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운동은 이렇게』 외
        2021년 04월 10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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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은 이렇게> –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마이클 왈저 (지은이),박수형 (옮긴이) / 후마니타스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학생들의 모임에서부터 선거운동, 노동운동에 이르기까지 흔히 우리가 ‘운동’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정치적 행동들을 성공으로 이끌려 할 때 고려해야 할 25가지 제안들을 담고 있다. 민권운동의 시기를 거치며 젊은 시절 여러 실천적 활동들에 몸담았던 정치학자 왈저는 과거 ‘운동의 실패’의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어떤 주장을 하고자 모인 시민들이 대중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고 성과를 내려 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을 조목조목 짚어 나간다.

    미국에서 1960년대를 격렬하게 관통했던 ‘운동의 시대’가, 케네디의 죽음, 베트남전, 1968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 미국의 캄보디아 침공 등을 거치면서 급격히 퇴조함에 따라 운동이 급진화되고 분열이 심각해져 화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시점에 처음 쓰인 이 책은 2019년, 수업에서 참고자료로 이를 읽은 LA 고등학생들의 요청에 힘입어 재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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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벽의 시간>– 결국 현명한 자는 누구였을까

    안석호 (지은이) / CRETA(크레타)

    20세기에 만들어진 다섯 개의 장벽에 관한 이야기다. ‘냉전의 상징’ 베를린 장벽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의 분리장벽, 미국의 멕시코 국경 장벽, 한반도 비무장지대에 만들어진 철책과 장벽,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장벽’인 무역 장벽이다. 이들 장벽은 건설 주체는 서로 다르지만 만들어진 배경에는 미국과 소련, 영국, 독일, 중국 등 강대국의 이해와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미국과 소련의 냉전 등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메리카 대륙에서 일어난 가장 굵직한 사건들과도 연관돼 있다. 위기와 갈등의 순간 탄생한 이들 장벽은 때론 갈등 확산을 막고 충돌을 막았지만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20세기에 건설된 다섯 개의 장벽, 그 되풀이되는 장벽의 시간을 통해 누가 현명했고 누가 어리석었는지, 또 그들은 우리 삶의 궤적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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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마 시인의 하루>

    장혜진 (지은이) / 북극곰

    꼬마 시인은 오늘도 산책을 나갑니다. 산책을 나가는 꼬마에게 엄마는 잔소리 폭탄을 던집니다. 하지만 꼬마는 꿋꿋하게 산책을 갑니다. 거리에 핀 꽃을 보며 무엇을 위해 사는지 고민합니다. 지나가는 새들과 둥지 속의 가족들을 보면서 꼬마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과연 꼬마 시인은 ‘우리는 진정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될까요?

    책 소개만 보면 되게 진지할 것 같은데 사실은 엄청 웃기는 그림책, 그리고 엄청 웃기다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드는 그림책! 바로 장혜진 작가의 『꼬마 시인의 하루』입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꼬마 시인의 하루』의 주인공은 꼬마 시인입니다. 학교 공부보다 산책과 사색과 창작을 즐길 줄 아는, 아주 대견하고 어른스러운 주인공입니다. 물론 아주 웃기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토록 작은 식물도 꽃을 피우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길가에 핀 꽃을 보며 꼬마 시인이 던지는 독백입니다. 너무 어린 꼬마가 이렇게 어른스러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니 살짝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이기에 스스로 속으로 되묻게 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여러분은 혹시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있나요? 아니면 이미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셨나요? 하지만 대답을 찾은 이도, 찾지 못한 이도 우리는 모두 이 질문 앞에서 진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본질을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과 예술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꼬마 시인의 하루』의 주인공은 산책과 사색과 창작을 즐깁니다. 하지만 엄마로부터 이해받지는 못합니다. 주인공의 엄마는 산책을 나가는 주인공의 뒤통수에 대고 이렇게 소리칩니다.

    “숙제는 다 하고 가는 거야? 예습 복습은? 방 청소는?”

    과연 요즘 엄마들도 이렇게 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요즘 어린이와 젊은이들도 비슷한 맥락의 잔소리를 듣고 사는 모양입니다. 엄마의 잔소리를 기준으로 보면 세상은 참 더디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엄마들의 잔소리도 새로운 세대의 꿈과 고민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그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삶은 무엇인가?’를 밝히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며 ‘삶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우리는 모두 철학자이며 예술가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진지한 주제를 유머로 풀어내는 작가, 장혜진

    장혜진 작가의 매력은 어떠한 문제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낼 줄 아는 능력입니다. 그림책 『꼬마 시인의 하루』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 감각이 흘러넘칩니다. 철학과 예술을 이야기하는데 주인공은 어른이 아니라 꼬마입니다. 어른인 엄마는 철학과 예술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엄마가 관심을 두는 문제는 학교 공부와 청소뿐입니다.

    더불어 주인공의 진지한 독백과 대비를 이루는 그림 속의 서브 스토리는 장혜진 작가의 놀라운 유머 감각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대사는 진지한데 그림은 웃깁니다. 이러니 책을 끝까지 안 볼 수가 없습니다. 진지한데 쉽고 웃기고 찡한 그림책, 이것이 바로 그림책 『꼬마 시인의 하루』가 지닌 거부할 수 없는 마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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