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결혼 뒤에 오는 것들』 외
        2020년 05월 24일 10: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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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뒤에 오는 것들> – 행복한 결혼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들

    영주 (지은이)/ 푸른숲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 넷 가운데 하나, 여성 두어 명 가운데 하나는 ‘결혼에 만족하는가’라는 대답에 선뜻 ‘예’라고 답변하지 못했다. 특히 남성의 3.2퍼센트, 여성의 8.5퍼센트는 ‘결혼에 불만족한다’고 확신했다. 2019년 이혼 건수는 11만 800건으로, 2년째 증가 추세다. 이 모든 수치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결혼’이라는 환상을 품고 결혼했다가 후회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전국 며느리들에게 ‘사표를 내라’던 <며느리 사표> 저자 영주 작가가 이보다 더 나아가 ‘행복한 결혼이라는 환상과 이혼하라’고 제안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힘듦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착각이 ‘나만 잘하면 된다’는 다짐을 낳고,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믿음이 좋은 며느리,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역할에 얽매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결혼에 대한 착각과 환상을 걷어내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가정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침들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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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애착과 신경극놀이>

    수 제닝스 (지은이),이효원,황대연 (옮긴이)/ 울력

    수 제닝스는 애착 관계를 건강하게 형성하는 방법으로서 신경극놀이를 제시한다. 신경극놀이는 임신에서 생후 6개월에 걸쳐 일어나는 엄마와 태아 그리고 엄마와 신생아의 감각 놀이, 리듬 놀이, 극적 놀이를 말한다. 이러한 신경극놀이는 신생아의 신경회로와 뇌 발달에 직접 작용하며, 스토리텔링과 게임을 통해 놀이적 애착의 토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신경극놀이는 아이가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자극에 대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애착의 원 안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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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은이)/ 뜻밖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여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운동인 ‘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유정 씨. 책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며 얻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쓰레기 없이 장보기, 쓰레기 없이 커피 즐기기, 정수리가 센 여자의 샴푸바 찾기 같이 생활 속에서 재밌고 쉽게 할 수 있는 실천을 주로 담았다.

    제로웨이스트와 맞닿은 일상에는 따뜻함이 한껏 더해졌다. 쓸수록 하얗게 변하는 소창 행주는 하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살림 친구가 되었고, 천연 설거지 비누는 맨손으로 설거지해도 좋을 만큼 기존 세제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몸속에 강한 세정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니 몸에도 일석이조. 욕실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동글동글 비누들에 기분이 좋아지고, 비닐과 플라스틱이 치워진 단정한 부엌은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떡볶이와 김밥 등도 스테인레스 통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용기 내어 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이 참 생각이 좋다’며 칭찬을 듣기도 하고, 스스로 알 수 없는 뿌듯함도 느낀다고. 그녀의 작은 실천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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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나라는 없었다>

    박명아 (지은이)/ 다락방

    <아버지는 태극기를 물려주지 않았다> 작가 박명아 소설. 독립군 장군의 딸이 일본인의 현지처로 살아온 삶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자전소설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운명에 굴하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의 삶과 그 배경으로 드러나는 한국현대사는 우리들의 지난날을 뒤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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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은이)/ 북트리거

    프로바이오틱스부터 진통제, 항바이러스제까지 우리 주위의 약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장 지금 나를 살게 하는 약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과학적 쓰임을 통해 몸에 적용되는지, 또 어떻게 복용하면 되는지 알려 주는 쓸모 있는 ‘과학 실용서’이다. ‘약 칼럼니스트’ 박한슬이 어려운 약학 지식을 일상어로 번역하여 약의 작용 원리, 흥미로운 의학 상식, 꼭 알아야 하는 약 복용법까지 일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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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경> –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도를 그리다

    리조,박푸른들,강민진,조소담,민재희,홍아,화경,소정,서새롬,김소연 (지은이)/ 교육공동체벗

    한국 사회에서 청년 여성은,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동시에 젠더 위계에서 하위에 위치하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만들고자 분투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청년 여성’이라는 단일한 정체성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삶의 결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자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떠한지를 보여 준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연대와 환대, 그리고 공유의 감각이 공통적으로 깃들어 있다. 나를 가꾸는 일이 결국 사회를 바꾸는, 이들의 실험과 도전의 스토리는 대안적인 삶과 진로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감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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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자치, 학생주권시대를 열다>

    김요섭,구슬이,구연희,김영자,이동배,임재일,정옥희,홍섭근 (지은이)/ 테크빌교육(즐거운학교)

    최근 치러진 총선에서는 ‘만 18세 선거권’이라는 쟁점이 시민사회에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학교 공간에서 학생이 가진 주체성, 시민으로서 학생이 가진 정치적 기본권, 나아가 학교자치에 관한 논의는 그간 교육계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졌지만, 정작 학생들은 여전히 ‘주어진’ 정치권 권리를 ‘학습하는 주체’로서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선거권은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다. 기본권을 가지지 못한 주체는 시민으로서 제대로 기능한다고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학생은 여전히 미성숙한 존재로 여겨졌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이룬 것이 바로 만 18세 선거권 도입이라는 사건인 셈이다. 저자들은 이와 같은 사건이 현재 ‘학생자치’라는 공통항으로 묶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결국 학교 안팎을 넘나드는 ‘자치’라는 틀을 통해, 학생과 정치라는 두 항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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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지의 산책>

    팻 허친스 (지은이),김세실 (옮긴이)/ 봄볕

    반쯤 눈을 감은 채 느긋하게 산책하는 암탉 로지가 성질 급한 여우에게 쫓기며 자신도 모르게 겪는 여러 가지 소동을 담은 그림책이다. 글은 단순히 로지의 산책 경로를 무미건조하게 따라가지만, 그림은 여우에게 잡히기 직전의 로지(위기)와 어처구니없는 고난을 겪는 여우(탈출)의 반복 구조로 쫄깃한 긴장과 유머를 선사한다.

    팻 허친스는 글이 말하는 이야기와 그림이 말하는 이야기 사이에 거리를 두어, 독자로 하여금 글과 그림 이면의 이야기를 유추하고 추리하는 사이, 마치 게임을 하듯 로지와 여우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로지의 산책》은 1968년에 처음 출간되어 글이 하는 이야기와 그림이 하는 이야기가 다른 그림책의 개념에 충실한 책으로 자주 소개되는 작품이다. 칼데콧, 모리스 샌닥의 작품들과 함께 그림책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뒷이야기로 2016년 암탉 로지가 자신이 낳은 병아리를 찾아가는 《로지의 병아리》가 있다. 두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과 공간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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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 너는 아!>

    존 케인 (지은이),이순영 (옮긴이)/ 북극곰

    온 세상을 들썩거리게 만든, 걸출한 신인 작가, 존 케인

    광고 회사를 운영하는 존 케인이, 어느 날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로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꼭 기억해. 아주 쉬워! 내가 오 하면 네가 크게 아 하는 거야! 알겠지?”

    이렇게 시작하는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는 발표되자마자 영국과 미국과 아일랜드에서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영국 올해의 그림책 상, 미국 어린이가 뽑은 최고의 책, 아일랜드 올해의 그림책 상을 휩쓸었습니다. 지금은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되어 온 세상을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답니다.

    나는 오, 너는 아!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는 제목만 봐도 신이 납니다! 마치 래퍼들의 노래를 듣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펼쳐봤더니! 작가 존 케인은 아주 영리하게도 독자에게 쉽고 재미있는 주문을 걸어 줍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책의 주인공이 되어 신나게 연기합니다!

    맞습니다!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는 독자를 구경꾼으로 만드는 책이 아닙니다. 독자를 책의 주인공으로 자연스럽게 초대하는 책입니다. 독자가 책의 주인공이 되어 신나게 소리치고 연기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입니다.

    행복한 소통을 불러오는 그림책

    그림책 예술의 가장 놀라운 힘은 그림책을 읽어 주는 사람과 그림책을 보는 사람 사이에 행복한 소통을 불러온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소통의 예술이라고도 합니다.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는 바로 그 소통의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작품입니다.

    독자가 혼자서 이 책을 본다면 작가와 독자의 놀이가 됩니다. 물론 혼자 보면서도 소리치고 키득거리며 아주 이상한 행복을 맛볼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책을 읽어 준다면 이 책은 읽어 주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에 즐거운 교감을 가져옵니다. 그야말로 행복한 소통을 불러옵니다!

    독자를 예술가로 만드는 그림책

    작가와 출판사와 독자 가운데 책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독자입니다. 작가에게는 창작의 자유가 있고, 출판사에게는 출판의 자유가 있고, 독자에게는 감상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는 독자의 감상의 자유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왜일까요?

    독자들이 더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림책 『나는 오, 너는 아!』의 작가 존 케인은 독자들이 함께 그림책 예술을 완성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나는 오, 너는 아!』에는 언제나 독자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독자가 예술가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그림책, 독자를 예술가로 만드는 그림책, 바로 『나는 오, 너는 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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