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파 자유당 투항?
    바른정당 분당 기정사실
    김무성 “설득 안되면 분당 불가피”
        2017년 10월 13일 02: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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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정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 등 당내 자강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의 통합에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김무성 의원 등 통합파는 당대당 통합이 어렵다면 독자적 행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통합파를 이끄는 김무성 의원은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인터뷰까지 강행하는 등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 자유한국당 복당 기정사실화
    분당 시점은 전당대회 전으로 예상

    김무성 의원은 지난 1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옛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은 당이 박 전 대통령의 사당이 돼 탄핵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며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당적 정리에 들어가고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변모하겠다고 합의하면 통합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 복귀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어 “정치는 타협이며 나 역시 보수 분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 당적 정리에 들어가면 100%는 아니지만 통합의 명분이 된다고 본다. 이는 우리당이 (과거) 통합 조건으로 요구했던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지금의 자유한국당과는 통합할 명분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유 의원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며 “한국당에서 노선 투쟁을 통해 변모해 나갈 수도 있고 이미 통합을 결심한 의원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탈당하면 바른정당은 교섭단체가 무너지는데 유 의원도 한국당과 통합해 보수개혁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의원을 끝까지 설득해도 안 되면 분당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9명 정도로 예상되는 통합파 의원들은 오는 11.13 전당대회의 후보 등록일인 26일을 분당 시점으로 보고 있다. 그 전까지 자강파 ‘수장’인 유승민 의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 집단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13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시기는 못 박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전당대회를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을 떠나겠다는 거다. 때문에 전당대회 이전에 어떤 방식이든 분명한 입장정리는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에 동력을 잃지 않고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당대당 통합논의를 통해서 분열되기 이전의 당의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해 보고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통합을 바라는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완강한 자강파 “당대당 통합은 택도 없는 소리”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은 교섭단체가 무너지더라도 당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1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하기 전에 우리가 보수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 지지율이나 신경쓰시라”고 일갈했다.

    유 의원은 당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대표로서 자기 당 지지도 올릴 생각이나 하지 자꾸 남의 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는 이런 행위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그 영감님은 자유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시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대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당대당 통합은 제가 생각하는 통합의 조건은 전혀 아니다”라며 “저는 한국당이 제대로 변해야 하고 제대로 변하려면 홍 대표나 한국당 지도부 같이 늘 막말이나 하고 국민들한테 실망이나 주는 저런 사람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자강파 측은 자유한국당으로의 통합 명분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출당 조치가 혁신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보는 것은 물론, 자유한국당과 가치·노선 자체가 다르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자강파인 지상욱 의원은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몇 분이 (지금까지) 비판해온 당(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무릎 꿇고 들어가려니까 부끄러워서 보수통합이니 자강이니 국어사전에도 없는 엉뚱한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며 “(통합에)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등 친박 핵심 출당 조치가 통합의 명분이 될 수 없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홍준표 대표는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인 이익에 따라 표리부동하게 써 와놓고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가)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궁색하지 않나”라며 “정치인은 자기 한 말에 칼을 물어야 한다. 그 분은 맨날 ‘대선 지면 빠져 죽는다’고 하면서 강을 몇 개나 인용했나. 홍준표 대표는 구시대적 적폐와 함께 더 수구적, 극우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당명까지 바꿀 각오가 있다며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인명진 혁신위원장이 왔을 때도 자유한국당으로 이름만 바꿨지 뭐가 바뀌었나. (당명 바꾼다는 것으로) 환골탈태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새 시대에 맞게 새 집을 짓지 않고 헌 집에 이름만 바꾸고 새 집 됐다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전당대회 전 분당을 선언한 통합파 의원들에 대해 “지금 국감 중이다. 어떻게 국감 때 당을 깨자고 하나. 나갈 때 나가더라도 국감은 치르고 나가야지”라며 “본인들이 필요하면 전당대회 하자고 했다가, 유승민 의원이 대표가 되면 안 되니까 전당대회를 무산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정말 낯 뜨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매번 편리한 대로 살면 국민들한테 버림받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 분이 나가나 열 분이 나가나 똑같다. 어차피 1명이라도 나가면 교섭단체는 깨진다”며 “단 1명이 남더라도 환골탈태하겠다는 보수혁신의 그 마음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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