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 저출생 원인”
    연일 논란 낳는 윤석열 입
    윤, 전언 강조···배진교 '무지도 폭력'
        2021년 08월 03일 01: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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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페미니즘을 저출생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무지한 시각을 드러냈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등 국가적 위기를 페미니즘이 초래했다는 것인데, 여야는 “여성혐오로 유명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떠오를 정도”라며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전날인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저출생 문제의 여러 가지 원인을 (보면), 얼마 전에 무슨 글을 보니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또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페미니즘을 선거에 유리하게 하고 집권 연장에 유리하게 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페미니즘이 저출생을 초래했다는 취지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 전 총장은 이번에도 ‘전언’임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이 남녀 간 교제를 막는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이 있기 때문에 제가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말을 옮긴 거라면 윤 전 총장의 생각은 아닌거냐’는 물음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있다고 얘기한 차원”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높은 수위로 비판하고 나섰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어제 강연에서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페미니즘을 언급하며 ‘건강한 페미니즘’이라는 해괴한 용어까지 내놓았다. 페미니즘을 대체 어디서 어떻게 보고 이해하고 있는 거냐”며 “여성혐오, 지역혐오로 유명한 인터넷 커뮤니티가 떠오를 정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전 총장께는 저출생 문제가 참으로 쉽겠다. 취업난, 주거난 등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지난한 과정 없이 여성혐오에 편승하면 저출생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시는 듯하다”며 “페미니즘을 저출생 문제로 연결시키려는 윤 전 총장은 여성의 현실도, 청년들의 현실도 하등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무지도 폭력”이라고 질타하고는 “저출생은 국민의힘이 그토록 용써가며 부동산, 기득권 카르텔을 공고히 쌓아놓느라 청년들이 무수히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N포 세대가 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페미니즘을 불온한 사상쯤으로 몰아가는 듯한 대선주자의 발언은 매우 위태롭다”며 “윤석열의 망언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을 편가르는 것에 오히려 국민의힘이 나서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을 별로 원치 않는다”며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 자처하며 훈계하지 마시고 여성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시라”고 비판했다.

    여권 대선주자들도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것은 “저열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저출생 원인이 페미니즘, 이준석도 버릴 망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저출생 문제의 본질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대중의 지지를 위해 소수에 대한 차별도 서슴지 않는 행태는 대한민국의 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줌(ZOOM)을 통해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젠더갈등과 관련해서 윤석열 후보가 페미니즘과 저출생 문제를 연결하는 저열한 접근 방식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별도로 낸 입장문을 통해서도 “저출생 문제 관련한 편협한 사고가 걱정스럽다”며 “저출산 문제 중 하나로 페미니즘을 지목한 얄팍한 태도도, 그 부분에 대한 지적도 ‘그런 의견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또 ‘전언정치’를 실행한 것도 무책임하다. 말도 안 되는 회피정치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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