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시간 개편 보완 추진
    민주당-정의당 "폐기가 정답"
    윤석열 “MZ 세대 의견 청취, 보완"
        2023년 03월 14일 10: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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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제 노동’, ‘장시간 노동 합법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MZ 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며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주당 연장노동시간 확대를 허용한다는 기존 방향성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들은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노동부가 지난 6일 입법예고한 법안에 대해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 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는 대국민 여론조사 등을 추가로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것을 이번 근로시간 개편방안의 핵심이라고 밝혔는데, 주당 노동시간 확대로 인한 노동자 건강 악화와 임금 삭감을 비롯해, 특히 휴가 소진의 불확실성 등 현장과 괴리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근로시간 개편방안의 핵심적 문제였던 주당 최대 69시간 이상 노동이 가능하도록 한 장시간 노동 허용 정책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집중 근로시간에는 집중적으로 일하고, 이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고,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정책의 원점 재검토는 전혀 아니다”라며 “큰 프레임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근로시간 개편방안에 대해 여전히 “노동자와 사용자에게 유연성 있는 선택권을 드리는 것”이라며 “청년들에게, 또 MZ세대에게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얘기하는 당초의 프레임에는 하나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이번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아예 폐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시간제’ 재검토를 지시했다. 국민의 거센 저항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라면서도 “재검토한다며 어물쩍 물러서는 시늉에 그친다면 더 큰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주 69시간제’는 대통령의 ‘주 120시간 노동’이라는 퇴행적 노동관에서부터 비롯됐다. 출발부터 잘못된 정책”이라며 “노동자의 삶을 통째로 갈아 넣고,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주 69시간제’는 즉각 폐기가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노동시간을 정하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는 아예 듣지도 않았다”며 “퇴행적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와의 진정한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아예 개편안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자 죽이는 노동시간 개편안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라면서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며 “뭐만 하면 MZ 타령하는 대통령 및 정부 관계자들 정말 지겹다. 주 80.5시간 노동을 가능케 하는 개편안에 무슨 MZ 세대만 포함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동정책은 사람을 보고 쓰는 거지 세대를 끌어와 정치적 핑곗거리 삼으면 안 된다. 노동자 갈라치려는 뻔한 수작, 속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개편안을 보완 검토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 무리수에 문제점이 있음을 자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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