이다.

머리 깎으라는 말과 똑같은 소리다. 자기들과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는데, 그것을 무시해버리고 기존 담론들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혐오감 정당화 위해 끌어들여진 것들

-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중에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감정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동경하면서 동시에 혐오하는.

= 그것은 좀 반대로 생각한다. 오타쿠에 대한 혐오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본에 대한 민족 감정을 들이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쪽으로 굉장히 많이 유포된 것은 일본 담배, 일본 전자제품 사지 말라는 식으로 운동이 진화되어온 것인데, 그런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고 문화에 대해서만 터치하는 것은 억지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갖다 대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 일본에서 오타쿠가 처음 사회문제화 된 계기는 연쇄살인사건 때문이라고 들었다.

= 사실 그것도 다 의도가 있는 것이다. 영화 <볼링 포 더 콜럼바인>에서 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것이다. 가방에 마릴린 맨슨의 CD가 들어있었다 따라서 마릴린 맨슨 때문에 죽인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중간에 아무런 설명도 없다. 영화는 ‘그럼 볼링을 치러간 것은 어떠냐. 그날 아침에 볼링을 쳤다는데’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말 연관관계가 없는 것이다.

가방에 들어있었다는 마릴린 맨슨의 CD도 런치박스라는 곡인데, 어리고 약한 꼬마애가 자기를 집단구타하려는 못된 놈들에게 도시락통으로 저항하는 저항의 노래이다. 그런데 그것을 듣고 학살을 했다? 이상한 이야기이다. 결국 마릴린 맨슨이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길렀다는 것밖에 근거가 없는 것이다.

오타쿠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심지어 고시원에 불지른 사람에 대해 사회가 문제라고 주장을 하면서 오타쿠한테는 네가 문제야! 라고 한다.(웃음)

- 덕후위원회가 생기면서 당내에서 ‘덕후’라는 뜻이 긍정적인 뜻으로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 당내에서는 덕후라는 개념을 원래 몰랐던 사람이 많았고, 저를 통해 처음 개념을 접했기 때문에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됐고, 그러다보니 사회와 괴리가 생기게 됐다. 같은 뜻을 가진 같은 말인데, 다르게 사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성적소수자에 대한 표현이 문화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 예전에 시간여행을 소재로 다룬 어떤 소설을 읽은 일이 있는데, 한 흑인 주인공이 ‘아프리카인’이라는 말이 경멸의 의미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니거’라고 부르던 시대에 살다가 시대를 건너뛰어서 현재로 와보니까 ‘니거’라고 부르면 큰일이 나는 시대가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전부 자기에게 ‘아프리카인’이라고 불러서 화가 났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 따라 같은 단어가 다르게 사용되는 것이다.

진보신당 오덕위원회 설립은 경이적 사건

- 덕후위원회의 향후 활동방향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 일단은 내년 계획을 좀 짜볼 생각이다. 오타쿠에 대해 좀 다른 개념을 보여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거나, 여러 가지 면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사업을 하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회당에 덕후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뭘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덕후위원회를 만들어서 유지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 어떤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뭐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제가 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최근에 경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진보신당 오덕위원회라는 다음 카페가 설립된 것이다.

- 정식위원회가 생긴 것인가

= 그런 것은 아니고, 그 안에 정식위원회를 추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반반씩 섞여 있다. 그분들 중에 몇 명은 기본소득을 공부하는 제 사설 공부모임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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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상인들, 롯데제품 '화형식' 한 이유

집회에 참석한 상인들이 온힘을 다해, 롯데 제품이 들어있는 상자를 각목으로 내리쳤다. 과자 아이스크림들이 땅바닥에 쏟아졌고, 어느새 화염에 휩싸였다. ‘골목 슈퍼’의 매상을 톡톡히 올리던 롯데 제품들은 노원지역 상인들에게 배신과 분노의 대상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였다.

문 닫은 골목 수퍼, 성업 중인 '괴물 슈퍼'

'기업형 슈퍼마켓(Super Super Market)'이라고 불리는 ‘괴물 슈퍼’가 동네에 들어서려고 하자 노원구 상계 2동과 7동 상인들은 4일 하루 동안 가게 문을 닫고, 상계 2동 롯데슈퍼 예정지 앞에서 입점 반대 집회를 벌이는 등 '철시 투쟁(撤市: 시장이나 가게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아니함)'에 나섰다. 

이날 롯데슈퍼 입점에 반대하며 가게 문을 닫은 노원구 상계 2동의 한 슈퍼마켓 (사진=손기영 기자)


성업 중인 노원구 상계 7동 '롯데(마이)슈퍼'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오전 11시부터 열린 이날 집회에는 '골목 슈퍼' 12곳뿐만 아니라 제과점, 치킨집 등 다른 상점 6곳도 가게 문을 닫고 동참해, 기업형 슈퍼마켓의 문제가 단지 특정 상인들의 문제만이 아님을 보여줬다. (주)롯데쇼핑은 지난달 25일 상계 7동에 롯데슈퍼를 ‘기습 오픈’한 데 이어, 상계 2동에도 입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30년 롯데 껌 팔아온 보답이 코앞에 롯데슈퍼 개점이냐’, ‘가정파괴범 롯데슈퍼’, ‘롯데슈퍼는 공공의 적’…. 이날 집회에서 상인들의 들고 있던 피켓에는 절박함이 묻어나왔다. 상계 7동에서 '오마트'를 운영하는 남철희 씨의 아들 상영 군(15)은 ‘우리 가족의 소중한 일터를 빼앗지 말아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채, 아버지 옆을 떠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의 일터를 빼앗지 마세요"

상인들이 과자, 아이스크림 등 롯데 제품에 대한 '화형식'을 벌였다. 하지만 경찰은 상인들이 불을 붙이자, 곧바로 소화기로 진화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롯데 제품이 담긴 상자를 각목으로 부수고 있는 상인들 (사진=손기영 기자)

남군은 “부모님이 너무 안쓰러워 보인다”며 “(롯데슈퍼는) 너무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상계 7동에 있는 기성 홈마트의 일을 돕고 있는 공원선 씨의 아들 현진(18)군도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괴물 슈퍼'는 상인들의 가정에도 '불행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장사 밖에 모르고 살아왔다는 상계 2동 준마트 사장 문상선 씨는 “내가 이런 자리에 나올 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며, 이곳 상인들의 심정을 전했다.

“이제 자식들에게 ‘열심히 부지런히 살면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못하겠다. 왜냐하면 뻔뻔하게 대형슈퍼들이 골목까지 들어와 장사를 하는 현실 때문이다. 너무 분노가 치밀어서 요즘 잠이 안 온다. 구멍가게들이 별 볼일 없는 존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분노한 상인 "열심히 일해도 성공 못한다"

상계 2동에서 '세계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열 씨도 <레디앙> 기자와 만나 “그동안 명절 때도 쉬지 않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며 “지금도 인근 대형마트 때문에 수입이 많이 줄어든 상태인데, 롯데슈퍼가 입점하면 장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이 급속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해설'은 명쾌했다. 노 대표는 이날 연대사에서 “예전 남원에 이마트가 생긴 뒤 롯데마트까지 입점하려고 했는데,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롯데마트는 결국 들어서지 못했다”며 “전국적으로 ‘큰 것(대형마트)’이 입점하기 어려우니까, 이걸 잘라서 ‘작은 것(대형슈퍼)’들을 많이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지역 주민들도 이날 상인들의 집회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부'라고 밝힌 여성은 집회장으로 달려와 “롯데는 원래 나쁜 기업이었다”며 상인들을 응원하기도 했으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계 1동 주민은 “99마리의 양을 가진 사람이 1마리의 양만 가진 사람의 것을 왜 빼앗느냐”며 자유발언을 자청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상계 7동 '롯데(마이)슈퍼'에서 10원짜리로 제품을 구입하는 항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마지막 순서로 롯데 제품을 박살내고 '화형식'을 벌인 참가자들은 노원구 상계 7동에 있는 ‘롯데(마이)슈퍼’로 이동해, 10원짜리로 제품을 구입하는 항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마들연구소 및 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회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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