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직위해제, 당기위 제소
    장혜영 "문제제기, 용기내어 말해왔던 여성들 덕분 "
        2021년 01월 25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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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사건으로 25일 당대표 직에서 직위 해제됐다. 김 대표는 가해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며 “김종철 대표는 지난 1월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식사자리를 가졌고,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당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 제소를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직위 해제를 결정했다. 이어 오전 9시 30분 전국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오전 10시 지역위원장 연석회의, 10시 30분 전국위원회까지 연달아 개최해 김종철 대표 직위해제 결정을 공유했다.

    정의당 당규상 선출직 당직자 징계절차 특례조항에는 대표단회의의 권한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징계사유의 중대성으로 인하여 긴급히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징계 의결 시까지 잠정적으로 당직의 직위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윤기 부대표가 대표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배 부대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당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배 부대표의 발표와 김 대표의 입장문 내용을 종합하면, 15일 김 대표는 면담 후 식당에서 나와 차량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장 의원이)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 이에 장 의원은 즉시 항의했고 김 대표도 바로 사과했다.

    장 의원이 피해 사실을 당에 공식적으로 알린 시점은 사흘 후인 18일이다. 배 부대표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수차례 가해자와 피해자 비공개 면담을 통해 사건을 조사했고, 면담 과정에서 김 대표는 모든 사실을 시인하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대표단회의는 가해자 본인이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과 무관하게 당기위 제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기위 권고가 나오면 대표단회의는 이를 따라야 한다.

    배 부대표는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이 사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 가해자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엄중한 처리지침을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2차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이며, 피해자 책임론, 가해자 동정론과 같은 2차 피해 발생 시 그 누구라도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징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

    가해자인 김 대표와 피해자인 장 의원은 이날 각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피해 사실을 명확하게 시인했다. 그는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용서 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 거듭 죄송하다”며 “정의당과 당원, 국민 여러분께도 씻지 못할 충격을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한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고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들다.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 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고 적었다.

    그는 “훼손 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설령 가해자가 당대표라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당대표이기에 더더욱 정의당이 단호한 무관용의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저는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피해자의 정해진 모습은 없다. 피해자는 여러분 곁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모든 여성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 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피해 이후 김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가해자는 저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렇기에 저는 분노하기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금 이렇게 저의 피해사실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용기 내어 말해온 여성들의 존재 덕분”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다.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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