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회복으로 운항
    늘었지만...인력충원 없어
    공항·항공 일터회복 7대 요구 전달
        2022년 05월 25일 04:4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코로나19 회복으로 항공기 운항이 늘어났음에도 항공사들이 인력충원 없이 기존 노동자들에게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항·항공 노동자들은 25일 공항·항공 일터회복 7대 요구 서명을 전달하고 인력부족 해결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쟁취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공항항공노동자들에게 일상회복이란 안전한 일터와 노동조건의 회복”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이 줄어들면서 지난 3개월 동안 여객 수가 1.5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말까지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전의 회복세에도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본부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 또한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요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승객 예약률에 따른 근무 인원 감축으로 3명의 객실승무원이 200여 명 이상이 탑승하는 일반석 전체의 업무를 보고 있다. 이들은 “안전·보안 점검을 비롯해 서비스 용품 탑재 점검 및 준비 등을 2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실시해야 한다”며 “실제 안전·보안 점검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생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경우 무급·유급 휴직으로 비행 가용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코로나 이전 평균 비행시간 80~100시간과 비교해 40~50시간이나 늘었다.

    본부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인력충원 없이 객실 서비스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승무원 개인별 운항시간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1인당 담당인원이 많아졌다”며 “노동강도와 피로도 증가로 승무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위급상황이 발생 한다면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항공 하청사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운반·탑재 사업장은 초과근무가 늘었음에도 휴직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음료 섭취가 가능해지면서 기내식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지만, 늘어난 업무에 비해 매월 인원 증감은 1~2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본부는 “사용자는 6월부터 인천공항공사 및 아시아나항공의 운항 대폭 증가가 예상되자 9명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초과근무 수당이 매월 증가함에도 휴직자의 전원 복귀 비용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정부지원금을 경영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환승객을 담당하는 인천공항 환승투어 사업장 또한 하루 평균 노동자 1명이 30명의 환승객의 공항 투어를 담당했으나, 4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1인당 80명 수준의 외국인 환승객을 담당하고 있다.

    승객 증감 여부를 알 수 있는 업무인 카트 운영은 이달 10일 이후 1만 명 이상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일 작업자 걸음수가 1만보 미만에서 5월 들어 18,000~25,000보 이상 증가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본부는 휴직자를 복귀 시키지 않을 경우, 노동 강도 코로나 이전의 10배 가까이 증가 예상하고 있다.

    본부는 “모든 공항항공 관련 현장에서 노동강도 증가와 극심한 피로를 얘기하고 있다. 지옥과 같은 2년을 버텨 온 공항항공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지옥이 시작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항항공노동자들에게 일상회복이란 안전한 일터와 노동조건의 회복이라는 점을 꼭 염두해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5,816명 시민의 서명을 담은 ‘코로나19 회복과 항공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항공노동자 7대 요구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7대 요구는 ▲아시아나KO,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해결과 복직 ▲고용유지지원제도 개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관련 원·하청 노동자 고용유지 ▲정부 지원에 따른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노동시간 특례 폐지로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창출 ▲광범위한 필수유지업무제도 폐지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 및 노동자 참여 보장 등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