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국민의 승리 아닌
    자신 승리로 착각해 개혁 늦추면 안돼”
    민주 지도부 총사퇴로···김태년 “결과 겸허히 수용”
        2021년 04월 08일 01: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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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완승’을 이끌어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며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를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해 개혁하지 않는다면 정권교체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쓴소리는 내놨다.

    김종인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가서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을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국민은 이러한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해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절히 소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기나긴 통제와 공포의 끝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때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더 철저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부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며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빨리 녹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태년 “당 지도부, 선거 결과에 책임있게 행동하겠다”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당 지도부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총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화상 의원총회에서 “이번 4.7보궐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오늘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당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예고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에 철저한 성찰과 혁신으로 응답하겠다”며 “국민께서 됐다고 할 정도로 당 내부의 공정과 정의의 기준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집권여당의 책무도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지를 막고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고 하는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 2.4 공급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입법적, 행정적 노력을 다하고 공직자 투기 근절과 부동산 적폐청산의 최우선 입법과제인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과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의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은 서울시 모든 자치구에서 패배했다. 강남 일대를 제외하면 대체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서울시에서 완패한 셈이다.

    이날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7.50%를 득표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39.18%)를 상대로 18.32%p라는 큰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오 후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오 후보 득표율이 73.54%로 박 후보(24.32%)의 3배에 달했고, 서초구는 71.02%, 송파구가 63.91%로 뒤를 이었다. 박 후보는 26.74%, 33.28%를 얻는데 그쳤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역구인 종로구에서도 오 후보는 55.24%를 기록해 박 후보(41.26%)를 큰 차이로 꺾었다. 오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패한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구에서도 56.69%의 득표율을 보이며 39.77%를 얻은 박 후보를 상대로 가볍게 승리했다.

    진보정당 후보들의 낮은 득표율은 뼈아픈 대목이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0.48%, 신지예 무소속 후보 0.37%, 송명숙 진보당 후보 0.25%는 1%대도 올라서지 못했다. 사분오열한 진보정당 후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정권 심판을 위한 표심을 모두 국민의힘이 흡수한 셈이다.

    이 밖에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1.07%로 3위를 차지했고,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0.68%)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이수봉 민생당 후보 0.23%, 오태양 미래당 후보 0.13%, 정동희 무소속 후보 0.03%, 이도엽 무소속 후보 0.03%,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0.01% 순이었다.

    여당이 가덕도 신공한 특별법까지 강행하며 공을 들였던 부산은 득표 차가 더 컸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2.67%를 얻어 김영춘 후보(34.42%)를 두 배에 가까운 표 차이로 승리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박 후보는 부산 모든 자치구에서 과반 표를 얻었다.

    정규재 자유민주당 후보 1.06%, 노정현 진보당 후보 0.85%, 손상우 미래당 0.51%, 배준현 민생당 후보 0.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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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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