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문 정부 들어
    국민의 삶은 더 나빠져”
    퇴임 기자회견···“20대 국회서 민주당과 개혁공조, 불행한 기억밖에”
        2020년 09월 24일 03: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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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퇴임을 앞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불평등 해소에 대한 근본적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닌가”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심상정 대표는 24일 오전 당 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촛불시민의 열망에 의해 탄생했다”며 “그럼에도 매년 2400명씩 죽어가는 산재 노동자들을 위한 나라, 604명 이스타 항공 해고자들을 위한 나라, 폭등하는 집값 앞에서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한 나라는 없었다”고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의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주길 바란다”며 “임기 남은 기간 재난 시대에 더욱더 심화될 불평등 문제 대한 적극적인 해법을 밝혀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민주당과 협력하고자 하는 안건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특별히 고려하고 있는 것은 없다”라며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개혁공조는 불행한 기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공조해 선거제 개혁안을 통과시켜놓고도 민주당 주도로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해 개혁의 성과를 무력화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심 대표는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 이뤄낸 개정 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한 제1의 책임 주체가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례위성정당이 다시는 정치개혁의 성과를 유린하지 않는 후속 조치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하고 정치개혁을 좌초시킨 민주당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정치개혁으로…고단한 시민의 삶 복판에 정치 세울 것”
    “정의당의 좌표는 기후위기 극복”

    심 대표는 당 대표 퇴임 후 선거제 개혁 등 정치개혁에 다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승리를 이뤘을 때 모든 것이 기적처럼 느껴지지만 돌아보면 기적은 어디에도 없다. 매번 큰 패배와 수렁의 깊이를 느낀 후에나 결국 승리는 서서히 다가왔다. 진보정치 20년이 저에게 준 교훈”이라며 “다시 한 번 신발 끈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다시 나서겠다. 낡은 양당체제 극복하고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고단한 시민들의 삶의 복판에 정치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대표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며 14개월 간 당 대표를 해온 소회를 밝히며 “이제는 그 짐을 후배동료들과 나눠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다. ‘정의당 시즌2’를 하루라도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다. (새 지도부가) 진보정치 1세대와 3세대를 연결해 줄 튼튼한 교량으로써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시켜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은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고, 언제나 한국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정당”이라며 “정의당의 승리가 한국 정치의 승리이자, 노동자 농민 여성 청년 청소년 성소수자 자영업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 되리라는 믿음을 굳게 다져본다”고 덧붙였다.

    임기 중 성과로 청년정치와 기후위기 비전을 준비한 일을 꼽았다.

    심 대표는 “원내정당 중 최초로 그린뉴딜위원회를 발족하고 기후위기 극복 선도정당으로서 비전과 의지를 갖춰 나가고 있다. 불평등을 타파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시대전환을 위한 정의당의 좌표”라며 “앞으로 정의당은 기후정의를 주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 청년 전략 명부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 결과 비례대표 의원의 3분의 1이 청년”이라며 “청년 당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당내 당’의 형태로 청년정의당도 이번 대표 선거를 통해 곧 출범한다. 미래를 움직일 이들이 오늘의 정치권력에 도전하는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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