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훈 “결선투표 꼭 필요”
    김병욱 “절차 문제 없어”
    민주당 이재명-이낙연 내전 아직 진행형···송영길 “승복해야 될 상황”
        2021년 10월 12일 01: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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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 캠프가 무효표 처리 방식을 문제 삼으며 결선 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낙연 캠프의 일부 인사는 결선투표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원팀에 결정적인 하자가 생긴다”고 경선 불복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설훈 의원은 1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는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 상황을 원팀으로 끌고 가서 본선 가서 이길 각오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선 투표로 가는 게 원팀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꼭 필요하다”며 “이재명 후보도 본인이 갖고 있는 이런 저런 문제들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답했다.

    설 의원은 ‘과거에 당이 분열됐을 때 12.12 같은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송영길 대표가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그리고 당이 분열되는 원천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공정하게 진행됐으면 좋은 지도부라는 평을 받았을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이 상황에서 송영길 대표가 공정하지 않고 일방에 치우쳐 있다. (현 상황은 송영길 대표에게) 굉장히 많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거듭 “(당 지도부가 결선 없이) 고를 하게 되면 원팀의 결정적인 하자가 생긴다”며 “원팀이 안 되는 상태에서 본선에 나가면 진다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재명 지사 선출을 확정할 경우에 대해선 “수용할 수가 없다”며 “절차를 따져서 이의신청을 했고, 당 지도부는 이의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당 지도부 판단을 보고 그다음 (절차를) 우리가 판단하겠다”며 법적 공방까지 예고했다.

    아울러 설 의원은 이재명 지사 구속 전망 발언에 대해서도 “정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상황이 안 오기를 바라는데 그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이재명 캠프에선) 지라시라고 하는데 당사자들을 만나서 직접 들었다. 일일이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대장동과 형 정신병원 감금 문제 등에 대해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낙연 캠프의 결선투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송영길 대표는 같은 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무효표 논란’은 경선 진행 과정에서) 선관위원들이 전원 일치로 당헌당규에 따라서 무효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이 났다”며 “한번 이미 결론이 난 것을 다시 거론한다는 법률적 절차는 없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후보자가 사퇴한 경우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규정은 18대, 19대 대선 규정에도 있었고 20대 대선에서는 더 확고하게 ‘유효 투표 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하고,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분명히 규정이 되어 있다”며 “저와 법률가들이 다 검토를 해 봐도 이것은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의 제기가 있기 때문에 정무적으로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의견을 정리해서 발표할 계획”이라면서도, 이재명 지사 선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어 “정치적으로 보면 이미 김두관, 정세균 후보 두 분 다 사실상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태”라며 “서울까지 포함해서 전국의 권리당원이 전남 광주 0.2~3%만을 빼고는 다 50%를 넘게 이재명 후보가 이겼다. 그러니까 이것은 정치적으로도 승복해야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가처분 신청 등 법정 공방을 시작하게 될 경우에 대해선 “법적으로 가면 민주당 스스로 이것 하나 처리할 수 없는 능력 없는 정당임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실제로 이낙연 후보가 아직 입장을 공식 발표는 안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당의 전체를 보고 합리적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 캠프도 결선투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캠프 대장동TF 단장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경선 승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번 경선은 절차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못 박았다.

    김 의원은 이낙연 캠프의 무효표 처리 방식 이의제기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에도 김근태·유종근·한화갑 후보가 중도사퇴 했고, 정동영 후보가 당선될 때도 유시민 후보가 중간에 사퇴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 때도 손학규 후보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무효표 처리를 했다”며 “이낙연 후보 측도 전혀 문제제기가 없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선 중간에도 이낙연 캠프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질의를 했었고 당 지도부나 선관위도 ‘원래 당헌·당규대로 가야된다. 이건 해석의 여지가 없는 강행 규정’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혔다”며 “경선 결과가 나온 즈음에 다시 그것을 끄집어내서 반복하는 것은 원팀 정신과 당헌·당규를 만든 배경, 과거의 전통을 모두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낙연 캠프의 경선 불복으로) 비춰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며 “당 지도부가 빨리 결정을 내려서 이 부분을 마무리 지어주길 부탁드리고, 어차피 송영길 대표가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에 그 결론대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가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패한 것에 대해선 “3차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솔직히 복잡하다”며 “이재명 캠프로 하여금 더 열심히 뛰어라, 자만하지 말고 더 신발끈을 조여 매어라,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잘 체크해서 좀 더 야무지게 선거에 임해라, 라는 채찍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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