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구속 1호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자진사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외압 행사, 국민연금 5900억원 손실
        2017년 02월 21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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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일 자진사퇴를 밝혔다.

    문 이사장은 이날 오후 1시경에 국민연금 직원들에게 ‘사퇴의 변’을 보내 “계속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연금공단과 임직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뿐인 바,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짐을 덜어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그동안 부족했던 저로 인해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감내했을 6천여 임직원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기금운용본부에 외압을 행사해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박영수 특검팀에 의해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하여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거나 해당 기업으로부터도 어떠한 요청을 받은 바 없었으며, 국민연금공단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토록 구체적, 명시적으로 지시한 바도 결단코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2015년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기금운용본부에 외압을 행사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쳐 직권남용 및 국회 위증 혐의로 지난해 12월 27일 긴급체포되고 1월 16일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위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구의 반대와 통상 거치는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고 졸속적으로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에 국민연금공단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도록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는 직을 이용해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59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는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며 게이트 연루자 중 가장 먼저 구속됐지만, 공가와 연가를 다 사용하고 결근처리를 하면서까지 직을 유지했다.

    당초 복지부는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문 이사장을 면회해 자진사퇴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었던 복지부는 사퇴서를 전달받는 대로 수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문형표

    연금행동의 문형표 해임촉구 회견(사진=공공운수노조)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연금행동),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보건복지부장관 서울 집무실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형표 이사장 해임을 촉구하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해임건의서를 전달했다.

    연금행동과 노조는 “파렴치한 문형표 때문에 2,200만 가입자, 400만 수급자, 545조 기금을 관리해야 하는 국민연금공단은 국민 불신의 급류 속에서 하염없이 표류하고 있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국민연금공단에 손실이 생기게 했다”며 “범죄 혐의의 확정 여부를 떠나 문형표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형사적 책임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한 본보기를 보여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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