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세상의 길을 묻다
    [책소개]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2』(이도흠/ 특별한서재)
        2021년 01월 09일 10: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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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슈밥 등이 말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3차 디지털 혁명의 연장이다. 4차 산업혁명은 1, 2, 3차 산업혁명을 뛰어넘어 인류사 700만 년 이래 전혀 다른 세상을 열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새 하늘’을 맞아 인간은 생명을 조작하고 창조하는 신의 위상에 올랐다. 앞으로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고, 거의 모든 사물이 스스로 말하며 거의 모든 인간과 네트워킹을 하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실제 현실과 공존하고 빅브라더가 아닌 ‘빅마더(the Big Mother)’가 우리를 온화하게 감시하고 통제한다.

    하필 4차 산업혁명은 자본주의의 가장 야만적인 형태인 신자유주의 체제와 극단의 불평등, 간헐적 팬데믹, 기후위기, 인류세(anthropocene)/자본세(capitalocene)의 조건에서 수행되고 있다. 인류가 이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혁명’이 아닌 ‘개벽’에 가까운 이 흐름 앞에 과학기술을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독립시키지 않는다면, 패러다임과 사회체제의 대전환이 없으면, 4차 산업혁명의 끝은 디스토피아나 인류문명의 멸망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권에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등 이제까지 도구 중심으로 기술하던 방식을 지양하고 인간이 짐승과 가장 다른 특성이 의미의 해석과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의미 중심으로 700만 년의 인류사를 창조적으로 서술했다. 이 역사적 조망에 따라 과학기술과 진리의 관계를 따진 다음에 자동화와 로봇화로 인한 노동의 변화와 자본주의의 양상과 미래를 살펴보고, 인공지능의 쟁점에 대해 ‘인간 본성의 프로그래밍’, ‘초지능과 자유의지의 프로그래밍’, ‘감정의 프로그래밍과 공존의 문제’로 나누어 분석했다. 부록으로 선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지혜를 국제 특허를 내지 않고 인류와 공유하고자, 시적/철학적 의미의 창조와 해석의 프로그래밍 방안을 실었다.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권에서는 제1권에서 설정한 의미로 읽는 인류사에 코로나에 대한 상황인식을 곁들였다. ‘디지털 사회와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과 재현의 위기’, ‘초연결사회와 공유경제’, ‘생명공학과 호모 데우스: 연기적 생명과 죽음의 의미’, ‘인류세/자본세에서 생명위기와 생명정치’로 나누어 4차 산업혁명을 자연과학과 인문학, 동양과 서양을 융합해 분석하고,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교육적 대안과 대안의 패러다임과 사회를 모색했다.

    우리는 이제 ‘간헐적 팬데믹 시대(The Age of Intermittent Pandemics)’에 접어들었다. 코로나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농장, 목장, 광산, 공장, 주거지 개발을 하고자 생태계의 순환을 담보해 줄 ‘빈틈’의 숲마저 파괴한 탓이다. IPCC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달하지 않으면 인류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팬데믹만이 아니다. 지금 38%의 동물이 멸종위기 상태다. 상위 10%가 절반 이상의 부를 점유하고 한 기업의 임금 격차가 300배에 이를 정도로 불평등은 극대화하였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이 더해지면, 자동화/로봇화 한 가지만으로도 일자리 감축은 오히려 작은 문제이고 노동자들이 인공지능이 남긴 부스러기 일이나 하는 고스트 워커(ghost worker)로 전락하여 노동운동 자체가 무력화할 것이다. 우리는 인류사 700만 년 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대안은 있는가. 저자는 이에 대해 패러다임과 체제에서 정책에 이르기까지 거시적인 지평에서 미시적인 맥락에 이르기까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

    • 그동안 우리가 세계 학계나 국내 학계의 정설처럼 알던 것들을 대폭 수정했다.

    – “인류는 사바나 이전에 숲생활기부터 직립을 하였다.” “농경혁명은 신석기가 아니라 구석기에 시작되었다.” “농경보다 종교가 먼저 시작했다.” “농경사회부터 신분이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8,000년 동안 평등한 공동체였다.” “인류는 은유와 환유를 매개로 자연지능, 과학기술지능, 사회지능을 결합하여 인지혁명을 이룩하였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와 자원 경쟁에서 지거나 기후변동, 화산폭발 등의 외부요인 때문이 아니라 인구통계학적 요인 때문에 멸종했다는 것이다.” “자유의지는 허구도 실체도 아닌, 몸 전체의 네트워크가 뇌신경세포와 상호작용하며 이루어지는 것이다.” “딥러닝으로는 강인공지능을 제작할 수 없고 뉴로모픽 칩 기술로는 가능하다.” “자본주의 체제는 50년 안에 붕괴하거나 주변화할 것이다.” 등

    • 선한 인공지능을 제작하는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대안을 제시했다.
    • 컴퓨터공학, 생명공학, 뇌과학, 로봇공학 등을 융합하여 분석하되, 인문학적이고 진보적인 입장에서 해석하였다.
    • 200여 편에 달하는 최근의 국제 학계의 연구 성과를 수용하여 융합했다.
    • 아전인수식 연구를 지양하고, 대립되는 주장들을 치밀한 논증과 정-반-합의 변증법적 과정을 거쳐서 결론을 추출했다.
    • 빅히스토리의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조망하면서 ‘지금 여기의 인간과 생명의 자리에서’ 미시적으로 분석했다.
    • AI가 시적/철학적 의미를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특허를 내지 않고 공개했다.

    이 책의 내용은 <4차 산업혁명: 융합적 분석과 인문학의 대안>이란 이름으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의 한 강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마(維摩)의 길을 걷는 거리의 인문학자

    “이도흠 교수는 한국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일관되게 약자의 편에 서서 꾸준히 개입해 왔다. 그로 인해 시민단체, 민중단체 안팎에서 그의 신망은 높을 수밖에 없다. 2012∼2013년에 진보 진영을 망라하는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전체 방향을 기획하면서 진보대통합을 추진해 나갔다거나, 비록 진보 진영의 실세들이 논의 과정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2012년 9월부터 ‘노동자민중후보 추대 연석회의’를 제안하여 흐름을 이끌었던 활동은 그래서 가능하였을 것이다. 대선 패배 직후 진보진영을 추스르기 위하여 ‘진보의 길 찾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필자가 알기에 그는 노동운동을 위시하여 전체 민중운동 진영과 진보적인 학계를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양측에서 가장 신뢰하는 활동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러한 역할이 부여되었을 것이다.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실 속에서 이는 상징권력이 될 수 있겠는데, 이도흠 교수가 상징권력을 행사할 때에는 조직가로서의 면모가 적극 부각된다. (…)”

    (홍기돈, 「이도흠론: 유마(維摩)의 길을 걷는 거리의 인문학자」, 『2016 유심작품상-제14회 유심작품상 수상문집』, 인북스, 2016,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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