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략전쟁에 나서는데
    왜 그 움직임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나
    [책소개]『일본은 왜 점점 더 큰 전쟁으로 나아갔을까』(가토 요코(지은이)/ 소명출판)
        2022년 05월 14일 10: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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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본이 만주사변부터 태평양전쟁으로 패망할 때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책은 시간을 거꾸로 구성해서 1944년, 1945년 이야기로 시작해서 1931년의 이야기로 끝이 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역사적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집필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가토 요코 교수는 일본 도쿄대학의 교수로서 일본근대사의 정치, 외교, 군사사 분야의 탁월한 연구자로 꼽힌다. 또 알기 쉬운 역사책을 집필해서 역사의 대중화에도 커다란 활약을 보이는 연구자로도 유명하다.

    1945년부터 1931년까지, 패망의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왜 일본이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달았는지를 파헤친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선택의 결과임을 논증한다. 그래서 저자는 1945년의 패전부터 1931년의 만주사변에 걸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책의 핵심 포인트는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은 1944년 미군에 의해 사이판 섬을 빼앗겼다. 이후 미군은 그곳에 비행장을 설치해 일본 본토 폭격을 개시했다. 그 후 미군의 B29폭격기는 소이탄을 투하해 일본의 도시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무차별폭격은 결국 원자폭탄이라 어마어마한 폭격과 일본의 항복으로 막을 내렸다.

    둘째, 그렇다면 왜 일본은 미국, 영국, 중국 등에 맞서 무모한 전쟁을 벌였을까? 그 핵심 이유는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대립이었다. 일본은 중국을 정치, 군사적으로 굴복시키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소위 말하는 중일전쟁이 그것이다. 일본의 중국 침략에 대해 미국은 일본에 경제 제재를 가하며 중국으로부터 철군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 침략을 중단하기는커녕 오히려 침략을 동남아로 확대한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맞서 세력권을 넓히는 한편, 힘으로 동남아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그렇다면 왜 일본은 중국과 전면 전쟁으로 벌이고 있었을까? 1937년 7월, 베이지 부근에서 일본군과 중국군이 충돌했다. 초기에는 소규모 군사 충돌에 불과했지만, 일본은 중국에 대해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거듭되는 침략에 분노하고 있었던 중국 측도 이번만은 양보를 거부했다. 결국, 일본은 중국과 전면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한다. 중국의 장제스 정부가 항복할 때까지 말이다.

    넷째, 그렇다면, 중일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1931년의 만주사변을 꼽을 수 있다. 만주사변은 관동군(만주 주둔 일본군)의 강경파 장교들이 중국에 도발을 가한 뒤, 만주를 무력으로 점령한 사건이다. 이것은 군부가 주도한 사건이었지만, 나중에는 정치인들도 그 사건을 승인했다. 어쨌든 만주라는 거대한 영토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만주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북부 영토까지 노리며 중국을 도발하기 시작한다. 만주를 넘어 중국 북부 영토를 노리면, 당연히 중국의 반발도 크기 마련이다. 그리고 미국, 영국 등 기존의 열강도 이를 순순히 인정할리 없었다. 그렇게 일본은 파국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던 것이다.

    이 책의 최대 매력은 핵심 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서술이다. 전쟁이 확대되는 각 사건의 갈림길을 중심으로 잘 정리가 되어있고, 설명도 매우 쉽다. 일본의 내부 정치 상황, 사회적 분위기 등을 잘 정리해서 설명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흥미진진하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 책을 만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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