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기간 추가인력 투입?
    택배사의 꼼수···일부는 일요일 근무 강요
    대책위 “재벌 택배사, 택배노동자와 정부, 국민 모두 속이고 있다”
        2020년 09월 23일 06: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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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택배사가 택배 분류작업에 투입할 인력을 하루 평균 1만여 명 추가 투입하는 내용의 ‘추석 성수기 택배 종사자 안전과 보호 조치 대책’을 발표했으나, 현장에선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부 택배사는 일요일 근무까지 강요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재벌 택배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택배사의 발표를 믿고 분류작업 전면거부 입장을 변경했으나, 택배사는 노동조합 조합원이 많은 터미널에만 면피용으로 분류인력을 투입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재벌 택배사는 택배노동자와 정부, 국민 모두를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노동과세계

    대책위에 따르면 전국 300명 정도가 분류작업에 추가 투입됐다. 정부와 택배사가 약속한 2,067명의 20%도 되지 않는 규모다. 특히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은 노조 조합원의 수가 많은 터미널에만 선별적으로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했다. 조합원이 없는 전국 터미널에는 단 한명의 분류작업 인력 투입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분류작업 인력투입에 따라 23일 오늘부터 9시 출근을 진행했지만 분류작업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현장엔 분류되지 않은 택배물량이 그대로 적재되어 있어서 배송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택배사들의 꼼수 투입은 정부와 택배사 그리고 택배노동자 간의 타협을 지지했던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책위와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17일 추석 명절 시기에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해달라고 요구하며 분류작업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는 택배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 노조는 분류작업 거부 방침을 철회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은 일요일 근무까지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작년, 재작년 추석기간에도 일요일은 쉬게 해줬는데, 택배사는 올해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택배노동자에게 (일요일 근무를) 강제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택배사들의 일요일 출근 강요는 분류인력 투입 대책이외에도 택배기사 및 차량 5,200명을 추가투입하겠다는 것도 허구였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택배노동자가 일하다 죽든 말든 돈만 더 벌겠다는 것이 재벌 택배사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택배사는 정부와 협의하고, 택배노동자와 국민에게 약속한 분류작업 인력을 지금 당장 투입하고, 일요일 근무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다시 한번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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