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장청산 의혹 한국와이퍼
    무단으로 공장 설비 반출
    노동자 반출 저지 경찰 병력에 막혀
        2023년 03월 15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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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장 청산 해고’로 논란이 됐던 한국와이퍼가 노동자들의 반발에도 15일 공장에서 설비를 반출했다. 설비 반출 저지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 4명이 연행됐고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한국와이퍼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철거업체 작업자 15명을 투입해 공장 설비 반출을 시도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회사 측의 설비 반출 시도를 돕기 위해 반출 작업 전인 오전 6시 30분부터 병력 600명을 배치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 등 300여명이 회사의 정문과 후문, 설비가 있는 생산 현장 내에서 반출 시도를 저지하고 나섰으나, 대규모 경찰 병력 등에 밀리면서 한국와이퍼는 이날 오후 설비 반출을 완료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사 출입구를 막고 있던 조합원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로 일부 조합원이 구급차로 이송됐고, 4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가 현재 모두 석방됐다.

    사진=금속노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있는 한국와이퍼는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일본 덴소의 자회사로 안산에서 30년 넘게 운영돼왔으나, 지난해 7월 경영악화를 이유로 청산을 발표했다.

    노조는 한국와이퍼의 고의적자와 기획청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회사 측이 노사가 맺은 고용안정협약까지 위반하며 청산 절차와 일방적인 해고를 강행하는 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 또한 올해 초 “노사 단협에 따라 사측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노동자를 해고해선 안 된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회사는 이에 따라 해고를 보류하기로 했으나 이날 공장 설비 반출을 시도해 갈등을 빚은 것이다.

    노조는 “한국와이퍼의 설비 반출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노사 간 고용안전협약을 체결해놓고도 회사가 설비 반출을 시도하는 것은 곧 노동자 고용을 위해하는 것으로 합의에 어긋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16일 설비 반출을 도운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한국와이퍼 노동자가 노사 약속에 따라 설비 반출을 막는 투쟁을 펼친 것은 정당하다”며 “이번 경찰의 폭력 만행은 노사합의를 무시, 오직 회사 편에 서서 노동자를 연행한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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