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 88만원 세대를 위한 신년사 "'스펙' 경쟁 무찌르자"

기축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어려운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한 해가 오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살면서 이렇게까지 새로운 해가 오기를 바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 사람들이 자기 맘대로 해를 정하고 달을 정한 것에 불과하지만, 또 사람들의 삶 역시 그러한 장치들에 의해서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러한 장치들을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소 뒷걸음에 쥐 잡는 해

어쨌든 한 해가 다 가고 연말이 되어서야 지난 해가 Year of the Rat, 쥐의 해였고, 새로 오는 해가 소의 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로 이사한 집이 쥐의 천국이라서, 연말에 고양이를 새로 들이는 둥, 쥐와 실랑이를 하다보니 이런 것이 다 새롭게 느껴졌다. 소의 기운이 쥐의 기운을 몰아내는 이 신년, 옛말처럼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 같은 예기치 않은 행운이 서로들 덕담으로 오고간다.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은 아직 이름을 붙이지는 못한 12권짜리 한국경제에 관한 일련의 책의 1번 타자인 셈인데, 100개도 넘는 이름들 중에서 결국 최종으로 남은 이름이었다. 계수 조정을 하기 이전의 119만원 세대와 배틀로얄 세대가 마지막까지 경쟁하던 이름들이었다.

가장 낮은 숫자로는 72만원 세대까지도 있었다. 이 이름과 관련해서 가장 피해를 받은 사람은, 내가 알기로는 20대 당사자 운동을 개척하고 있는 희망청이라는 곳의 활동가들이 상징적으로 88만원의 생계비를 받고 있는데, 이들이 가끔 조금 상향된 새 책을 써달라고 하기도 한다.

어쨌든 72만원이든, 88만원이든 혹은 119만원이든, 이러한 수치는 상징적 수치들이며 동시에 미래형의 수치라는 점이다.

조금 덜 받더라도 더 많은 자율적 삶을 살 수 있는 것들이 생태주의에서 일종의 미래 노동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한국은 아주 많이 받고 거의 자유가 없거나, 혹은 아주 조금 받고 '몸의 자유'가 사실상 사라진 저급한 노동에 시달리는, 그 두 가지 형태가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미래 노동의 모습

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라면 아주 많은 제도와 장치들로 제어하지 않았을 때, 이것이 지독할 정도로 비인간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경제에서 시장이 가장 극성에 달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북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고대 상업문명이 끝까지 갔을 때, 인간은 결국 사람도 상품으로 만들어서 이걸 사고 파는 노예 상인의 시대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쨌든 2009년은 2~3%를 제외한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아주 괴로운 시대가 될 것 같은데, 특히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토호들은 물론 민주당의 호남 토호들까지 온통 '삽질'로 나서게 되면서 이 경제 위기의 진짜 클라이막스는 2009년 하반기 혹은 2010년 상반기에 걸쳐있지 않을까라는 게 내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그리고 이 시기, 특별히 20대를 위한 배려의 장치들을 만들지 않는다면 시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한중일이라는 극동의 세 나라의 분위기만 외형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이 가장 시끄럽고, 중국이 그 다음이고, 한국은 가장 조용한 것이 내가 살펴본 형국이다. 일본은 '격차사회'라는 말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일본식 줄임말인 '네오 리베'가 이미 한참 유행 중인데, 여기에 '워킹 푸어'라는 단어가 한참 맹위를 떨치고, 지난 몇 달간 '파견 킬'이라는 살벌한 단어가 등장했다.

토요타에서 수천 명의 파견 노동자에게 핸드폰으로 해고 조치를 알린 이후, '대면관계'에 익숙한 일본 사회가 들끓고 있다. 생각해보면 기륭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비정규직들의 해고는 통화가 아니라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전달되었는데, 이게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에 대해서 최소한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는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은 듯하다. 여기에 '길거리에 나선 30대'라는 표현으로, 30대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하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대결 국면으로 가는 중이다.

중국의 경우는 '단절'이라는 표현에서 상위의 엘리트 집단이라고 분석되던 대학 졸업자들의 실업이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이 전대미문의 현상에 대해서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중국 사회가 술렁이는 중이다.

한중일의 경우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이상한 고용통계가 아닌 약간 정석적인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면, 한국의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해보이는데, 기이할 정도로 침묵하고, 매스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하나마나한 소리'의 레토릭 장식품처럼 '청년 실업'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대책으로 일부에서 대학생 자격고사 같은 것을 만들자고 하는 걸 보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시장에서 총공급과 총수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데, 대학생 졸업자격을 국가가 부여하는 자격고사 같은 것을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이제 대학생마저도 사교육 열풍에 밀어넣겠다는 '적들의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요즘 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부 관료들이나 혹은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과 토론할 때 주로 하는 얘기가 있다. IMF 경제 위기 때, 어려웠지만 우리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도입하면서 복지사회의 기반에 해당하는 인프라를 만들었었다. 이번 경제위기는 더 길고 추울 것이지만, 어쨌든 이 기회에 '사회적 일자리'와 함께 '사회적 경제' 혹은 제3부문이나 제4부문을 본격적으로 형성해야 하지 않을까... 이건 나의 본심이다.

최근 아주 공개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어느 정부연구원에서 추정한 게 있는데, 한국의 시민사회에서 1% 정도의 생산을 하는데, 고용은 전체적으로 5%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물론 여기에는 자활과 같이 '사회적 일자리'에 해당하는 것들, 이제 막 시작한 사회적 기업 그리고 생협과 같은 협동조합을 모두 포함한 수치이다. 노무현 시절에 이헌재 부총리가 농업을 해석하듯이 한다면, 5%나 되는 '시민'들이 1% 밖에 GDP에 기여하지 못하므로 이는 퇴출되어야 할 사람들이 될 것이다.

물론 이걸 사회적 경제라는 눈으로 본다면, 단 1%의 돈만 가지고도 5%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중이니까, 사회적 안정성에 대한 기여가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만난 20대들

최근 정부에서 시범사업격으로 실시하는 몇 개의 사회적 기업에 관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3년 정도를 지원해주고 여기에서 제시하는 임금은 76만원이었다. 서울에서 이 돈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분명히 도시 빈민임에 틀림이 없는데, 이 돈이라도 받고서 일을 하도록 해야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이 금액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이명박 정부가 주는 돈, 아니 정부에서 주는 돈은 절대로 받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정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열려있는데, 내 생각에는 일단은 그렇게 해서라도 대기업과 공공 부문의 두 축만이 '우아한 직업(decent job)'을 제공한다는 극도로 천박한 '개인적 해법'에 대한 다른 해법들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3년간, 정말로 많은 20대들을 만났고, 아마 한중일의 20대라고 한다면, 내가 가장 많이 만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의 일부는 아주 힘 있는 부모들의 자제이고 컨설팅 회사나 로펌 같은 데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방대학에 가느니, 차라리 집안 일이나 도우면서 살겠다고 근실한 결심을 했지만, 결국은 농촌의 '마을 형들'하고 천렵하고 술 마시면서 몇 년을 보냈다가 알콜중독이 심해져 있었다.

이런 속에서 '20대를 위한 우정과 환대의 공간'은 어떻게 열 것인가? 이런 고민들이 여전히 내 머리 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펼쳐져 있다. 방향은 알겠는데, 답은 여전히 모호하다.

우정과 환대의 공간

대체적으로 정리해보면, 내가 만난 20대들의 일부는 '근자감' 즉,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희망에 가득 차 있었고, 많은 20대들은 잔뜩 겁에 질려서, 졸업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번 학기 채점을 하면서 학생들이 왜 이렇게 줄었지라고 생각해보니까, 아닌 게 아니라 휴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자, 어쨌든 신년이 밝았다. 수년에 걸쳐 20대의 문제를 싫든 좋든, 연구목록의 하나로 넣을 수밖에 없던 나도, 주활동 무대를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연세대학교의 문화인류학과와 청년문화원으로 옮겼다. 비정규직 시간강사라는 나의 신분은 변함이 없다.

두 과목을 맡으면 학기 중에 대체적으로 90만원 약간 넘는 돈을 받는다. 사람 값이 임금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은 경제적 원칙이겠지만, 아무리 자본주의라도 사회와 문화가 그렇게 기계적으로 '경제의 철의 법칙'을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

올해에는 나도 좀 정신을 차리고, 이제는 쥐의 해에 겪었던 어려움들은 좀 털어버리고 뭔가 좀 해볼 생각이다. 작년에 미루어두었던 '20대 권리장전'도 정리를 좀 해보고, 20대 당사자 운동을 위한 세부 프로그램들도 이제 새로 생긴 20대 활동가들과 함께 정리해볼까 한다.

프랑스의 학생 아파트 같은 것들은 방향도 선명하고, 상징성도 높아 보인다. 복지 특히 지역복지라는 눈으로 본다면, 어렵다고 해도 해볼 수 있는 것들이 아주 없지는 않다.

다양안정성의 사회

<레디앙>의 20대 독자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소의 해를 맞이해서, 내가 드릴 수 있는 신년사를 바치고 싶다. 작년에는 10대 좌파 소녀들에게 신년사를 바쳤다.

20대 여러분, 어려운 건 알지만, 여러분 스스로도, 정말로 사람 한 점 한 점이 '우정과 환대의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점을 보아 하나의 면이 될 때, 다양하면서도 안정성이 있는 그 '다안성'의 한 점이 될 것이다. 작년에는 점을 놓기 위한 점바둑을 우리는 펼쳤던 것 같다. 올해는 그 점을 이어서 본격적인 포석을 두기 시작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신년, 부디 취업과 삶에 시달리는 많은 <레디앙> 독자들 여러분들의 삶에도 밝은 빛이 들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자본의 음모에 의해서 만들어진 스펙 경쟁부터, 올해는 무찌르자.




TAG 88만원 세대, 기륭전자, 레디앙, 스펙 경쟁, 우석훈
  1. 애독자 2009/01/05 2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 효리사랑 2009/01/05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올해 대학교 4학년인데, 힘을 얻을 수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3. 88세대 2009/01/06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저희의 정신을 깨게 하는 글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

  4. 우왕굳 2009/01/06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배웠고요 ^^ 그런데 장난 섞인 말이라도 '좌파' 라는 말은 좀...그넘의 왼,오른쪽 구호에 질려버려서요. 자라나는 학생들은 좌우를 떠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ㅋ 제가 좀 예민했네요.ㅋ 또 공부하러 오겠습니다 ^^

  5. 88만원 세대 2009/01/06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최근에 88만원 세대를 읽고 등골이 서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조직의 재발견을 사서 읽고 있고, 촌놈들의 제국주의도 미리 사놨드랬죠.

    쉬지 않고 학교를 다녔다면 이제 졸업을 해야할 시기이지만 저도 한 번 미래를 개척해보고자, 휴학을 하고 있었드랬죠. 대한민국의 5퍼센트가 되어보고자 말이죠.

    그 와중에 읽은 88만원 세대는 충격이었습니다. 20대이며, 20대를 매일 만나며,20대의 생각을 매일 듣고 있는 저 스스로 돌아보지 않았던 현실,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서로를 재단하며 개미지옥을 탈출하기 위한 수싸움에 몰려 있는 제 모습이 바로 그책에 담겨 있었으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저술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책에 담긴 내용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그리고 연세대학교에서 활동하신다니 무척 반갑기도 하네요. 20대를 살펴보시기에 꽤 괜찮은 공간이니까요
    그리고 연세대학교...4년째 다니고 있지만 돈에 관한한 20대에게 정말 무시무시한 학교이기도 하구요.

    기회가 된다면 강의라도 한번 꼭 듣고 싶네요..그럼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6. 을파소 2009/01/06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입니다. 퍼가서 다른 사람과 나눌께요.

  7. 머털이 2009/01/08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 자신의 현재 입장이 88만원 세대인지라. 더 가슴에 와 닿네요.
    우석훈 교수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조선일보 굴욕, 기륭 왜곡보도 정정

1,160일을 넘어 서고 있는 기륭전자 사태를 두고 노사 그리고 정부와 경찰까지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기륭전자 사측은 이제 사망에 이른 신자유주의 정책과 그 사고방식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사측은 이윤을 위해서는 불법 파견도 그리고 비정규직도 구사대와 용역깡패도 상관없다는 안하무인의 태도다.

조선일보의 굴욕

무엇보다 생명과 인권을 유린해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자기를 보호해 줄 것이라 믿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른바 보수언론이나 경제신문을 통해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음해해왔다.

그 음해의 선봉은 역시 <조선일보>였다. 이 신문은 기륭전자 사측의 주장을 그대로 신문 지상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중국으로 공장 이전과 경영 적자의 책임을 노조 파업 때문으로 몰았다. 기륭전자 사측은 노동자들의 투쟁의 정당성에 먹칠을 하기 위해 김소연 분회장의 과거를 캐서 교활하게 색깔론을 들이밀고 투쟁에 물타기를 했다.

그 중 백미는 국가보안법 피해 사례를 악용하는 것과 더불어 전 직장에서 노조활동의 내용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것이었고 조선일보는 이례적인 크기로 이를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당사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언론중재위를 통해 왜곡과 편파, 그리고 퇴행의 대명사 <조선일보>조차도 끝내 사실과 진실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왜곡보도가 큼직하게 지면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정정보도는 1단 기사로 11면 구석에 '읽히기 싫은 모양'으로 편집됐다.

본지(조선일보)8월 22일자 A11면 '기륭전자에선 무슨 일이' 제하의 기사

본지 8월 22일자 A11면 '기륭전자에선 무슨 일이' 제하의 기사와 관련, 기륭전자가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한 것은 노조파업과 무관하며, 적자의 주된 이유는 노조파업이 아니라 다른 경영상 이유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기륭전자 노조는 노사합의가 결렬된 주된 이유는 보상금이 아니라 재고용 및 고용보장 기간의 문제 때문이었으며, 김소연 분회장이 2000년 당시 부도난 갑을전자를 상대로 농성한 것은 위로금이 아니라 퇴직금,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밝혀왔습니다.

언론들은 종종 객관성(또는 공정성)을 가지는 문제와 진실을 파헤치는 문제가 충돌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기륭전자 사태에 대한 기륭전자 사측을 대변한 <조선일보>와 경제신문들은 최소한의 객관성조차 유지하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근로자들의 파업 => 중국으로의 생산라인 이전’이라는 도식으로 보도를 했다. 하지만 실제는 ‘중국으로의 생산라인 이전 계획 수립 및 이전 => 파견계약 해지 => 파견 근로자 문자해고 => 근로자들의 노조 결성, 파업’ 순으로 인과 관계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회사 퍼뜨린 악의적 소문 그대로 베껴 기사화

이런 명백한 시간상의 흐름조차도 왜곡하는 이유는 그들이 노동조합이 헌법적 권리이자 최소한의 인권 인프라에 해당된다는 상식보다 단지 이윤의 걸림돌이라는 퇴행적 생각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김소연 기륭 분회장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과 더불어 형 선고 후 이후 기륭전자에 마치 ‘전문 노동운동’을 위하여 입사한 것인 양 묘사했다. 이런 논리는 기륭전자 노조가 만들어지자마자 회사가 구사대의 이름을 빌려 악의적으로 퍼뜨린 소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김소연 분회장의 3년여에 걸친 기륭 입사와 근무는 생계를 위한 당연한 것이었다. 더더욱 공장 생활을 통해 노조를 만들고 노동운동을 한다 해도 이런 사실이 불법이나 부도덕을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도 없다.

노동조합 활동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를 근거로 김소연 개인의 신상을 적시하여 김소연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명백한 명예 훼손으로 민형사상의 범죄 행위가 되는 것이다.

특히 기륭전자 사측과 <조선일보> 등은 자기들이 돈과 이윤에 눈일 멀어 인간다운 삶을 부정하면서도 정작 기륭전자 여성비정규직들을 지독하게 '돈을 탐하는 노조 또는 노동운동가'라고 음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노사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는 것은 회사에게한테나 좋고 쉬운 문제다.

위선과 기만의 극치

노동조합의 경우 고용 보장의 문제와 더불어 언제나 인간다운 일터를 만들기를 원한다. 돈의 노예들이 노동조합은 마치 이슬만 먹고 살아야 한다는 식의 적반하장의 논리를 펴는 것을 보면 가히 위선의 극치를 보는 것과 같다.

분회가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했다는 음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회사는 김소연 분회장이 기륭 입사 전 노조 위원장으로 있던 갑을전자 투쟁을 왜곡했다. ‘분회장 김00씨는 부도난 갑을전자의 대표이사를 상대로 파산 위로금(6억원)을 받기 위해 본사 점거 농성을 벌였던 인물’이라 하여 분회장이 오로지 파산위로금을 받기 위해 투쟁한 것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갑을전자는 부도가 났던 회사이고 그래서 퇴직금 전액 보장, 생계 대책비 평균임금 9개월분 지급, 매각 및 재가동시 전원재고용 등이 쟁점이었다. 당연한 요구였던 것이다. 하지만 기륭 사측과 <조선일보> 등은 폐업된 회사 근로자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퇴직금, 체불임금을 받기 위한 투쟁조차 불온시하는 것이다.

지난 1주일간 기륭전자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구사대와 용역깡패와 경찰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생명줄을 끊었다. 연대하는 시민들의 손과 발을 부러뜨리고 시력을 뺏어갔다.

그 와중에도 기륭전자회사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을 말로 녹음하여 지속적으로 방송하고 또 인터넷 상에서 음해 작업을 지속했다. 그런데 이번 조선일보의 정정보도는 기륭전자 사측의 말이 그 뿌리부터 허위와 거짓에 근거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사실 왜곡도 서슴지 않는 찌라시 신문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 노동자 투쟁의 본질은 노예 노동인 파견 노동, 그것도 불법 파견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권리는 없고 의무만 주어지는 노예적 관계가 불법으로 형성돼도 벌금 500만원이면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에 대한 항거이다.

하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이런 기초 상식이 4년째 무시되고 있다. 황금만능의 사회에서 오직 강자 독식의 경쟁논리에 빠져 무수한 거짓과 폭력과 그리고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기륭전자 여성비정규 노동자들과 이랜드, 강남성모병원, GM대우, 코스콤, KTX 등 무수히 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어 진실은 거짓과 허위를 뚫고 역사 속에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오늘(10월 25일)은 그 기륭전자 앞에서 2008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촛불전야제가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열린다. 이미 기륭전자 투쟁은 전체 87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절망을 뚫고 나가는 희망의 거처가 되고 있다. 소망의 거처가 되고 있다. 단지 그들만 모르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비정규직 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최전선 기륭분회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길 우리 모두는 간절히 기원한다

문재훈 / 서울남부노동법률상담센터 소장
webmaster@redian.org



TAG 기륭전자, 정정보도, 조선일보, 조선일보의 굴욕, 찌라시
  1. ㅎㅎ 2008/10/27 1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썬데이서울

  2. 뒤도 안닦아... 2008/10/27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쫌 폐간안되나...?

  3. 지금 2008/10/27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일보를 언론이라 생각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을지.

    찌라시를 넘어서 그냥 가쉽만 다루는 쓰레기 수준의 종이일뿐...

    보는 사람 멍청이 바보 취급 받는다는..

    • 눈사람 2008/10/27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많습니다..
      저희 아버님도 철석 같이 믿으시다 요즘 들어 제가 좀 말을 해서 그나마 약간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시지만 아직도 믿으시는 눈치입니다. 기성세대 분들을 욕해서는 안됩니다...이런 분들을 속여온 찌라시들을 용서할수 없을뿐입니다,

  4. 조선일보 기사보면 2008/10/27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문점이 먼저 든다..이 기사가 사실에 입각했어 썻나? 어떤 악의적인 의도가 있을까???차라리 경향,한겨레를 본다......내용은 소략해도 사실에 입각한 보도...서민, 중산층을 위하는 인간적인 냄새..

  5. 프랑켄 2008/10/27 14: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많은 사람들이 '조선일보는 바퀴벌레 같아서 그렇게 쉽게 안 죽을 것이다'라고 하는데, 서서히 금이 가고 있는 게 보입니다. 돌로 비유하자면 금이 가는 과정이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금이 가게 되면 조금만 힘을 줘도 확 깨져버립니다. 언론의 기본 중의 기본인 신뢰를 버린 지 오래인 조선일보가 과연 오래 갈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미래의 주역인 10대들은 이미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지 훤~~히 아는 세상에서요^^

  6. 조선구라 2008/10/27 14: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호를 <조선구라>로 바꾸죠. 그럼 욕은 안 먹을텐데.........

  7. 조선폐간 2008/10/27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개가 신문이라고 설치니... 나라 꼴이 이모양이지.....

  8. 조중동박멸 2008/10/27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일보에 사람이 사나???불질러야해...모두

  9. 답답한 세상.. 2008/10/27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중동이 보도하면 모두가 사실인 것처럼 알게 되는 사람들이 더 큰 문제죠..

  10. 그는대통령감이아니다. 2008/10/27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 치가 떨린다

  11. ㅋㅋㅋ 2008/10/27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곡 이라는 단어가 늘 붙어다니는 신문 무신뢰

    사실을 그대로 전하기 보다는 왜곡을 초점에 두고 기사를 쓰던데요

  12. 조선폐간 2008/10/27 15: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중앙,동아는 증권사 찌라시와 거의 비슷한 수준아닌가.
    증권사 찌라시에 대한 모독인가...ㅎㅎ

    • 증권 찌라시모독 2008/10/27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선패간님 앞으로 밤길 조심하십시요 .
      증권사 찌라시가 승질났답니다 .
      하필이면 조중동과 비교를 했다고 ...

  13. ㅎㅎㅎ 2008/10/27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썬데이 조선.

  14. 고개 2008/10/27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일보....한 동네의 정보지 만도 못합니다.
    조선일보....한 15%만 믿으면 됩니다.
    조선일보....2년 전만해도 조선일보만 봤습니다.
    조선일보....이제 안본지 10개월 넘었네요.
    조선일보....입맛대로 기사나열 합니다.....그래서 마음대로 쓰고 욕먹음 되지 인가 봅니다....

  15. 어지러운 2008/10/27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아무리 찌라시라도 돈 있으면 안죽죠 ^^

    조선일보 뒤에 누가 있는지 기억한다면 쉽게 망하리라 전망은 못합니다.

    잔 줄기 좀 틀어막고 쳐냈다고 좋아하면 바보가 되겟죠.

    신문 구독료, 광고료 안받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신문사일꺼니까요.

  16. 좃선 2008/10/27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찌라시들이 지금의상황을 만든것입니다.IMF 직전에 가서도 아무것도 모르고 따옴표짓이나하던 신문..이제 그걸 끊어야할때입니다. 노인네들 좃선을 성경책처럼 펴보는 습관부터 없애고 각 식당에서는 좃쭝똥을 보시면 바로 국믈을 쏟아서 다음사람이 못보게 합시다...

  17. 화장실에서 쓰기도 더러운 조중동 신문 2008/10/27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장실에서 꼬깃꼬깃 구겨서 밑 딱을때 쓰기도 더러운 조선 일보 ,조중동 신문은 아궁이에 불땔때 태워 버리는 걸로 쓰기에 딱 맞음

  18. rmfjrp 2008/10/27 1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끈질기다 아직도 건재한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암튼 지하철에서 이런 신문 들고 있는 인간들도 사실 역겨워 모두는 아니나 대부분은 같은 부류가 아닐까 생각이 들거든... 아직도 백화점 상품권 7~8 장 들고 유혹하는 어둠의 세력들이잖아 ㅋㅋ 지들만으로 안된다는거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불법도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면서 어떻게 신문기사는 그따위로 쓰지? 아~~휴 기대감도 없지만 ... 건재하는 것이 신기할 뿐이당

  19. dkfqkq 2008/10/27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찌라시 언론=수구꼴통정치= 매국자본=친일 매국노들의 유산

  20. 일본신문 최고는 2008/10/27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일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황이 심고간 쓰레기 신문이다

  21. 이준길 2008/10/27 1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가네 이제는 자숙 좀 하세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쓰레기를 가지고 자꾸 사람들 선동하지 말고, 왜곡하지 말고 기자님들 초심으로 돌아가서 있는 그대로 지면에 옮기면 김씨든 이씨든 박씨든 누가 방가네 욕을 하겠쓔!!!!! ㅆㅂㄴㄷㅇ????

  22. 조선? 버려!! 2008/10/27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딩시절에 조선일보읽고, 고딩시절에 중앙일보 읽은 내 한심한 옛 기억이 난다 ㅡㅡ(지금은 한겨레읽습니다.^^;)

  23. 연습생 2008/10/27 1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일보 ㅋㅋ
    얼마전 와이티엔 노조투쟁때문에 시청률 하락 기사썼다가 망신당하고 바로 내렸죠... ㅋㅋ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거짓은 안써야 할거 아닌가...

  24. 웁스 2008/10/27 1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언론이였다면 왜 그랬을까 했겠지만.

    조중동이 그랬다는데

    "역시 조중동"이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참....

  25. 종이가 아깝다. 2008/10/27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것도 신문이라고 인쇄를 하는 종이와 잉크가 아깝다.
    저건 신문이 아니라 애견 배설물 받아주는 종이에 불과하다...난무하는 찌라시보다 정보력 없고 신빙성 결여는 기본이요 내가 저딴신문기사를 믿느니 차라리 라면봉지의 라면사진을 그대로 믿고만다 ㅋㅋ

  26. anne 2008/10/27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선풍기,상품권,현금 안돌리면 망하는 조중동아~~반성 좀 해라.

  27. 2008/10/27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정도 정정기사면 완전 소설을 썼네! 저런걸 신문이라고.....ㅉㅉㅉㅉ



용역깡패-경찰 합동작전…부상자 속출 '아수라장'

“돌아오는 것은 폭력뿐이에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면 주먹과 발길질이 메아리처럼 돌아와요. 저들은 ‘계급 전쟁’을 선포했어요. 이제는 전쟁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지극히 인간다운 모습으로 저들의 도발에 맞설 거에요”

눈 주위가 부어있는 인터넷카페 ‘함께 맞는 비’ 운영자 신현원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20일 아침, 카페 회원인 오 아무개 씨, 송경동 기륭공대위 집행위원장과 함께 용역깡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날 새벽의 악몽이 계속 떠오르는지, 그가 잡은 마이크는 떨리고 있었다. 20일 오후 4시 가산동 기륭전자 농성장에는 용역 깡패가 다시 폭력을 휘둘렀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시민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규탄 집회가 열렸다. 신씨의 당시 상황 설명이 이어졌다. 

“집회신고를 하고 오늘 아침에 이곳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측이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집회를 방해했죠. 우리가 항의하자 갑자기 용역깡패들이 저를 포함해 남성 3명에게 마구 폭력을 휘둘렀어요. 카페회원인 오씨는 철문 안쪽으로 끌려가서 집단구타를 당했죠. 이빨과 코뼈가 부러졌고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폭력침탈' 규탄 집회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회사 안으로 끌려가 폭행 당해, 병원에 입원 중

“오늘 새벽 1시쯤에 인터넷 카페에 ‘용역 깡패들이 들어올 것 같다.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이 떴어요. 마음이 편하지 않아 <아프리카 TV> 생중계로 새벽 4시까지 상황을 지켜봤지만, 금세 피곤해서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일어나니 ‘농성장이 침탈당했다’는 문자가 왔더라고요. 끝까지 지켰어야 하는데…. 정말 죄송해요. 정말요.”

한국기독교청년연합 회원인 희원 씨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오후 5시 반 경 집회가 끝나가자,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경 100여명이 갑자기 집회장 주위로 배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분회원들은 “합법적인 집회를 하는데, 왜 행패를 부리는 거야”, “당장 철수해라”고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고, 전경들이 기륭전자 농성장 쪽으로 오는 것을 몸으로 막았다. 한 시민은 “경찰은 역시 우리의 편이 아니라, 자본의 편”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회장 주변에 투입된 전경들을 몸으로 막고 있는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기륭전자 담벼락과 본사 건물 옥상에서 카메라로 채증하고 있는 경찰 (사진=손기영 기자)
 
전경들은 농성장으로의 진입을 막는 시민들을 방패로 밀쳤으며, 일부 흥분한 전경들은 시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질도 서슴지 않았다. 15분 뒤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 이어지자 전경들을 잠시 병력을 뒤로 철수시켰다.

한편, 기륭전자 정문 앞에는 10m 높이의 철근구조물(망루)이 세워지고 있었다.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이 용역깡패 폭력행위에 대한 항의표시로 올라갈 농성장이었다. 김 분회장은 고개를 들어 철근구조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입에는 연신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동안 하도 목숨을 많이 걸어서 이제 걸 목숨도 없어요. 솔직히 10m 위에서 농성을 하려고하니 많이 힘들 것 같아요. 누구의 희생도 없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저 위에서 싸울 거에요”

"이제 걸 목숨도 없다"

김 분회장은 말을 끝내자마자 철근구조물 위로 올라가지 시작했다.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김 분회장의 뒤를 따라 10m 상공으로 향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철근구조물이 흔들리지 않게 아래에서 구조물을 붙잡았다.

 
  ▲10m 높이의 철근 구조물 위로 올라가고 있는 김소연 분회장 (사진=손기영 기자)

두 사람이 맨 위에 오르자, 철근구조물에는 ‘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철폐하자’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졌다. 김 분회장과 이 위원장은 10m 상공에서 “폭력침탈, 기륭전자 규탄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쳤다. 하지만 잠시 후퇴했던 전경 몇명이 철근구조물 아래로 다가와, 구조물을 흔들었다.

이어 경찰 방송차에서는 “불법집회를 중단하지 않으면, 강제해산 하겠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철근구조물을 흔들어 대는 전경들을 밀어내며 강력히 항의했고, 현장에 있던 시민 한 명은 경찰에 연행되었다. 그리고 기륭전자 정문 안쪽에 있던 용역 깡패 100여명이 순식간에 달려 나와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는 용역들 (사진=손기영 기자)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유흥희 기륭 분회원 (사진=손기영 기자)

욕설은 기본, 용역깡패들은 주먹질, 발길질 그리고 주변에 있던 집기들을 사람들에게 마구 던졌다. 바로 옆에는 전경들과 현장지휘관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폭력행위를 말리기는커녕 밀리지 않도록 뒤를 받쳐주고 있었다. 또 깡패들에게 저항하는 시민들을 채증하기에 바빴다.

용역깡패와 경찰의 합동작전

“용역깡패와 경찰이 지금 합동작전을 펼치고 있어요. 방금 한 분이 경찰에 연행되었는데, 제가 그분이 연행되지 못하게 막으니깐 바로 용역깡패가 와서 주먹질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용역깡패 한 명이 시민들한테 밀려 넘어지자, 전경들이 바로 방패로 그 시민을 밀치더라고요”

‘강남성모병원 촛불연대’ 회원인 소나무(닉네임)가 붉게 상기된 얼굴로 현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전경들은 김소연 분회장과 이상규 위원장이 농성중인 철근구조물 밑에서 스크럼을 짜고 있었고,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에서는 용역깡패와 구사대들이 있었다. 구사대와 전경들 사이에는 시민 십여 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발을 구르고 있었다. 

순간 농성장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경과 용역깡패 사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 8명이 경찰에 강제 연행되었기 때문이다. 강제 연행된 시민들은 기륭전자 정문 안쪽으로 끌려갔다. 이어 윤종희 기륭전자 분회원은 다급한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고 “지금 저 안쪽에서 다치신 분들이 있다. 119를 불러 달라”고 했다.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시민 (사진=손기영 기자)
 

   
  ▲부상을 입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시민 (사진=손기영 기자)


잠시 후 현장에 119 구급차가 도착했고, 시민들은 경찰과 용역깡패들에게 “다친 사람이 있으니 길을 터 달라”고 외쳤지만, 경찰과 깡패들 꿈적도 않았다.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찰은 할 수 없이 119 구조대원들의 정문 진입을 허용했고, 남성 3명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한 남성은 눈 주변에 큰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남성 2명은 얼굴 주변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의식이 있는 남성 한 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차라리 죽어버릴래요"

“철근구조물을 전경들이 흔들지 못하도록 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와서 저를 포함한 8명을 강제 연행한 뒤, 정문 안쪽으로 끌고 가더군요. 거기에는 용역깡패들이 있었어요. 깡패들은 저희들을 감금하고 마구 폭력을 휘둘렀어요. 그래서 얼굴을 다쳤고요. 부상자가 생기자, 경찰은 할 수 없이 연행된 사람들을 모두 풀어줬어요”

밤 8시 10분. 시민들과 분회원들이 150여명이 계속 현장을 떠나지 않고 저항하자, 경찰은 재차 해산경고를 했고 이어 200여명의 전경들이 양쪽에서 시민들을 포위하며 진압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송경동 기륭공대위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시민 6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결국 시민들은 전경들에게 밀려, 기륭전자 정문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제일모직 물류센터 건물까지 밀려났다.

잠시 후 용역깡패들은 김소연 분회장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근구조물 밑으로 달려가 구조물을 흔들며 농성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최동렬도 저를 죽이려고 하고, 경찰 그리고 깡패들도 저를 죽이려고 해요. 저 죽어버릴래요”. 참다못한 김 분회장은 울먹이며 10m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옆에 있던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밑으로 뛰어내리려는 김 분회장을 제지했고, 밑에서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울먹이며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하지만 옆에 있던 용역깡패들은 울먹이는 김 분회장과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마냥 웃고 있었고, 경찰들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

밤 9시 현재, 경찰은 기륭분회 농성장으로 향하는 길목을 봉쇄한 상태이며, 시민 50여명은 용역깡패들의 침탈에 대비해 김소연 분회장과 이상규 위원장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10m 높이에 철근구조물(망루) 주변을 지키고 있다. 밤 9시 45분 경 경찰과 시민들 간에 충돌이 다시 발생돼, 연행자는 10명, 부상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2008년 10월 20일 (월) 21:14:40 손기영 기자 mywank@naver.com



TAG 기륭전자,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 비정규직, 용역깡패
  1. 이용우 2008/10/21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친 새끼들....
    시대가 아무리 거꾸로 가기로 서니... 다시금 용역깡패까지 동원하다니....
    아~~ 정말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요...

  2. 풀무쟁이 2008/10/21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노... .

  3. 실비단안개 2008/10/21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찰이 용역 깡패와 한 패라니 - 이게 나라인가.
    빠른 쾌유를 빕니다.()



또 주먹질, 발길질…"죽어도 여기서 죽겠다"


15일 오후 찾아간 기륭 농성장.

이날 새벽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와 회사 구사대에 의해 강제로 철거된 기륭전자 분회 농성장의 모습은 처참했다. 간신히 건진 컵라면 두 박스와 생수 한 통이 농성장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바닥에는 갈기갈기 찢겨진 천막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아스팔트 위에 주저앉아 있던 기륭전자 분회원들 앞 정문에는 사측에서 고용한 10여명의 용역깡패들이 분회원들의 모습을 보고 마냥 비웃고 있었다. 한 용역깡패는 분회원들을 향해 손으로 'V자‘를 지으며 약을 올리기도 했다.

용역깡패들, 'V'자를 지으며 약 올리기까지

하지만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시민들은 사측의 농성장 침탈에 항의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고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깔개를 깔았다. 오후 3시 반 갑자기 정문에 있던 용역깡패들이 길목을 비키더니, 파란색 ‘엑스트랙’ 승용차 한 대가 정문을 나왔다.

▲차량의 진행을 막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구사대원 (사진=손기영 기자)



 
  ▲회견을 방해하는 차량의 진행을 막는 시민들과 분회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승용차는 바닥에 있던 깔개와 회견 현수막을 그대로 밟고 지나갔고, 주변에 있던 조합원들과 네티즌들은 차량 진행을 막으며 저항했다. 이에 정문에서는 100여 명의 용역깡패와 회사 구사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차량을 막던 분회원들과 시민들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가했다.

"너흰 뜨거운 맛을 봐야 해"

분회원들과 시민들은 시설물을 파손하려는 차량의 진입을 끝까지 막으며, 용역깡패들과 구사대의 폭력에 저항했다. 기륭전자 이름이 들어간 파란색 점퍼를 입은 한 구사대원은 “너희 때문에 몇 년을 고생했는데, 뜨거운 맛을 봐야 해”라고 말하며 마구 발길질을 했다.

분회원들과 시민들은 100여 명이나 되는 용역깡패와 구사대의 폭력으로 차량을 막지 못한 채 50미터 가량 밀려났다. 폭력행위에 시민들이 계속 항의하자 용역깡패와 구사대들은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현장에는 전경과 현장지휘관 30여 명이 있었지만, 분회원들과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깡패와 구사대들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 차량이 어디론가 사라진 뒤 용역깡패와 구사대는 다시 정문으로 발길을 돌렸다.

경찰, 팔짱끼고 구경만

‘기륭전자 농성장 침탈 규탄 기자회견’은 예정시간을 넘겨 오후 4시 반이 돼서야 진행되었다.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한 기륭전자 윤종희 분회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방금 전까지 용역깡패의 폭력에 저항했던 윤 분회원의 ‘가쁜 숨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들리고 있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자리에 의도적으로 차량을 통과시키고, 우리가 항의하자 준비라도 한듯이 구사대, 깡패들이 뛰어나와 폭력을 휘둘렀어요. 저들은 또 다시 순식간에 몰려와서 폭력을 유발할 것 같아요. 하지만 거기에 말릴 필요는 없어요. 이 모든 것을 지시한 사측의 경영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 같은 존재들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해가 안가는 게 있어요. 구사대들도 우리와 같은 노동자들인데 우리들을 죽이려고 해요. 서로 약자인데, 사측의 횡포에 함께 싸워도 모자랄 판에 저들은 강자를 향해서는 허리를 굽히고 같은 노동자에게는 폭력을 휘둘러요. 모르겠어요. 정말…”

같은 노동자에게 폭력 휘두루는 구사대 이해 안가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도 상의가 흠뻑 젖은 채 마이크를 잡았다. 정 위원장도 기자회견을 방해하려는 차량의 진입을 끝까지 막으며, 분회원, 시민들과 함께 구사대들에 맞서 저항했었다.

“지금 접하는 현실이 대한민국의 모습이에요. 얼마 전 수천억 원을 탈세한 이건희씨에 대해 대부분 무죄판결을 내리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용역깡패를 동원해 폭력을 휘두르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에요. 얼마 전 기륭전자 최동렬 회장이 한 케이블 TV에 ‘포도주 애호가’라고 나왔어요. 저는 그게 포도주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붉은 피가 연상되더라고요”

 
  ▲컨테이너박스를 옮기고 있는 시민들과 분회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새벽에 용역깡패들에 의해 농성장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으로 옮겨진 컨테이너박스를 원래의 자리로 옮기기 위해 밧줄을 묶여졌다.

“영차~ 조금만 더 힘내요”. 분회원들과 시민 100여 명은 서로 밧줄을 잡고 컨테이너박스를 옮기기 위해 힘을 합쳤다.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는 10여 분 만에 공중전화 부스 옆으로 옮겨졌다. “죽어도 여기서 끝까지 싸우다 죽을 거야.” 밧줄을 놓고 이마에 땀을 닦던 윤종희 분회원의 입에서 짧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2008년 10월 15일 (수) 19:05:05 손기영 기자 mywank@naver.com



TAG 구사대,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 용역깡패, 윤종희 분회원,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

신부님, 수녀님 깡패 말고 '대화가 필요해'

강남성모병원 농성장…'용역깡패' 3차례 난입

강남 성모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에 찾아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뭔가 사들고 가야 할 것 같아서 두리번거리며 가게를 찾아보았지만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건물들만 눈에 뜨일 뿐, 물 한 병 살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한참 걸어 다니며 가게를 찾다가 나는 이마를 쳤다.

‘아차, 여긴 부자 동네 강남 한복판이지!’ 대형 할인점인 줄 알고 찾아간 곳은 서울 팰리스 호텔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십 층짜리 건물들 사이를 요리조리 파고 들어가다가 간신히 편의점을 찾았다. 가진 돈으로는 컵라면 대여섯 개밖에 살 수 없었다.

“요새는 상황이 좀 어떤가요? 제가 지난주 목요일에 오고 못 와서요.”
“저쪽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늘 새벽에 용역 깡패들이 또 쳐들어와서 천막 다 때려 부수고 갔어요.”

   
  ▲지난 9월 17일 1차 천막 철거 모습 ⓒ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조합원이 가리킨 방향에는 무참히 허물어진 채 더 이상 천막이 아니라 쓰레기라 해야 할 것들이 너저분하게 뒹굴고 있었다. 철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되어 있는 버팀목들은 그악스럽게 발길질을 당한 듯 깍둑깍둑 동강이 나 있었다.

수요일 : 오후 5시쯤 천막 설치. 밤 11시쯤 용역 깡패 침탈. 천막 철거. 조합원들과 몸싸움. (몸싸움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여성 조합원들과 우락부락한 용역 깡패들 사이에 몸싸움이란 말은 당치도 않다. 실제로 용역 깡패들이 천막을 뜯어 들고 가자 천막에 매달려 같이 질질 끌려간 조합원도 있었다고 했다.)

목요일 : 천막 없이 깔개만 깔고 농성장에서 노숙. (이날이 내가 방문한 날이었다. 싸늘한 초가을 밤을 조합원들은 천막도 이불도 침낭도 난로도 없이 버텼다.)

금요일 : 새벽에 용역 깡패가 천막 없는 농성장에 다시 침탈. 현수막과 피켓들을 몽땅 강제로 빼앗아 감. (이날에 쳐들어 온 용역 깡패들은 여자들이 많았다고 했다.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 걸까? 촛불집회에 일부러 여경들을 내보내는 수작과 비슷했다.) 오전에 천막을 다시 설치함. 밤에 연대 단위 사람들이 많이 와 주어서 다행히 그 날 밤은 무사히 넘겼다고 함.

토요일, 일요일 : 별 탈 없이 지냄.

월요일 : 새벽에 용역 깡패들 세 번째로 침탈, 천막 허물어뜨림. 카메라를 가장 먼저 빼앗아 갔다고 함. 

9월 22일 월요일은 천막 농성 엿새째 되는 날이었다. 엿새 만에 용역 깡패와 세 번이나 맞닥뜨려야 했던 조합원들은 어처구니가 없어 다들 웃기만 했다.

신부, 수녀들이 권력자

▲용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무슨 놈의 기독교 신자들이 이래? 대화할 생각은 안 하고 계속 깡패들만 보내고 있어요.”

지난 2002년에도 성모병원 정규직 노조는 217일 동안 파업을 했다. 강남 성모병원은 가톨릭 중앙의료원(CMC)이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다.

병원장과 간부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몇 명이 알짜배기 권력을 쥐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 목요일에 방문했을 때도 그랬지만 오늘 와서 있는데도 신부님들 수녀님들이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병원 내부 사정은 지난 주에 왔을 때 얼추 들을 수 있었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700여 명 중 400여 명이 직접 고용 노동자들이고 나머지 300여 명이 간접 고용 노동자들이라 한다. 그 중 간호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5명인데 9월 말에 계약 만료가 되는 파견직 노동자들이 그 65명 가운데 28명이나 된다.

2년 이상 고용하면 무조건 정규직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니 병원 측에서는 계약 만료가 되는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했다. 비정규직법이라는 막돼먹은 악법 때문에 어디서든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막돼먹은 비정규직 관련법

기륭전자, 이랜드, KTX, 코스콤 같은 유명한 장기투쟁사업장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 바깥에 있는 다른 수많은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들에도 비정규직법 때문에 한순간에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바글바글했다.

8월 18일에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한 성모병원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8월말까지 계속 투쟁을 준비해 가다가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병원 안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리고 9월 17일에 처음으로 천막 농성을 시작했고 그 날 밤에 곧바로 용역 깡패들에게 침탈당했다. 매일 저녁 여섯 시 반에 농성장 앞에서 촛불 문화제도 연다고 했다. 농성은 하고 있지만 파업을 하는 것은 아니라서 돌아가면서 근무도 나간다고 했다.

“여기 성모병원이 처음에 오면 적응하기 힘들어요. 일이 너무 많아서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요. 그게 적응이 되고 숙달이 돼야 할 수 있는 일들인데 이제 일이 손에 익을 만하니까 그만두라는 거야.”

“정말 꾀 안 부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출근해서 일했어요. 안 그러면 잘리잖아. 비정규직이고 파견직이니까 밉보이면 그냥 잘리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정규직들보다 몇 배는 더 죽어라 열심히 일했어요. 근데 그걸 병원 측은 모르지.”

“비정규직이라서 정규직들보다 인격적으로 못한 것도 아니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 사람들(정규직)은 예전에는 다 정규직으로 뽑았으니 그때 들어와 정규직인 거고, 우리는 시대를 잘못 만나서 비정규직이 된 거죠. 지금은 몽땅 비정규직으로 뽑는 시대잖아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촛불문화제에 참가 중인 조합원들(사진=보건의료노조)
 

“아까 촛불 문화제 때 발언도 했지만, 정말 말 그대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야.”

“이판사판이야. 우리끼리 뭉치는 수밖에 없어.”

나는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두셋씩 짝을 지어 어디론가 바삐 걸어가고 있었다. 간호사들도 보였다. 그리고 늘 마음씨 착하게만 보이는 수녀님들도 보였다.

신을 믿는다는 것은 신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의미일까? 하느님의 종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왜 노동자들이 벌이고 있는 고단한 싸움을 모른 체하는 것일까? 왜 본체만체 싹 입 닦고 그냥 휙 지나가 버리는 것일까?

‘노조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을 ‘사탄의 무리’라 낙인찍었던 이랜드 박성수 회장, 독실한 종교인이라는 그 허울 좋은 노인네가 문득 떠올랐다. 나는 담배를 피우며 그제야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화단 주변으로 놓인 '부당 전직 철회!'라고 씌인 피켓이 눈에 띄었다.

성경에 나오지 않는 노조는 '사탄의 무리'

“농성자들 중 5명이 본사로 파견 발령이 나 버렸어요. 우리가 본사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대기발령인 셈이죠. 명백한 부당 전직이어서 노동부에 고소 고발을 할 예정이에요. 노동위원회에는 부당 노동해고 구제신청도 할 거구요. 오늘 노무사랑 얘기도 했어요.”

결국 피켓에 쓰여 있는 ‘부당 전직 철회!’는 파견업체에서 들이댄 협박이 현실이 되고 나서 등장한 구호였다. 도대체 종교라는 탈을 쓰고 있는 이 병원의 정체는 뭘까? 나는 다시금 가슴이 답답해졌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정말 뜨겁죠! 저희가 농성 들어갈 때부터 정규직 분들이 많이 걱정해 줬어요. 어려울 거다, 많이 다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전에 217일 동안 투쟁한 경험도 이야기해 주시고..... 농성장에 지지 방문도 많이 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먹을거리들도 사다 주시고 그래요.

오늘은 병원 로비에서 연좌 농성하고 여기로 와서 노숙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와서 격려해 주고 가셨어요. 지원금을 모아서 주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정규직 노조와도 투쟁 내용은 공유하고 있어요. 오늘 새벽에 천막 침탈당한 것 때문에 정규직 노조에서 원장실 쪽에 항의 방문 갔다고 하더라구요.”

이 자리에 지금 정규직 노조에서 나오신 분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규직 노조나 보건의료노조가 이 싸움에 현재 어느 정도나 힘을 보태고 있는지 물어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필요한 물품이 없는냐는 질문에 한 조합원이 "침낭같은 건 있고....아, 생각났다. CCTV가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조합원이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CCTV가 필요해요

“맞아요. CCTV나 경보기 같은 거. 깡패들이 순식간에 모든 걸 걷어가서 자료 하나를 못 남겼어요. 그놈들이 다 때려 부수는 걸 찍어 뒀어야 하는데...... 오늘 새벽에도 카메라를 제일 먼저 뺏어갔어요.”

   
  ▲사진=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지부
 

오죽하면 조합원들이 감시 카메라를 갖고 싶어 할까. 엿새 동안에 세 번 침탈. 무서운 일이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종교인들이 보기에 용역 깡패들은 성전을 수행하는 십자군이나 다름이 없을까? 병원 측 종교인들은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사탄의 무리라 생각하고 있을까?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어린 양들이라 생각하고 있을까?

자본 추악한 얼굴 가려주는 종교라는 가면

모를 일이었다. 종교라는 것이 자본의 추악한 맨 얼굴을 가려 주는 훌륭한 가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이랜드라는 경우가 똑똑히 보여주지 않았나! 과연 성모병원은 어떨까?

곧 있으면 열두 시였다. 하루가 지난 것이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시작한 농성이 어느덧 7일째를 맞이한 것이었다. 이제는 날짜를 헤아리기도 싫은 기륭전자, 날짜를 어림해 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KTX와 이랜드......

성모병원 조합원들이 울며 웃으며 투쟁 100일 200일 문화제를 진행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장기투쟁사업장이라는 눈물겨운 이름을 붙여 주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종교의 이름으로 의술을 행한다는 이곳 성모 병원에만큼은.

나는 집에 가서 글을 써야 한다는 핑계로 그곳을 나왔다.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 조합원들의 밝은 목소리가 내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당장 오늘밤에도 깡패들이 쳐들어올지 모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천막은 또다시 허물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 시대는 거리로 내몰린 조합원들에게 비를 피하고 잠을 청할 조그마한 공간조차 허락해 주지 않는다.

2008년 09월 24일 (수) 11:29:34 박병학 / 서울 서부비정규직센터(준) redian@redian.org



TAG CCTV, 강남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지회, 기륭전자, 박성수, 보건의료노조, 용역깡패, 이랜드



“언니들 하루라도 안 보면 걱정돼요”

[인터뷰-박희경] 기륭 농성장의 ‘40대 촛불소녀’…8월부터 격일로 단식 중

지난 19일 저녁 가산동 기륭전자에는 어김없이 촛불이 밝혀졌다. 김소연 분회장이 없는 농성장은 허전해 보였지만, 그 빈 자리는 네티즌들과 다른 조합원들이 메우고 있었다. 이날 집회장 주변에는 기륭분회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책과 옷가지들도 판매되고 있었다.

“흥희 언니 안녕하세요?”, “‘곰탱이, 프락치 책 많이 팔았어?”.

▲19일 저녁 기륭전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박희경씨(사진=손기영 기자)


고된 투쟁의 현장에 흥겨운 통기타 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어디선가 잠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40대 촛불소녀’ 박희경 씨(41)가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이곳을 찾았다. 왼 팔에 두른 ‘비정규직 철폐’ 문구 손수건과 가방에 달린 비정규직 문제를 알리는 배지들은 그의 관심사를 짐작해 볼 수 있게 했다.

눈빛과 관심 그리고 연대

“일주일에 4~5번 정도 기륭 농성장을 찾아요. 지난 8월 초부터 여길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정말 속상했죠.”

진보신당 당원이기도 한 그는 현재 ‘기륭 네티즌연대’에서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이랜드 등 다른 비정규 장기투쟁장을 찾으며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직장생활 하랴, 투쟁 사업장 다니랴 힘이 들텐데. “한 사람이라도 더 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알면서 누구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그가 이렇게 덧붙인다. "또 조합원 언니들을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걱정이 돼요.”

그는 또 “조합원 언니들의 ‘반가운 눈빛’이 나를 원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이곳에 오고 있죠. 눈빛과 관심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끈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매일같이 기륭 농성장을 찾아, ‘비정규직 촛불’을 드는 그에게 ‘촛불 소녀’라는 호칭을 꺼내자, 그는 이 호칭이 마음에 들었는지 박장대소했다. 그는 아직 '비혼'이다.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던 한 네티즌이 그에게 바나나 한 개를 건넸다.

   
  ▲공연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박희경 씨 (사진=손기영 기자)
 
하지만 잠시 머뭇거리던 박 씨는 옆에 있던 기자에게 바나나를 다시 건넸다. “제가 오늘 단식을 하는 날이어서”라며 사정을 털어놓는다. 그는 기륭 농성장을 처음 찾은 지난 8월 초부터 이틀에 한번 꼴로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다.

“한끼를 굶어도 먹고 싶은 것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90일이 넘게 단식을 벌인 김소연 분회장은 어떻겠어요. 단식을 해보니 마른 풀잎에 남은 기름까지 모조리 빠지는 느낌이었죠”라며 단식의 소회를 밝혔다.

박희경씨는 조그만 인테리어 회사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직원이다. “비정규직 투쟁은 본인의 문제가 아니지 않냐”는 기자의 ‘뻔한 질문’에, 그는 “요즘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가 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규직이 점점 적어지고 있잖아요.”라고 답했다.

이어 박 씨는 조촐한 촛불문화제가 열리던 농성장 주변을 잠시 바라봤다. “김 분회장의 단식이 중단되면서 여길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고 있어요.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봐야겠어요. 당위성만으로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의 입술 사이에서 작은 한숨소리가 새나온다.

기자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그는 자신의 ‘옛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인터뷰 내내 “정치는 잘 모른다”고 강조했던 그였지만, 털어놓은 이야기들은 꽤나 ‘정치적’이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93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문제에 참여할 공간을 찾다가 한 민중노래패에 들어갔죠. 그런데 그쪽 사람들이 ‘조국통일’, ‘주체사상’ 등의 용어를 쓰는 걸 보고 거부 반응이 나더라고요. 저는 아무래도 ‘PD 체질’ 인 것 같네요” (웃음)

“그러다가 노동자들이 국회로 들어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자, 2006년 민주노동당 후원회에 가입했고 이후 당원이 되었어요. 그런데 분당 사태의 시금석이 된 올해 초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에서 특정세력이 일방적인 논리로 당을 장악하려는 모습을 보고 탈당을 결심하게 됐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지향점은 비슷하다고 보는데요. 이를 토대로 서로 경쟁도 하고 사안별로 협력해야지, 껍데기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 ‘연합당’으로 가는 것은 ‘민노당 사태’를 다시 발생시킬 뿐이에요”.

밤 10시가 훌쩍 넘었고, 이날 촛불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다른 참가자들의 촛불은 이미 꺼졌지만, 박 씨의 촛불은 계속 타고 있었다. "현장에 오면 비정규직 문제가 더 가깝게 느껴지실 거에요.조합원들의 눈빛을 한번 보세요". 그의 촛불도 꺼졌다.

2008년 09월 22일 (월) 09:49:10 손기영 기자 mywank@redian.org



TAG 기륭전자, 비정규직, 촛불문화제

“현대 기아 비정규직이 부럽습니다”

지난 9월 2일,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설립 1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대우자동차 서문 앞 천막농성장에는 여전히 10여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임단협 쟁취, 해고자 복직, 고용안정 쟁취'를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러 온 동지들이 3일 밤 GM대우차 부평공장 서문 앞에서 1주년 결의대회를 열었다.

천막농성도 어느새 300일을 넘어 1년을 바라보고 있다.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기 때문에 버틴다. 100일 가까이 단식농성을 하는 기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면서, 1년 넘게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아주머니 노동자들을 보면서 버틴다.

   
  ▲ 올초 GM대우 비정규직지회 소속원들은 한강대교에 올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사진=금속노조)
 

기륭을 보며, 이랜드를 보며 버티고

힘이 있으면 이긴다고 한다. 우리에게 힘은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조직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어렵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조에 가입하는 것조차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노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가입하지 못한다. 

다른 동료들이 가입하면 모르겠지만 자신이 나서겠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드물다. 그것이 현실이다.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투쟁을 벌이고, 홍보를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조합원은 많이 늘어나지 못했다.

천인공노할 노동자 탄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집단적으로 노조에 가입하겠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금속노조는 산별노조 전환과 동시에 1사 1조직의 방침을 정했다.

실망스러운 정규직 노동조합

정규직 노동자들이 산별정신에 입각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하청 공동교섭을 하고, 1사 1조직 규칙을 개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GM대우자동차 지부의 활동은 매우 실망스럽다. 일부 업체의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에 역할을 하고, 조합 가입범위를 확대하여 1사 1조직 실현을 위한 틀을 마련하였지만, 우리가 느끼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해 2008년 임단협만 해도 그렇다. 비정규직지회의 경우 작년부터 단체교섭 요청을 하였지만, 원하청 자본은 응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올해 금속노조의 임단투에서 방침으로 정한 원하청 공동교섭이 하나의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했다. 형식적인 공동논의조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지부가 비정규직 노조와 함께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1사 1조직을 완성한 기아자동차가 비정규직을 포함한 임단협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울함만을 느끼고 있다.

비정규직에게 임단협 투표권이 있었다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GM대우자동차 지부는 60시간이 넘는 강력한 파업투쟁을 전개했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부의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임금성 문제, 창원공장 해고자 복직문제, 신입사원 연월차 문제, 정리해고자 퇴직금 재정산 문제 등에 있어서 불만족스럽다는 표현이라고 보인다.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 때, 비록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권한도 없지만, 만약 투표권이 주어졌다면 역시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다. 2003년부터 형식적이라도 들어 있었던 비정규직 처우개선안조차도 다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2008 임단협 투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GM대우자동차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비정규직지회와 함께 고민하고 대응하는 한 가닥의 노력이라도 하면서 2008 임단협이 종료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정규직은 비정상이라는 상식이 있었으면

지부 설립 1년을 보내면서 다가오는 1년은 움츠렸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일어나는 1년이 되었으면 한다. 고공농성이라는 극한 투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투쟁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은, 그만큼 비정규직 투쟁이 절박하다는 것과 동시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관료적인 노동부, 보수적인 법원, 비정규직 천국을 꿈꾸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둘러싸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뚫을 수 있는 것은, 비정규직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상식이 이 사회를 뒤덮을 때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세상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1년을 시작해 갔으면 한다.



TAG GM대우 비정규직, 기륭전자, 이랜드
  1. 2008/09/04 2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 김승환 2008/09/05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알고가자..!! 그리고 자기 분수를 좀 알자..!!

    비정규직에 대해 신경써야 할 국민은 과연 몇 %일까? 정답은 서민이면 모두 비정규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왠만한 경제 위기에 무너지지 않을 대기업 빼고는 자신의 가족을 30년동안
    밥 먹여줄 회사를 다닐수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 글쓰는 나도 중소기업 재직중이며 4년차에 연봉은 대기업 대리보다 조금 덜 받는다
    하지만 매일매일 앞으로의 20년을 걱정하며 어쩔수 없이 일하고 있다. 그래서 연봉이 어느정도 되더라도
    걱정은 오히려 더욱 크다.

    그리고 자신 뿐아니라 부모님세대를 생각해 보라. 단단한 직업 , 또는 잘나가는 자영업, 임대업을 하시는
    부모님 빼고 평범하신 분들은 짤리면 바로 비정규직이라는걸 기억해라.

    고로 자신이 서민이라면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를 피해갈수 없다. 일본을 봐도 해가 뜰수 없는 비정규직이
    대로에서 칼로 아무 관련없는 시민을 마구살해했던 기사를 얼마전 봤을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의 이유도
    헤어날 수 없는 비정규직이 문제였다.

    결국 비정규직은 계급의 문제에서 나온다. 정규직=양반, 비정규직=천민 둘 사이를 왕래하기는 상감마마를
    만나서 멋진 이벤트가 발견되기전까지는 계급이동은 어렵다.

    특히 취업전인 대학생들...!! 서울 소재 4녀제 이름있는 곳 빼고 대부분의 대학생은 비정규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면 된다. 자신들의 위치를 알라 이력서에서부터 컷당하는 대학의 학생이라면 안됐지만 분수를 알아라
    그리고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을 가져라. 언젠가 자신이 저 위치에 설지도 모른다

    마지막 비정규직은 대한민국 상류층을 뺀 나머지 모든 사람들과 관계가 있는 문제다
    제발 좀 관심을 가져라

  3. 2008/09/12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4. 기아차 비정규직이다. 2008/09/12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러워 하지 마세요. 기아차에서 일하고 있는 사내하청(비정규직)노동자입니다. 무엇이 부러워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복장 떠집니다. 일은 정규직 보다 힘들고 정규직들은 일에 강도에 따라서 수당이 다름니다만 비정규직인 우리들은 온갓 수모와 보이는 차별을 받아가며 마지못해 일하고 있지만 기아차 노조는 현대 사측에 말합니다. 차별을 철폐하라고, 하지만 그들만에 항변 이겠지요,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자기들 스스로 차별 하면서 정말로 웃기지 않습니까? 내 아픔이 아니라고 막말하고 조금 생색 내면서 모든걸 다해 준것처럼 오도 하다니 그러니 억울하면 출세 하라 했던가요.

  5. 윗글에 한마디더!! 2008/09/12 04: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아차 임단협 부결소식이 들리더군요...
    기아차여 비정규직 얼마나 서러운지 모르시죠. 작년부터 사내비정규직은 계약직으로 돌려지고 있읍니다.
    우리직원 친척이 계약직으로 근무하닌깐여.. 물론 고용상 보장이 안이루어져서 그러지 임금은 비정규직 동일하죠..그러나 비정규직간에도 차별은 존재합니다. 계약직 당연히 일 더 시키구 굴리죠... 울 친척 이제는 일만 하구 계약직 벗어날려구 열심히 일합니다. 비정규직을 없애려 하지만 과연 그게 될까여? 실현 불가능할겁니다. 다시 노통정도의 수반이 나오지 않는다면.... 비정규직간의 차별을 조장하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을 유발하구... 현장 제조직중 임단협 부결 원인중 하나가 비정규직과 임금이 너무 차이가 나고 임단협도 하나도 달성된게 없어 부결운동한다는 말도 하더군요. 이렇게 노력하는 현장조직도 있는 반면 그냥 가자는 현장 제조직도 있어 갈등이 유발되고 있기도 하지만 기아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이에 공감하며 임단협을 부결시켜 아직기아노동자들의 의식이 살아있음을 알게 했읍니다. 또 비정규직에게도 임단협 투표에 참가할수있게끔 1사1노의 체계를 만든 현 집행부의 노력도 가상하다 할수 있지여. 기아 비정규직지회가 이리 성장할수 있었던건 기아노동자 모두가 의식의 연대를 갖고 하나의 투쟁으로 무장한 덕입니다. 부러워만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한번 열심히 해보세여..조은 성과있을겁니다.

  6. 문병식 2008/10/23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질문 하고싶어 궁궁적 목표를 매번 선진국타령 하지만 대한민국만의처방은 없었던건가 아니면 자기들의능력? 매번 나오는 늙은정치가들예기 선진국 등등 사실우리나라 실정은 알지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