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을 갈라놓는 편견들
    [책소개] 『선을 넘어 생각한다』(박한식, 강국진/ 부키)
        2018년 04월 08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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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 가능한가? 북한의 인권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김정은과 트럼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중국과 북한은 서로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가? 대북 지원은 정말 북한의 핵 개발을 도운 퍼 주기 정책이었는가? 대북관계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통일을 해야 하는가? 아니, 통일 자체가 가능하기는 한가?

    북한이 화두가 될 때면 자연히 떠오르는 의문들이다. 북한 관련 뉴스는 연일 보도되지만 사실 의문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아 난감할 때가 많다. 갑작스럽게 조성되고 있는 화해 분위기가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편에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강국진 기자가 북한의 실상을 직접 목격한 박한식 교수를 찾은 것도 그래서다.

    조지아대학교에서 ‘평화’라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국제관계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박한식 교수는 CNN과 BBC를 비롯해 많은 유수의 언론들이 북한 관련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의견을 묻는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북한을 글로만 접하지 않고 50여 차례 이상 방문하여 공산당 간부들과 북한 주민들을 직접 관찰했다. 그렇다고 국제 평화와 북한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한반도 평화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이어왔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시키고 북.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들의 방북을 중재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한국.북한.미국 정부 인사와 학자들의 비공식 대화가 많아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3자 간 트랙 II 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인정받아 2010년 예비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수상했다.

    미친놈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까?

    뜬금없는 핵실험과 군사 도발, 억지스러운 외국인 억류, 갑작스러운 처형과 숙청을 보고 있자면 “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보면 북한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친놈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니, 북한과의 대화는 모두 무의미하고 심지어 기만적이기까지 하다는 주장이 일리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박한식 교수는 북한이 미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북한이 폐쇄적이기 때문에 정보 자체가 적은 탓도 있다.(본문 10쪽)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현실 정치와 기성 언론의 왜곡 속에서 만들어진 편견과 전후사정과 맥락에 대한 무지이다.

    북한을 악마화하는 편견들이 있으니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게 되고 점점 북한에 대한 불신만 키워간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은 1명의 포악한 독재자가 제멋대로 지배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성택의 처형이 그 증거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지배구조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제가 평양에서 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조선노동당의 여러 최고위급 간부들이 협의한 끝에 장성택을 처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결정 과정에서 눈물을 흘린 사람도 여럿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그럼에도 당 차원에서 ‘당과 국가를 위해 살려 둘 수 없다’고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당에서 결정’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당의 결정’을 거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본문 50쪽)

    북한의 말이나 행동의 맥락을 모르는 것도 과도한 분노와 불신을 불러온다. 오토 웜비어 사건이 그랬다. 북한을 여행하던 오토 웜비어가 억류되었다가 사망하자 김정은이 경제적,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인질을 잡아두었다가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분명 건강이 나빠진 웜비어를 계속 억류해 두었던 것은 북한의 크나큰 잘못이다. 그러나 웜비어의 석방이 늦어진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미명하에 1년간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섭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북한은 협상을 하려던 것이 아니라 ‘사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이 할 수 있기에 그에 걸맞은 중량감 있는 인물의 방북과 사과를 요구했던 것인데,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다.(본문 111쪽)

    결국 편견을 버리고 맥락과 속사정을 알면 북한이 얼마든지 대화 가능한 상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화는 이해로 이어지고, 이해는 신뢰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서는 협력과 연대도 가능하게 한다. 박 교수가 일의 진행이 선후가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래서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은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가 있어야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세상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대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대화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본문 10쪽)

    남북관계를 망친 편견, 북한 붕괴론

    무지와 편견은 대화를 어렵게 할뿐만 아니라 잘못된 대북정책으로까지 이어진다. ‘북한은 곧 붕괴할 것’이라는 생각이 그 대표적인 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에 빠르면 사흘, 늦어도 3년 안에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고, 김정일 사망 때도 비슷한 관측이 나돌았다. 고위급 인사의 탈북, 잦은 숙청과 처벌이 붕괴의 징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수만 명이 아사한 1990대 ‘고난의 행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국가 시스템은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북한 붕괴론은 북한의 체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착각이라는 게 박 교수의 진단이다.

    “어떤 정치 체제도 단순히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붕괴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역설적이지만 독재국가에서는 외부의 압력으로 경제가 어려울수록 독재는 더 잘 이루어집니다. 카다피(리비아)나 후세인(이라크) 정권이 무너진 것이 경제 봉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그 체제를 유지하는 정통성이 무너졌을 때입니다. 만약 북한이 경제성장을 정통성의 근거로 삼는 국가였다면 북한은 몇 번이나 무너졌을 것입니다. 냉정히 말해서 북한체제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단 한 번도 정통성의 위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정통성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항일 무장투쟁을 지도한 김일성 주석과 조선노동당 그리고 미국 등 외세에 맞서 자주성을 지키는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본문 20~21쪽)

    북한은 곧 붕괴할 거라는 착각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북한이 어차피 곧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면 굳이 품을 들여가며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체제가 스스로 붕괴하기를 느긋하게 기다리거나, 그렇게 되도록 압박을 가하면 된다. 이런 믿음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뿌리 깊게 퍼져서 심지어 누구보다 냉철해야 할 외교정책 결정자들의 눈까지 흐려 놓았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대표적이다.

    두 정부는 ‘통일 대박’ 같은 말을 외치면서도 남북관계의 회복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의 대북 지원과 경제협력을 줄였다. 기다리면 자연히 북한의 통치 체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고 그러면 손쉽게 흡수 통일이나 유리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정일, 김정은 정권은 굳건했고 북한은 핵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며 남북관계는 냉전 시대로 후퇴해 버렸다.

    박한식 교수는 더 나아가 북한의 중앙권력이 붕괴된다고 해도 영화 『강철비』가 그렸던 것처럼 전운이 감돌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통일이란 그렇게 손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십 년간 교류를 이어 가며 준비한 독일만 하더라도 지금도 보이지 않는 진통을 계속 겪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좀 더 냉정히 말해서 만약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한다면 이후 일어날 일은 흡수통일이 아니라 제2차 한국전쟁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 붕괴’의 결말은 ‘독일’이라기보다 ‘시리아’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다음에 북한의 2500만, 한국의 5000만 주민들에게 올 것은 고통과 갈등, 위험뿐입니다.”(본문 25쪽)

    편견은 편견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잘못된 정치적 주장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북한을 자극하여 한반도의 긴장감을 높이는 위험한 정책으로까지 이어진다. 박한식 교수는 이 책에서 북한 붕괴론 이외에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라는 인물에서부터 정치체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여러 가지를 바로 잡아준다.

    북한 비핵화, 과연 가능한 일인가?

    남북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북한 비핵화이다. 과연 남북한 정상들의 대화, 김정은과 트럼프의 대화로 비핵화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북핵 문제를 평화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려면 먼저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 북한은 왜 핵무기를 개발했을까? 미국을 위협으로 느끼고 핵이야 말로 자신들의 안전보장을 위한 가장 경제적이고도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북핵 문제는 북·미 적대관계가 낳은 어두운 유산인 셈이다.(본문 222쪽) 박 교수는 핵 개발의 목적이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이기 때문에 경제 제제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것도 순진한 생각이지만, 북한 무슨 일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을 필요도 없다고 지적한다.

    “저는 북한이 안전만 보장된다면 기꺼이 국제 사찰을 받고, 핵 개발에 대한 야망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 교수 역시 “안전으로 가는 길은 평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며 동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안전보장은 결국 휴전 상황을 평화 체제로 전환하고, 북·미수교와 불가침조약 체결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본문 223쪽)

    결국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풀려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북?미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정은과 트럼프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을까?

    박한식 교수는 김정은의 경우 경제 발전의 아젠다를 위해서 미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본다.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이 국가 정통성의 바탕을 만들었고, 김정일이 물리적 안정과 안보의 수단을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제 덩샤오핑처럼 경제를 발전시키는 일만 남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본문 43~44쪽)

    그렇다면 문제는 트럼프가 어떤 사람이냐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기본적으로 ‘장사꾼’이기 때문에 북한을 악마화함으로써 얻을 이익과 북한과 거래를 함으로써 얻을 이익을 끊임없이 저울질을 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후자가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면 의외로 북?미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트럼프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북한과 협상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본문 220~221쪽)

    통일의 길은 저 멀리에 있지 않다

    예전에야 한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통일이 당연시 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굳이 통일을 해야 하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이미 너무나 달라져 버린 남한과 북한인데 굳이 다시 하나가 될 필요가 있을까?

    박한식 교수는 이렇게 통일 없이 이웃으로 지내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분단된 상태에서는 남북은 물론이고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가 이를 잘 보여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동북아시아에 핵무기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지금도 북핵을 빌미 삼아 평화헌법 제9조 개정을 노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핵무장은 곧 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으로서는 일본의 핵무장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는 남북 모두에 치명적인 재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속담처럼 우리가 나서서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본문 221~222쪽)

    그렇다면 통일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우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관계 진전의 좋은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찼던 최악의 사례는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북핵 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과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를 맞바꾸는 ‘포괄적 접근’을 준비하고 한국 정부와 의견 조율도 끝냈으나 김영삼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를 선언하고 북?미 대화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랬다가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을 위해 서울에 오자 태도를 바꾸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의 정치적 이득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북핵 문제가 악화된 것이 이때였다.(본문 169~170쪽) 대북정책은 진보와 보수, 국내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원칙과 전략을 세워서 추진해야 한다.

    또 대북관계는 궁극적으로는 한국 정부의 책임임을 인식해야 한다. 박한식 교수는 한국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정부에 북핵 문제 협조를 당부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이런 당부는 중국의 방조가 북핵 문제의 원인임을 은연중에 전제하는데, 이러한 ‘북핵 중국 책임론’은 사실 미국 부시 정부가 제대로 된 대북 전략이 없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서 만든 프로파간다였다. 그것을 한국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여서 대북 강경책이 실패한 원인을 북한의 비이성적 행태와 중국의 방관에 떠넘기는 데 사용한 것이다.(본문 145~146쪽) 남과 북이 책임감을 가지고 ‘직접’ 대화하고 협력하며 분단을 극복하려고 하지 않으면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놀아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이질성을 포용할 것을 주문한다. 통일이라고 하면 ‘동질성 회복’을 떠올리고 상대에게 같아지기를 요구하기 쉽다. 전통 문화를 매개로 동질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접근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이질성을 용납하지 못하면 상대에게 낙인을 찍고 사상 검증을 하는 일이 늘어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본문 279~280쪽) 전통 문화 역시 현대의 해석이 가해져 남북이 너무나 다르게 이해하고 있기에 통일의 발판이 되기 힘들다.(본문 281쪽) 결국 서로 다른 점들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질성을 수용하면서 통일에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박 교수의 제안은 통일헌법을 작성하고 미국의 연방제나 유럽연합 등의 경험을 참조해가며 남북 개별 정부와 통일정부가 병존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이념과 체제, 제도, 생활방식을 존중하면서 지붕을 같이 사용하며 살아가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주방을 따로 쓰되 지붕은 같이 사용하면서 비를 피하다 보면 협조를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협력관계가 자꾸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 영역과 자기만의 영역의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영역이 대부분이다가 차츰 공동의 영역이 늘어날 것입니다.”(본문 292쪽)

    박한식 교수는 우리에게는 이미 남과 북이 협력했던 경험들이 있으며, 그것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도들을 더한다면 연대와 통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본문 278쪽) 개성공단의 경험을 살려 개성을 통일 도읍으로 삼고 남북 공동 대학을 설립하는 등 남북이 협력하면서 함께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한다.(본문 293~294쪽)

    이렇게 보면 통일은 저 멀리에 있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고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테러와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에 희망의 근거가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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