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외정책 강경파 존 볼턴 경질
조성렬 "북미관계엔 희소식, 비건은 온건파·협상파"
    2019년 09월 11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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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대외정책의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10일(현지시각) 경질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일관해온 볼턴 보좌관의 경질로 북미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어젯밤 존 볼턴에게 그의 복무가 더 이상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며 “나는 그에게 사직을 요구했고 사직서는 오늘 아침 내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부 안의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그의 제안 중 많은 것에 강하게 의견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오른쪽이 존 볼턴

이와 관련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볼턴 경질은 당연히 북한한테는 좋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11일 오전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 정부 내에서도 리비아 방식인 볼턴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볼턴 경질 결정이 북미 대화에 있어 미국이 셈법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볼턴은 지난 2월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히 모든 걸 포기하면 그 후에 상응 조치’를 하는 ‘선 폐기 후 경제 보상’의 빅딜을 주장했다. (볼턴 경질은) 그런 방식으로는 안 하겠다는 메시지도 지금 담겨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북미 관계엔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조 자문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작년 4월 볼턴이 임명된 이후부터 북한이 초긴장을 해서 굉장히 거부감을 보였었고, 굉장히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던 사람”이라며 “볼턴이 경질되고 어떤 인물이 오던 간에 북미 비핵화 협상은 상당히 순풍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턴 보좌관의 후임으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협상론자다.

조 자문연구위원은 “비건은 대북협상에서 가장 온건파이자 협상파”라며 “볼턴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본적으로 강경파에 속하지만 비건은 원래 경력 자체가 협상전문가다. 비건이 볼턴의 후임으로 오면 상당히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외정책은 특정 인맥이나 어느 부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노이회담 때도 일주일 전에 백악관에서 우리 식으로 하면 관계부처 실무자회의를 열어서 사실 강경노선으로 정리가 된 것”이라며 “비건이 설사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노선이 바뀌거나 이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결국은 대북 강경론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 미 국방부도 있고 재무부 법무부 이런 데선 매우 엄격한 잣대로 북한을 보고 있기 때문에 비건이 된다고 해서 제재가 완화되거나 이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볼턴 보좌관 경질의 직접적 원인으론 “타결 직전에 있던 아프간 평화협상을 볼턴이 강력히 반대했다. 볼턴의 강경론으로 (하노이회담이)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그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아프간 평화협상 포기는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안하는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고 본다”면서 “미국 측과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마주앉아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자문연구위원은 “(볼턴에 의해 아프간 협상이 결렬된 것은) 거꾸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에 나서게 한 계기가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공들였던 두 개의 카드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아프간평화협상 중 아프간 카드를 쉽게 버리는 걸 보고 약간 놀랐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도) 걷어찰 수도 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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