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직접고용 판결
도로공사, 일부 수용 꼼수
민주노총 “공사 입장은 최악의 방안”···노동자들 도로공사 본사 점거
    2019년 09월 09일 06: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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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한국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가운데, 자회사 전환 방식의 채용을 거부했다가 집단으로 해고된 1500명의 노동자들은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법원 소송에 참여한 일부만 직접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9일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참여자에 한해서만 직접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도로공사는 직접고용된 이들에 대해 ‘환경정비’ 등 “도로공사의 재량”에 따라 업무 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요금수납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도로공사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요금수납원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업무로 배치될 수 있다며 자회사 전환 채용을 회유해왔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도로공사를 상대로 300여명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1,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도로공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회사 전환에 이미 동의한 수납원을 제외하고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은 296명과 고용 단절이 된 203명 등 499명을 직접고용할 방침이다. 근로자 지위 확인에 관한 소송 등도 계속 진행한다.

공사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지만 상고심 원고들과 1·2심 원고는 개별적 특성에 큰 차이가 있어 사법의 최종판단이 필요하다”며, 개별 소송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 결과를 현재 진행 중인 하급심 참여자들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사는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이유로 “계류 중인 1·2심 소송은 자회사 전환 비동의자와 동의자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자회사 비동의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중단할 경우 비동의자들에게 과도한 특혜 부여 등 형평성 문제로 전환 동의자들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했다.

부여 직무에 관해선 버스정류장, 졸음쉼터, 고속도로 법면 등 환경정비를 검토 중이다. 근무지는 개인별 근무희망지를 고려하되 공사 인력운영 여건 등을 감안해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도로공사는 2013년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들며 “재량에 따라 수납원들 배치하고 업무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판결을 통해 직접고용의 길은 열렸지만, 직접고용하는 수납업무는 없다”며 “수납업무를 해온 분들이고 수납업무가 맞는 분들이다. 자회사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1·2심 절차를 밟고 있는 요금수납원들에 대해서는 “무한정 기회를 드릴 수 없다. 자회사 안정성을 위해 언젠가는 그 기회도 봉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고된 요금수납원들은 이날 도로공사 입장 발표 전 세종시 정부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1500명 직접고용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며 “도로공사는 꼼수 없는 직접고용으로 대법 판결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도로공사가 소송 참여자에 한정해 직접고용하고, 기존 업무와 다른 업무 배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노총 소속 250여명의 해고자들은 도로공사 본사 점거 투쟁에 돌입했다.

국토부 앞 기자회견(사진=남정수 페이스북)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가 20년 가까이 불법파견 피해자로 고통 받던 톨게이트 노동자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방안을 제시했다”며 “불법파견을 둘러싸고 조합원 개개인과 끝없는 소송전을 이어가겠다는 주장과 자회사에서 수납업무를 독점해야 하는 온갖 근거로 점철돼 있다”고 비판했다.

재판을 계속하겠다는 공사의 입장에 대해선 “누가 이기나 시간과 돈이 되면 끝까지 재판을 벌이겠다는 앙심은 노조파괴에 나선 악덕 사업주나 생각할 법한 방안”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양심을 저버린 이강래 사장을 즉각 파면하고, 대법원판결 취지대로 1500명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전원을 즉각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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