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돈 안 줘서 미투”
    부적절 발언, 국힘 내에서도 비판
    김지은 “피해자 2차 가해 사과해야”
        2022년 01월 18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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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미투’ 발언을 두고 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 씨는 김건희 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건희 씨의 미투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 당시에는 우리 당에 입당하지도 않아 우리 당에서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도 “공인의 신분은 예전에 사인인 신분일 때와 달라서 좀 더 신중히 하셨어야 한다.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유감을 표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쥴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격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 받아왔었다”며 “그럼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썼다.

    야당에서도 공개된 통화내용 중 ‘미투’ 발언에 대해선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날 낸 입장문에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미투 관련 부분에 ‘할 말 없다’고 선 긋는 모습은 그간 보여준 윤 후보의 저급한 성인지 감수성을 생각한다면 놀라울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싸려고 도는 국민의힘의 수준은 보수의 자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 원내대표는 “사적, 공적인 대화 판단 여부와 별개로 그 자체로 인권을 유린하는 발언들은 당연히 지탄받아야 마땅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대체 어떤 대화를 하길래 2차 가해 정도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 대법원 판결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 등 미투 운동 전반에 대한 김건희 씨의 왜곡된 인식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썼다.

    권 의원은 “성폭력 사건과 미투 운동의 근본적인 대의를 부정하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배우자가 타인에게 거리낌 없이 ‘미투 운동이 돈을 챙겨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진 후보와 배우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 씨는 MBC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17일 입장문을 내고 김건희 씨의 발언에 대해 “미투 운동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지은 씨는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봤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다”며 “사과하십시오. 당신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며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에서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것”, “보수는 돈 챙겨주니 미투가 안 터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법원에서 유죄 판단까지 받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에 대해선 “난 안희정이 불쌍하다. 안희정 편이었다”며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라고 전하며, 윤석열 후보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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