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계 우려 강조
노동정책 전면 후퇴 선언
국무회의서 노동시간 단축에 부정적, 탄력근로제 국회 통과 등 주문
    2019년 10월 08일 09: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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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언급하며 보완 정책을 주문했다. 노동정책의 전면적인 후퇴를 선언한 것이라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역동적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의 활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기업 목소리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소 기업 상생과 노사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공정경제 생태계를 실천하는 것도 경제 역동성을 위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포용성 강화로 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가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주52시간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문 대통령에 주52시간제를 확대해선 안 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대비를 위해 탄력근로제 등 보완 입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 당정 협의, 국회 설득 통해 조속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만에 하나 입법이 안 될 경우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시행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회의 입법 없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미리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월 경영계는 ‘유연근무제도 개선 건의사항’으로 정부 시행규칙, 고시 개정을 통한 유연근무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

국무회의의 문재인 대통령(방송화면)

문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 확대’라는 재계의 요구에 화답하면서 노동계는 물론 일부 정치권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은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유일한 경쟁력으로 여기는 국내 경제계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만 거론할 뿐,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52시간제의 보완책으로 거론한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선 “어렵게 제도화한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도를 무력화하는 개악 입법”이라며 “임금과 연동되는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 발언은 결과적으로 노동조건의 광범위한 하향평준화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이 나서 투쟁을 요구하는 만큼 더욱 철저하고 강력하게 11월 총파업과 총력투쟁을 준비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렌들리’에 대해 굳이 토를 달지는 않겠지만, 대통령의 기업들과의 로맨스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가는 도도한 흐름에 역주행 하는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문 대통령을 향한 규탄 입장을 냈다.

유상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임에도 탄력근로제로 노동시간 단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노동개악을 국회에 요구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전면적인 노동정책의 후퇴를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단체장들과의 만남에서 요구된 건의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국민들과의 약속을 휴지조각처럼 취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기대하고 지지한 수많은 노동자들과 촛불에 대한 배신”이라고 질타했다.

유 대변인은 “노동자를 제물삼아 국난 극복을 하겠다는 기업편의적인 행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기업들의 이익을 챙겨 국민 등골을 빼먹었던 악행을 정부는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거듭 “정의당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노동개악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재벌과 대기업의 숙원을 들어주는 반노동적인 계획을 당장 멈추고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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