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국회 상임위 통과
계약갱신권, 임대료인상 상한 등 포함
정의 "주거안정에 미흡"...미통, 항의 퇴장 표결 불참
    2020년 07월 29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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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이 추진한 ‘임대차 3법’이 29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통과했다. 일각에선 임차인 보호 방안이 강하지 않아 큰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인상률상한제가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2+2년’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앞서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개정안을 처리한 바 있다.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계약 체결 30일 이내 관할 소재지에 보증금 또는 차임 등 거래내용을 신고하는 내용이다.

집주인은 물론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내고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가결 선포하는 윤호중 위원장(방송화면 캡처)

윤호중 법사위 위원장은 “이 법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서민에게 임대료 폭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내달 4일 본회의가 아니라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5일이라도 빨리 통과시켜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세입자 주거안정에 미흡….정의당 개정안은 심사조차 하지 않아”

정의당은 법사위 문턱을 넘은 임대차3법에 대해 내용적으로 세입자 주거 안정에 대단히 미흡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발의한 계약갱신청구권 관련 개정안을 심사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심 대표가 발의한 임대차 보호법은 ‘3+3+3’ 총 9년 동안 주거를 보장하고 전월세 상승률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처리한 법안은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을 2년+2년, 총 4년으로 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임차인들의 평균 거주기간이 3.2년인 상황에서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월세인상률상한제에 관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거의 0%대인 상황에서 전월세 상승률 상한을 5%까지 올린 것은 가뜩이나 전월세 부담이 큰 세입자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전월세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하여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심상정 의원이 별도의 임대차 법안을 제안했음에도 법사위에서 병합심사하지 않는 등 절차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심상정 의원의 임대차법이 법사위에 함께 회부돼 있었는데 법사위 윤호중 위원장은 왜 민주당의 법안만 상정하고 심상정 의원의 법안은 함께 상정하지 않고 처리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 민주당의 상식적인 답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는 논평을 내고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 모두 미흡하다며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법개정에서 임대료인상률상한제가 신규 계약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임차인이 바뀔 때마다 임대료 폭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남겨둔 것도 문제”라며 “향후 신규 임차인에 대해서도 임대료인상률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시 인상률상한을 물가상승율 등과 연동하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통당, 개정안 처리 항의 퇴장 “헌정농단 국회말살”

미래통합당 위원들은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윤호중 법사위 위원장이 개정안을 상정하자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렇게 독단적으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연 것은 통과를 예정하고 하는 것이냐”며 “(먼저)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그동안 토론을 거부한 건 야당 위원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상임위 법안 단독 의결 등에 대해 미래통합당(최형두 원내대변인 논평)은 “입법 독재를 넘어 헌정 농단, 국회 말살”이라고 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서 만드는 법들은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전혀 근거가 없고 오히려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전에도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다”며 “전세값은 집값이 낮아지면 따라서 낮아지고 임대인의 권리나 효과 등을 많이 고려해야 함에도 완전히 의회독재 1당 독재로 하고 있다. 22번의 이 정권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끝났듯 이 법안도 그리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경실련, 정당 소속 의원들 부동산재산 발표…’미통’ 제일 많아
미통 20.8억, 민주 9.8억, 정의 4.2억, 국민 8.1억, 열린민주 11.3억

한편 임대차3법을 강하게 반대하는 미래통합당 의원의 평균 부동산 재산이 20억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인 28일 경실련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이 신고한 부동산재산은 총 4,057억원으로 의원 1인당 평균 13.5억원의 부동산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21대 총선 당시 후보자들이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중 부동산 재산에 해당하는 부분을 분석한 결과다.

정당별로는 미래통합당이 20.8억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국민 평균 부동산 재산(3억)의 7배에 해당한다. 민주당(9.8억) 정의당(4.2억), 국민의당(8.1억), 열린민주당 (11.3억)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다.

미래통합당 103명 중 상위 10%인 10명의 재산 신고총액은 1,064억이었고, 1인당 평균액은 106.4억으로, 박덕흠, 백종헌, 김은혜, 한무경, 안병길, 김기현, 정점식, 강기윤, 박성중, 김도읍 등이다. 김도읍 의원은 법사위 간사다.

미래통합당 내에서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41명이었는데, 이 중 국토교통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은 무려 10명(24%)이다. 박덕흠, 서일준, 송언석, 유경준, 윤희숙, 정동만, 류성걸, 이헌승, 김태흠, 박형수 등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 담당 상임위인 국토위 간사 이헌승 의원이 2017년 8.5억원에 매입한 서초구 아파트의 시세는 2016년 3월 이후 4년 만에 9.1억이 상승했고,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보유한 서초구 아파트는 4년 만에 18.8억원이 상승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상승한 주요 원인은 2014년 통과시킨 부동산3법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조합원 3주택 허용 등 투기 억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3법을 처리한 바 있다. 이 법은 ‘강남 재건축 특혜 3법’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당시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새누리당 의원 44명 중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 21명 모두가 새누리당이었다.

경실련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국민 다수가 원하는 부동산정책 도입을 요구해 왔으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경실련 문제 제기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 할 뿐 정작 대안이나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부동산재산을 보유한 국회의원들이 과연 서민과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의정활동을 추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경실련이 제안, 입법화됐던 법을 2014년 말 부동산 3법(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유예, 재건축 지분분할) 폐지로 주도적으로 없애고, 토건을 대변 활동하던 의원이 아직도 당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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