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6개 시민사회단체,
    이재용 가석방 심사 반발
    “가석방 꼼수 경우, 국민 분노할 것”
        2021년 08월 03일 09: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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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시민사회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심사를 철회해야 한다는 것인데, 재벌총수의 경제범죄에만 유독 관대했던 관행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또 다시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56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며 촛불의 명령에 명백히 역행하는 행태”라며 “문재인 정부가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앞세워 가석방을 승인하는 꼼수를 저지른다면 온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생중계 장면 캡처

    앞서 법무부는 형기의 80%를 채웠을 때 가석방 심사가 가능하도록 가석방 요건을 지난 4월 60%로 완화했다. 재범 우려가 없는 모범 수형자, 생계형 범죄자, 노약자 등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된다. 문제는 법무부가 가석방 요건 완화했던 시점이, 재계의 잇따른 사면 요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사면·가석방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던 때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을 위한 제도 개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사회계는 “이재용 부회장은 불법승계와 일감몰아주기, 횡령 등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재판 도중에 증거를 공장 바닥에 숨기는 등 조직적인 은폐 행위를 하고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했다”며 “특히 법무부의 취업제한조치에도 불구하고 미등기임원 직을 유지하면서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범죄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가석방 제도의 취지와 조건에 맞지도 않은 인물을 국민 공감 운운하며 가석방해준다면 앞으로 가석방 제도로 풀려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법치주의의 사망을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임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은 재벌총수 일가의 승계를 위해 뇌물을 주고 받은 정경유착이 핵심”이라며 “국정농단에 대한 단죄는 정경유착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우리 사회의 끔찍한 관행이었던 유전무죄 관행을 과감히 끊어내길 기대했지만 촛불정부 5년차에 과거와 같은 모습을 또다시 보고 있다”며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재벌총수라는 이유로 가석방이 또 다시 남용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범죄는 특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권 뿐 아니라 수많은 언론에서도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상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 여론이 높다는 것이 사면·가석방의) 이유라면 사법재판이 아니라 여론재판으로 처벌 여부 가릴 것인가. 매우 부적절한 주장들”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위가 높든 낮든 저지른 범죄에 걸맞은 처벌을 받는 나라이길 기대한다”며 “가석방 후보에 이재용이 올랐다는 것 자체로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심의할 것이라면 심의위가 불허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자칭 촛불정부라고 일컫는 문재인 정부는 적폐를 청산하기는커녕,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이재용 한명의 가석방을 위해 기존의 관행과 법을 뜯어고쳤다”며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인정하고 동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불허하라는 요구를 저버리고 가석방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촛불배신 정부임을 공식화하는 것이며 거대한 국민적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단체들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면담 요청과 이 부회장 가석방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광화문 정문부터 청와대 인근까지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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